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 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3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는 1년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현재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있습니다.
 
현재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5개국은 많은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신생 개도국으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과는 폭넓게 교류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1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제가 있는 알마티(Almaty)를 시작으로 중앙아시아에 대한 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낯선 땅에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Title 열한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6-29 15:44 Read 663

본문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 여행기 --

 

Қазақстанның Астанасына саяхат 

 

2 3일간의 짧은 아스타나 여행도 벌써 마지막 3일차가 되었다. 어제 아스타나 주요 거리와 명소들을 가보았으니 오늘은 엑스포 방면을 오전에 가보기로 하였다. 엑스포가 열리기까지 일주일도 안 남은 상태여서 아스타나 특별시 전체는 도시 곳곳에 분주함으로 가득했다. 비록 인구 100만도 채 안되는 도시인데다가 건물은 작위적인 성격이 강해서 정말 인공도시 답다,’ 라는 것이 2일차 때의 생각이었다. 여하튼 곧 있으면 세계의 많은 관람객들로 붐빌 아스타나 엑스포를 지금 미리 가서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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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에서 본 건축물들도 충분히 작위적인 성격이 강한데, 지금 지어지고 있는 건축물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스타나가 첨단 신도시로 탈바꿈하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카자흐스탄만의 색채를 가지고 있는 도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엑스포를 가는 도중 보고 갈 명소가 하나 있었다. 바로 아스타나의 개선문(Меңгілік ел)이었다. 카자흐스탄의 독립을 기념하며, 국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개선문이다. 사실 개선문은 세계 곳곳에서도 볼 수 있다. 개선문의 형태로 유사성을 따진다면, 프랑스는 물론, 한국에도 독립문이 있으며 그 외의 많은 국가에도 개선문의 형식을 딴 건축물이 존재한다. 여기 아스타나는 인공도시인 만큼 도시의 역사는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스타나 시를 대표할 만한 건축물들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여기서도 개선문을 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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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멩글륵 옐(Меңгілік ел)- 개선문> 

막상 개선문에 도착하니 덩그러니 달랑 놓여져 있어서 조금 당혹스러웠다. 이걸 보려고 걸어서 왔나 싶기도 했는데 그래도 자세히 가까이서 확인해 보려고 다가갔다. 다가가서 보니 멀리서 본 것보다 더 단순하게 된 구조물이라 조금 실망했다. 정말 딱 기념비로서의 개선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혹시 누군가 아스타나에 방문한다면 그냥 택시를 타면서 가다가 보면 그걸로 다 본 것이니 만족하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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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선문 바깥과 안쪽에 장식된 동상, 벽화의 모습. 특별한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어제와는 다르게 오늘의 날씨가 좋아서 개선문이 더 빛나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개선문보단 하늘을 보는데 바빴지만 말이다. 개선문을 지나쳐서 엑스포 대회장까지 걸어갔다. 햇빛이 따갑긴 해도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어서 땀은 나지 않는, 그러나 피부는 타들어가는 듯한 그런 건조한 날씨였다. 30여분을 걸어 도착한 엑스포 주변은 바쁘기 그지 없었다. 엑스포 주변에 잔디가 없는,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어서 이제 막 잔디를 심는 인원들로 분주했고, 엑스포 안을 좀 더 들어가보니 내부 외부 마감작업이 한창이었다. 일주일도 안 남은 엑스포를 과연 지금 상태로 준비를 다 끝마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너지와 녹색성장을 주제로 한 이번 아스타나 엑스포는 가운데 동그만 볼을 중심으로 전시관이 둘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랜 시간 동안 홍보와 갖은 노력을 기울였으니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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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엑스포의 모습이다. 건물은 다 지어졌고 조경공사와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덜 마무리 되어서인지 더 촉박해 보였다.>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마저 엑스포 주변을 둘러보았다. 엑스포 북쪽 맞은편에는 아스타나 발레 국립 극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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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국립 발레단 뿐만 아니라 엑스포 기간에는 각국의 무용단 및 공연단이 초대되어 다채로운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엑스포 서쪽 맞은편에는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지은 나자르바예프 대학 캠퍼스가 있었다. 독재를 행하는 국가의 최고 대학들이 대부분 그 지도자의 이름을 따서 짓는데(예를 들면, 북한의 김일성 대학과 같은) 여기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지었다. 이 대학은 카자흐스탄국립대학교, 끼맵 대학교와 함께 카자흐스탄의 대표적인 엘리트 대학 중 하나이다. 내부를 들어가서 보고 싶었지만 학생증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어서 정문과 그 주변을 둘러보는데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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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학교 정문, 뒤에 보이는 크레인은 대학교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라 그렇다고 한다.>

  

엑스포 바로 주변에는 각국 전시관을 담당하는 안내 직원들과 서포터즈들의 빌리지가 있었다. 한국관을 담당하는 많은 학생들과 직원들이 이미 와있었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찾을 수 있었다. 엑스포와 나자르바예프 대학 사이에 카자흐스탄 최대의 쇼핑몰이 작년에 만들어졌는데, 많은 한국인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아는 지인과의 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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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의 진행을 원활하게 이끌어줄 각국의 봉사단, 서포터즈, 직원들이 묵는 숙소.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메가 실크웨이 쇼핑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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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0일 엑스포가 개최된 이후 개관한 한국관의 입구이다. 엑스포를 참가한 국가 중 가장 큰 규모의 전시관을 열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내게 이야기해주었다. >

