중앙아시아 - 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3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는 1년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현재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있습니다.
 
현재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5개국은 많은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신생 개도국으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과는 폭넓게 교류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1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제가 있는 알마티(Almaty)를 시작으로 중앙아시아에 대한 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낯선 땅에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Title 일곱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5-29 11:47 Read 2,153

본문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전통 음식 소개

Қазақстанның ұлттық тамақтар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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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에서는 카자흐스탄의 전통 음식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중앙아시아의 공통 음식 몇가지를 소개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왜냐하면,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과 같은 중앙아시아 5개국 모두 공통적으로 자주 먹는 음식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소개를 하고나서 카자흐스탄만의 전통 음식에 대해 소개하는 편이 여러분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수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먼저 중앙아시아의 대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은 미디어를 통해서 잘 알려져있는 나름 유명한 음식들이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라그만(Лагман), 쌈싸(Самса), 도녜르(Донер), 샤슬릭(Шашылық), 팔라우(Палау) 등이 있다. 굳이 이 음식들의 기원과 유래가 어디냐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또한 궁금해서 주변 현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각각 대답이 다 달랐다.

 

알려진 바로는, 라그만(Лагман)과 쌈싸(Самса)는 우즈베키스탄-위구르에 기원을 두고 있다. 라그만의 종류는 크게 국물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로 나뉘어진다. 라면과 같이 국물이 많은 것도 있는가 하면, 적당히 접시에 곁들여져 있는 것도 있고, 볶음 우동과 같이 완전히 국물이 없는 것도 존재한다. 다만 국물이 있는 라그만의 경우에 고수풀이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고수 향신료를 싫어한다면 미리 빼고 달라고 말을 하는게 좋을 듯하다.

 

현지 사람들의 집에서도 많이 해먹는 음식인데, 국수틀을 따로 필요로 하지 않고 칼국수 썰어내듯이 썰거나 빚어내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면의 굵기나 크기가 제각각인 경우를 먹으면서 흔히 느낄 수 있는데 이게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식당에서는 라그만 대신 한국의 잔치국수와 같이 국수를 팔기도 한다. 현지에서의 명칭은 국시이다. 국시를 달라고 하면 잔치국수와 유사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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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순서대로 국물의 양이 많은 라그만에서 국물이 없는 라그만이다. 어떤 라그만이 맛있냐는 질문에 답을 한다면 각각의 개성따라 다르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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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만의 소스와 고명을 밥에 부어서 먹는 일종의 덮밥도 존재한다.>

 

 

쌈싸 또한 안에 내용물이 무엇이 들어갔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대체로 간 고기와 치즈, 닭고기 등이 있으며 쌈싸의 모양에 따라 그 종류가 나뉘기도 한다.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대표적인 간식 겸 식사 대용이다. 때문에 학교에 있는 매점에서 점심을 먹을 때, 현지인들은 주로 차(Шай)와 쌈싸 한 두개로 점심을 때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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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닭고기가 들어간 쌈싸>

 

 

도녜르(Донер)는 모양이나 맛으로나 한마디로, 케밥(Кебаб) 똑같다. 도녜르 혹은 샤우르마(Шаурма)로 불리운다. 케밥과 비슷해서 도녜르 역시 기원은 터키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확한 지역은 현재까지도 알 수 없지만 중동-이슬람 공통 음식이다. 이 도녜르는 쌈싸와 마찬가지로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다. 한국에서 오뎅, 토스트, 떡볶이와 같다고나 할까.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고 맛도 좋은 편이다. 기숙사에서 알게 된 터키 친구에게 여기 도녜르가 케밥과 똑같지 않아?’ ‘맛도 비슷하지?’ 라고 물어봤었는데 도녜르와 케밥이 같다고는 인정해도 맛은 터키의 케밥이 훨씬 더 맛있어서 여기 도녜르는 잘 안먹는다.’ 고 답했다. 그래서 터키 케밥은 뭐가 다르냐고 물었더니 여기 도녜르는 소스가 많이 들어가는데 터키식 케밥은 재료 본연의 맛을 충실히 살리기 때문에 더 맛있다고, 터키에 가면 꼭 먹어보라고 했다. (한국에서 파는 케밥은 여기의 도녜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여름방학 때 이스탄불을 갈 예정이기 때문에 터키의 전통 케밥과 고등어 케밥을 먹어보고 판단해 보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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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는 감자튀김, 피클, 양파, 당근, 그 밖의 채소들이 들어간다. 고기는 주로 닭, 소고기가 들어가는데 혼합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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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녜르를 주문했을 때의 실제 크기이다. 내 팔 크기 정도다.>

