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세번째 칼럼(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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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3-31 10:18 | Read | 694 |
본문
우리가 설 명절 때 떡국을 먹듯이 여기 카자흐스탄에서도 나우르즈 명절에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 바로 나우르즈 꼬졔가 그것이다. 번역하면 '나우르즈 스프' 정도 되겠다. 나우르즈 명절에는 7명의 사람을 집에 초대해서(혹은 7집에 방문하거나) 7가지 재료가 들어간(재료는 집집마다 들어가는 것이 다르다. 대체로 우유, 쿠르트, 견과류, 곡물류, 기타 육류 및 유제품 등) 나우르즈 꼬졔를 함께 먹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7을 행운의 수라고 생각하듯이 카작 역시 7을 신성한 숫자로 여긴다.

<노점상에게서 1잔 구매했다. 근사한 장식이 있는 식기에 담겨져 있지 않았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카자흐스탄에 왔고, 전공 교재에서 본 것이기도 하고, 심지어 명절에 먹을 수 있는 나우르즈 꼬제였기 때문에, 하나 구매해보았다. 꼬제를 파는 길거리 상인들이 많아서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한입 먹어봤는데,
'맛이 매우.......이상했다.'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해야 할지, 혹은 너무나 희한한 맛이어서 혀와 코에서 다시 먹어보라길래 고개를 갸웃하고 다시 먹어봤다.
그냥 이건

<..................?>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큼하고 짠맛이었다. 아이란(Айран)에 우유를 조금 풀어 넣은 후 곡물을 넣은 맛이라고 하면 여기 사람들은 이해할 듯싶다. 한국 사람들에게 이 맛을 설명하자면, 플레인 요플레에 물을 조금 넣어서 휘저은 뒤에 레몬즙과 소금을 잔뜩 넣고 거기에 콩, 보리 등을 넣고 숟가락으로 먹으면 아마 꼬제와 비슷한 맛이 날 것이다. 여하튼 반도 못 먹고 조용히(!) 처리했다.
오후에 갔을 때는 워낙 사람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잠깐 보고 밥을 먹고 와서 저녁에 사람들이 조금 빠져나가기를 노렸다.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저녁 식사를 하고 광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밤이 되었을 무렵에도 공연은 계속 하고 있었다. 오후에 있었던 노점상들은 모두 철수해서 볼 수 없었다. 사람이 확실히 낮에 갔을 때보다는 줄어 들었기 때문에 공연을 보기위해 중앙 앞자리로 조심스럽게 뚫고 나갈 수 있었다. 1시간 조금 넘게 공연을 본 느낌은 한국의 '열린 음악회' 같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장르의 카자흐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대부분 카자흐 어로 노래를 불러주어서 전공언어를 배우고 있는 나로서는 괜히 흐믓(?)했고 그래서 한 단어라도 더 들어보려고 노력했다.

<밤까지 이어지는 공연>

<가수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카자흐스탄의 싸이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환호해주었다.>


<랩, 힙합, 발라드, 아카펠라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나와 공연을 하였다.>
9시가 되자 공연이 끝나고 무대 맞은편에서 성대한 폭죽놀이가 시작되었다.


5분동안 폭죽놀이를 정신없이 바라보고 난 후 무대를 보니 조명이 꺼져 있었다. 사람들도 다 흩어지길래 설마 했는데, 오늘 공연은 여기서 끝이 난 것이었다. 역시 '바른 국민 바른 생활'을 실천하는 곳이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줄 알았는데 조금 아쉬웠다. 난 사람들과 함께 집으로, 기숙사로 돌아갔다.

<아름다운 밤입니다. 잘 들어가세요 여러분. >
다음날에도 공연과 축제를 하는 줄 알았는데, 무대와 유르트 등을 철거하고 있었다. 아마 나우르즈 당일인 22일만을 위한 축제였던 것 같았다.

<나우르즈 마지막 연휴 날. 이 날 모두들 집에서 마지막 연휴를 만끽하는지, 거리가 한산했다.>
카작 국립대학교에서 수학하는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쉬는 날이 일요일 밖에 없어서 조금 숨돌릴 시간이 필요로 했다. 모처럼 이렇게 카자흐 사람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우르즈 명절을 보내면서 쉴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고 보람 있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카자흐스탄의 3월 축제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카자흐스탄의 또 다른 기념일 혹은 축제에 대해서 칼럼을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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