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다섯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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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4-25 10:33 | Read | 548 |
본문
<Қазақстан Республикасының ұлттық кітапхана
& Əдеби поэзия кеші>
카자흐스탄 국립 도서관 & 시 낭송회
4월 14일 금요일, 카자흐어 듣기 수업과 쓰기 수업을 마치고 나서 기숙사로 돌아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방을 챙기고 있는데 담임교수님이 오셔서 오늘 카자흐스탄 국립 도서관에 대해 견학을 할 겸 거기서 시 낭송회가 열린다고 알려주셨다. 도서관에 함께 갈 사람을 찾으셔서 난 기꺼이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도서관은 한국에 있을 때에도 자주 갔었고, 특히 시험기간에는 꼭 도서관에 갔기 때문에 익숙하다 못해 집같이 느껴지곤 했다. 그런데 여기 알마티에 와서는 학교 도서관 외에는 다른 도서관은 아직까지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여기 카자흐스탄 도서관은 어떤 곳일지 무척 궁금해서 이번 기회에 가보기로 하였다.
기숙사에 잠깐 들러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약속 시간에 국립도서관
앞에서 교수님과 여기서 알게 된 같은 반 친구들이 모두 모였다. 예전에 1~2월쯤, 알마티를 와서 ‘알마티
지도를 머리와 다리에 각인 시키자’는 생각에 기숙사 한국인 룸메이트 형들과 함께 이곳저곳 빛이 보이는
곳,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 명소 등을 저녁이 되면
자주 돌아 다녔었다. 그때 지나가다가 카자흐어로 카자흐스탄 국립도서관(Қазақстан Республикасының ұлттық кітапхана)이라고 써져있어서 ‘ 아 여기가 국립도서관 이구나’ 하고 간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문이 닫혀서 들어갈 수 없었는데 마침 오늘, 낭송회가 열리는
날 도서관 내부를 볼 수 있었다.
<밤에 갔을 때의 도서관 전경>
<낭송회가 열리는 날 오후의 도서관 전경>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서(생각해보니, 여긴 지하철, 기차역, 경기장, 공공기관 건물 등 모든 공공 시설에 보안 검색대와 보안요원들이 있다.) 1층 로비에 들어섰다. 넓은 로비안에는 안내데스크를 비롯한 각종 세미나실과 쉼터 등이 있었다.










노래를 부르는 공연을 할 때에는 여기 온 카자흐 사람들도 거의 다 아는 오래된 유명한 노래였는지 다같이 함께 따라 불렀다. (공연을 동영상으로 담아 놓아서 첨부파일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시에 대해 능숙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는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웠던 ‘다음 중 시의 주제가 무엇인가?’ 라는 식으로 표현하자면, 사랑하는 님을 향한 그리움, 혹은 감사함을, 짝사랑에 대한 애타는 심정을 표현한 것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 나라를 가나 서정시는 그리움과 애정의 표현이 들어가지만, 오늘 들은 카자흐스탄의 서정시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애절함, 한(恨)이 서려 있다.’고 하기 보다는 초연함, 당당함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물론 낭송회에서 발표한 작품들로 한해서 판단한 것이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초연한 느낌은 확실히 내게 느껴졌다.



<도서관 열람실 내부에 작가를 추모하는 ‘메모리얼 룸’이 있었다. 작가의 일생에 대한 자료로 가득 차 있었다.>

<알파벳 순으로 조그만 카드로 가득 찬 서랍장이 2층 중앙에 놓여져 있어서 호기심이 들었다.>






<사진 순서대로 열람실과 멀티미디어실 그리고 자료실과 서적을 보관한 책장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공부 의욕(?)이 솟는다.>
또한 나는, 대학 입시 때 시를 시 그 자체로 느끼기보단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무엇의 매개체가 되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그래서 시가 지겹기만 했고 난해하다고 느꼈다. 솔직히 시와 같은 운문은 함축성을 토대로 한 문학이기 때문에 사전적으로 단어를 알고 있다고 해도 (심지어 그게 한국어라고 할지라도) 시를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하게 시를 노래와 희극, 공연 등으로 승화시킨 낭송회를 보니, 새삼 시가 남다르게 느껴진 하루였던 것 같다.

번호를 입력하고 컴퓨터를 키니 웬만한 게임이 다 있어서, 내가 주로 하는 게임을 켜보았다. 예상은 했지만 간단한 설정마저 러시아어로 되어있어서 애를 먹었다. 어찌어찌 해서 스마트폰 사전으로 설정을 영어로 바꿔서 1시간 정도 하긴 했는데, 혼자하는 게임이 무슨 재미가 있나 싶어서 그만 두고 인터넷 창을 하나 띄운 다음에 주위 사람들을 잠시 지켜보았다. 30분 정도 주의 깊게 앉아본 결과, 여기 오면 러시아어, 특히 젊은 세대들이 쓰는 신조어나 욕설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배울 수 있겠다는(?) 나름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인터넷 카페에 온 지 2시간 정도 되었을 때, 기특하게도 시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컴퓨터를 종료하고 나왔다.
국립도서관에 가보고 낭송회도 보고 예기치 않게 pc방도 가보는, 오늘 하루는 카자흐스탄의 문화를 체험해보는 인상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 칼럼을 쓰면서 한 가지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카자흐스탄만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전통가옥 체험도 해보고 싶고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려보는 것 따위의 전통 문화체험을 하고 싶었다. 물론 지금 교환학생 학기 중이므로 알마티 밖을 나가기가 여의치 않지만, 학기가 끝나면 좀 더 카자흐스탄의 문화를 심도 있게 체험하는 기회를 마련해서 경험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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