 

 

여담이지만, 사실 도녜르와 쌈싸는 카자흐스탄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에서 두루 널리 알려진 음식이고 앞서 말했듯이 길거리에서도 쉽게 사서 맛을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여기. 중앙아시아 최대도시인 알마티에 왔을 때 맥도날드를 가본 적이 있다. 서구화와 패스트푸드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 맥도날드가 여기 알마티에 몇 곳이나 존재할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 이전에 도녜르를 사서 맛을 보았을 때, 여기 알마티에 맥도날드가 많아봐야 1곳 정도 있겠구나 싶었다. 제일 길이가 긴 20CM도 넘는 도녜르 가격이 1천탱게 밖에 안한다. 1천 탱게면 현재 환율계산을 했을 때 한화로 3500원 정도다. 햄버거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건강에도 좋고 가격은 물론, 양 또한 절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데 맥도날드가 성공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긴 했다. 맥도날드는 알마티에 약 3곳 정도 존재한다. 스타벅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맥도날드의 빅맥 가격은 900탱게이다. 한화가치로 따지면 3300원 가량 된다. 반면에 한국은 4400. 세트로 올린다면 그 가격은 카자흐스탄, 한국 모두 올라간다. 가격대비 포만감, 맛 모두 도녜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나를 포함한 유학생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브랜드인 맥도날드 앞에서는 현지인들이 생각하는 기존의 실리(實利)가 어느정도 꺾인 듯 하다. 맥도날드 매장이 파리를 날리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들로 붐비는 것을 보면 일정부분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맥도날드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KFC, 버거킹 등 서구 브랜드 또한 카자흐스탄 시장에서 내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자문해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봤다.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장의 인테리어와 프리미엄, 홍보효과, 그리고 사람들 개개인의 선호도에 의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샤슬릭(Шашылық)은 중앙아시아 외에 주변에서도 유명한 음식이다. 기원은 코카서스 지역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들었다. 때문에 중앙아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비롯해 과거 구소련 국가였던 지역에서도 익숙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바비큐와 같이 꼬치에 소, , , 오리, 돼지(이슬람에서는 금기시하는 재료이지만 일부 음식점에서는 함께 판다.), 채소 등을 끼워서 구워서 내놓는 요리이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이상, 특별히 향신료도 넣지 않고 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인지라 좋고 싫음 없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요리이다. 심지어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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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버섯, 가지와 피망, 간과 심장, 오리, 돼지 등 샤슬릭의 메뉴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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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슬릭과 곁들여 먹는 빵과 붉은 소스. 붉은 소스는 토마토 페이스트에 고수와 양파를 넣은 듯하다. 샤슬릭을 먹는다면 다른 것은 몰라도 양파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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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샤슬릭을 구워내고 있는 화로의 모습. 장작으로 숯불을 만들어 굽는다.>

  

 

-팔라우(Палау)

 

카자흐스탄에서는 팔라우, 러시아어로는 플롭(Плов)이라고 한다. , 당근, 그리고 양고기나 소고기 등의 고기를 기름에 볶아서 만드는 요리이다. 쌈싸와 같이 기름진 음식이라서 잘못 먹으면 배탈이 날 수도 있다. 당근을 좋아하지도 꺼려하지도 않지만 팔라우에 들어간 당근은 달착지근해서 맛이 있다. 쌈싸&도녜르와 같이 길거리와 음식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여러 곳에서 먹어봤지만 학교 매점에서 파는 것이 가장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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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매점에서 즐겨먹는 팔라우와 사이드 메뉴들. 잔에 담겨져 있는 것은 캄폿이라고 한다. 원래의 색은 저렇게 붉은 색이 아니라 노란색이다. 맛은 꿀물과 비슷한데 만드는 방법은 과일과 꿀로 끓여서 만들어낸다고 한다. 현지인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이다. >

 

 

여기까지 중앙아시아의 주요 공통 음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부턴 카자흐스탄 전통 음식이라 알려진 음식들에 대해 소개하려한다.

  

 

-바우르싹(Бауырсақ)

  

꽈배기 혹은 츄러스와 비슷한 카자흐스탄 음식이다. 나우르즈와 같은 명절이나 손님이 집에 방문했을 때 빼놓지 않은 음식이다. 길거리에서도 파는 음식이어서 처음 한번 먹어보았을 때, 상당히 괜찮은 빵이라고 느꼈다. 밀가루를 물과 소금을 넣고 반죽해서 기름에 튀겨낸 음식으로 추가로 소금이나 설탕을 함께 곁들여 먹는다. 소금을 넣어도 맛이 그런대로 괜찮고, 설탕을 뿌려 먹을 때 맛은 한국에서 먹었던 꽈배기와 매우 유사하다. 그래서 외국인들도 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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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쉬 바르막(Бес бармақ)

 

다섯 손가락을 뜻하는 숫자 5-베쓰. 원래는 손으로 먹는 음식이라고 전해 들었다. 명절이나 손님손 올 때 대접하는 음식으로 만드는 시간도 상당히 오래 걸리는 귀한 음식이라고 하다. 말고기 혹은 양고기를 5시간 정도 삶아서 육수를 내고 밀가루를 얇게 반죽해서 육수에 함께 삶아 넓은 그릇에 고기가 얹어져 있는 음식이다. 한국의 음식과 비교했을 때 수제비와 매우 흡사하다. 물론 수제비에 비해 국물이 적고 고기가 올라간다는 차이가 있지만 맛이 수제비처럼 괜찮아서 이 음식 역시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도 거리낌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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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카자흐스탄 음식점에서 먹은 베쉬바르막.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다.>

 

  

-쿠르닥(Құрдақ)

 

처음 이 음식을 먹었을 때 느낌은 한국의 불고기 혹은 갈비와 참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쿠르닥은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전통 음식인데, ‘고기 볶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소나 양 등의 고기를 볶는 요리인데 향신료 냄새도 나지 않고 짭짤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이 불고기, 갈비와 비슷해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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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없이 나오는 쿠르닥도 있는데 이때 먹은 쿠르닥은 뼈가 있는 상태로 나왔다.>

 

 

예전에 어디서 보았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각주로 달려있던 글이 아직도 기억난다.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이 몽골 사람들이 들어오기 이전까지는 특별한 고기 요리가 없었다. 그러나 고려와 몽골과의 전쟁 이후 사대관계를 취하면서 몽골인들을 통해 유목민족의 고기 요리 문화가 들어왔다. 그때 이후로 갈비, 불고기, 너비아니 구이 등을 비롯해서 고기에 양념을 치거나 곁들여 먹는 고기 요리 문화가 한반도에서 발달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전공 강의시간에 한반도와 유라시아와의 연결고리가 고대-중세시대의 장신구나 복장에 국한되지 않고 식문화에도 있었다는 사실을 쿠르닥을 먹으면서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슈밧(Шұбат) 크므즈(Қымыз) 쿠르트(Күрт)

  

슈밧은 낙타의 젖이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낙농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이다. 낙타의 젖을 어느정도 발효를 시켜서 마시는 것을 즐기는데, 맛은아직 맛보지 못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맛(?)이어서 현지인들도 꺼려하는 음료라고 한다.

  

크므즈는 말의 젖을 발효시킨 음료이다. 크므즈를 먹을 수 있는 사람도 슈밧에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고 하는데 이 음료를 우연히 한 모금 맛볼 기회가 있었다. 맛이 시큼하다 못해 떫어서 간신히 한 모금 삼켰었다. 많은 세계 음식을 접할 기회가 있어서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다고 자부하던 나였지만 카자흐스탄의 유제품은 우유와 치즈를 제외하고는 못 먹을 것 같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모금 다시 마셔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었다.

 

쿠르트는 유제품을 발효시켜서 고체로 만든 것이다. 어느 가게를 들어가나 쿠르트를 사서 접할 수 있는데 개당 크기는 메추리알 정도이다. 맛은 짭짤하고 신 맛이 나며 형용할 수 없는 발효의 향이 곁들여져 있어서 누가 내게 준다 해도 애써 먹기 버거운 유제품이다. 대부분 한국사람들이 꺼려하는 고수와 기타 향신료도 잘 먹는 나조차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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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크(Жалқы)

 

말고기 편육 요리이다. 말은 줄크(Жылқы)라고도 하는데 잘크 역시 같은 맥락이다. 배쉬 바르막 요리만큼이나 귀한 손님이 올 때, 혹은 명절에 먹는 음식이다. 말고기인 것도 놀랍지만, 말고기 중에서도 말의 갈기부분을 삶아서 수육의 형태로 내놓는 요리이다. 잘크와 함께 말 순대와 내장요리도 함께 내놓는다. 잘크 요리에는 향신료를 안쓰거나 최소한 넣는 것이 원래 전통방식인지는 모르겠으나 누린내가 조금 느껴졌다. 하지만 별 문제 없이 맛있게 먹었는데, 문제는 말 순대였다. 내장 부분 역시 돼지국밥에 나오는 돼지 내장과 같은 비슷한 맛이어서 상관 없었는데 말 순대는 안에 채워진게 말의 지방 부분이었다. 그 속 부분이 지방이라서 한입 베어물면 느끼한데 거기에 소금으로 염장을 했는지 짰다. 마지막으로 말 특유의 향이 더해져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는 부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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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크는 편육과 같이 원래 차갑게 식혀서 먹는 것이라고 현지 친구가 알려주었다. 말고기 순대를 제외한 나머지는 나름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

 

 

-다빤지(Дапанзи)

 

이 요리는 엄밀히 말해 카자흐스탄 전통음식이 아니다. 중국-위구르 음식인데 알마티에서 여러 번 먹어보아서 함께 소개한다. 다빤지는 중국어이다. ‘는 큰 대() ‘은 대야 반() ‘는 닭 계()를 뜻한다. 다시 말해큰 접시에 놓인 닭요리라는 뜻이다. 예전에 함께 카자흐어 수업을 듣는 중국인 아저씨가 집으로 초대해서 이 요리를 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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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의 닭볶음탕과 매우 흡사해 보인다. 맛은 조금 다르다. 일단 팔각이라는 향신료와 통후추가 들어가고, 들어가는 채소들도 감자와 샐러드나 파프리카 등이 들어가서 향이나 맛에서 차이가 있다. 밥이나 빵과 함께 닭고기와 채소를 곁들여 먹은 후에 두껍고 납작한 면을 접시에 넣고 비벼서 한번 더 먹는다. 밑바닥에 깔려 있는 팔각 향신료를 김치 먹다가 생강 먹는 것과 같이 어쩌다가 숟가락에 함께 내 입으로 들어가게 되어 먹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한국인들도 무리없이 먹을 수 있을 듯하다. (팔각 향신료를 먹으면 희한하게 입안과 혀가 살짝 마비되는 증상이 온다. 향도 향이지만 마비가 와서 조금 놀랐다. 카레에 들어가는 넛맥 향신료와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그리고 (Шай)

 

길거리에서 음식을 사든 음식점에서 음식을 시키든 꼭 마지막으로 종업원이 묻는 말은 차도 함께 곁들이겠습니까?’ 이다. 중국과 인도뿐만이 아니라 중동-중앙아시아 모두 차를 좋아하고 즐겨 마신다. 홍차, 녹차, 쟈스민 차, 밀크티 등 다양한 국적의 차가 애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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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스민 차가 담긴 카자흐스탄 전통 차 그릇(Кесе)과 식기의 모습>

 

 

여기까지가 현재 내가 먹은 혹은 들어보았던 카자흐스탄만의 전통 음식/요리 들이었다. 그 나라만의 개성을 느끼기 위해선 여러가지를 체험해봐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음식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무엇을 즐겨 먹는지 무슨 전통음식이 있는지에 따라서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의 음식은 전체적으로 기름진 음식이 많았다. 중앙아시아 음식들이 대체로 그러하듯이 카자흐스탄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름진 것도 기름진 것이지만 날씨가 덥고 건조한 곳이라 그런지 향신료와 염분 섭취가 많았다. 처음에 함께 온 동기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식을 먹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한류의 영향도 있고, 고려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중앙아시아여서 한식 재료를 파는 한인마트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고, 서구 음식이 어느정도 정착된 상태여서 지장이 생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 공부 혹은 여행을 하러 오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최대한 많은 전통음식에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다. 물론 입에 맞지 않아도 한식을 비롯해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걱정은 접어도 되겠다.

 

다음 칼럼은 카자흐스탄의 의료에 관한 주제이다. 교환학생을 처음 왔을 때 느꼈던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의료에 관한 주제를 써보고 싶었다. 부족하지만 최대한 열심히 이 나라의 의료 체계 및 현황을 소개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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