 

엑스포 일대를 샅샅이 돌아다닌 후,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오후 6시에 기차를 타러 가야했기 때문에 짐을 챙겨서 택시를 타고 아스타나 기차역을 향해 갔다. 어제 아스타나 거리를 보면서 주요 거리에 모든 의식주를 비롯한 기타요소들이 들어서 있는 줄 알고 아직은 인구수 100만도 안되는 만큼, 적당한 크기의 도시구나 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기차역을 향해 가는 택시 안에서 깨달았다. 아스타나 북쪽 동쪽은 방대한 규모의 거주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마치 서울의 공동화 현상(중심 상업지구의 주간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야간에는 한산해지는 현상)과 같이 어제 본 중심지가 한적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많은 거리와 사람들을 지나쳐서 아스타나 기차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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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나 기차역, 역 앞 광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알마티 기차역보다 접근성이 좋아서인지 더 활기를 띄었다.>

  

미리 프린팅 해놓은 티켓으로 기차 출입구 바로 앞에 있는 승무원들에게 보여주고 탑승을 했다. 기차의 상태는 매우 좋았다. 카자흐스탄 국내 열차는 3개의 등급에 따라 나뉘는데 이번에 우리가 타는 기차는 가장 좋은 등급의 기차였다. 사실 아스타나-알마티로 가는 기차는 등급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도 다르다. 우리의 경우엔 14시간 정도 달려서 알마티에 도착하는 기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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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가 출발하기 40분 전에 도착해 있어서 조금 의아했지만, 이내 승무원에게 표를 확인받고 열차에 탑승했다. 각 량의 출입구 마다 각 량을 담당하는 승무원이 나와서 표를 확인하고 안내해준다.>

 

4인실로 들어가서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열차 내부의 바닥에는 전통문양이 새겨진 카펫이었고 내부 인테리어는 비행기의 내부 인테리어와 비슷했다. 화장실과 세면실이 열차 1량 당 설치가 되어있었고 정수기도 설치 되어있어서 컵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었다. 알마티로 가는 이 기차는 20량 정도 되는 긴 기차였는데, 식당칸과 카페칸이 기차 후미에 있었다. 지그재그로 기차 내부를 탐험하다 보니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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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한 열차의 내부 모습 깔끔하고 정갈한 상태의 기차여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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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후미에 위치한 카페칸과 식당칸이다. 아늑하고 밝게 꾸며졌으며, 카페칸은 바 형식으로 되어있다. 메뉴판이 선반에 놓여져 있어서 확인하고 주문하면 가져다 준다. 계산은 후불 형식이며 아무래도 가격은 일반 가격보다 비싸다. >

  

열차는 곧이어 출발을 하기 시작했다. 속도를 내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아스타나 시내를 빠져나와 초원지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석양이 슬슬 지기 시작할 무렵이라 모두들 창밖에 펼쳐진 초원의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1시간여 정도 이야기를 나누다가 여행의 피로가 점점 오기 시작하더니 난 의자에서 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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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순서대로의 창밖 풍경이다. 아스타나를 빠져나간 이후로 계속해서 초원과 평야 뿐이었다. 한국에서는 지평선 보기가 쉽지 않지만 여기는 지평선이 끝없이 이어져서 상념에 쉽게 빠지기도, 혹은 더 심심해지는 것 같다.>

  

일행이 복도를 지나가던 승무원을 호출해서 침대를 펴달라고 요청했다. 복도에 승무원들이 저녁 시간대에 자주 돌아다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좌석에서 침대로의 변신을 하는데에는 승무원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객실로 들어온 승무원이 의자를 접고 뒤에있던 판을 내리면서 지지대를 설치하더니 뚝딱하고 2층 침대가 양쪽에 만들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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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가 펼쳐진 객실 내부의 모습, 개인 스탠드도 따로 위치해 있다. 이런 침대가 있는 열차의 경우에는 1층 침대를 쓰는 것이 좋다. 2층 침대의 경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내려가야 하는데 사다리가 작기도 하고 열차가 흔들리기도 해서 불편하다.>

 

기차가 수시로 덜컹거려서 침대에 누워서 편안한 잠을 자기가 조금 힘들었지만 금새 잠이 들었다. 1시간이 지났을 무렵 2번의 기차 휴식 중 첫번째인 카라간드 역에 도착했다. 정차하는 시간은 약 5분으로 하차할 사람들은 하차하고 조그만 슈퍼에서 물건을 살 사람들은 물건을 구매하고 기차로 되돌아갔다. 우리도 허기가 져서 차갑게 보관된 쌈싸를 사와서 먹었는데 배가 고파서인지 차가운 쌈싸가 이렇게 맛있는지 금방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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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잠시 카라간드 역에서 정차했다. 아스타나 바로 밑에 있는 도시로, 카자흐스탄 주요 도시들 중 하나이다. 사람들이 잠시 바람을 쐬러 나오기도 하고 필요한 것들을 사러 나왔다.>

 

자정이 되었을 무렵 복도에 사람들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남은 과자들을 들고 식당칸에 가서 맥주를 한잔 하기로 하고 객실을 나왔다. 다들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카페칸과 식당칸은 거의 만석이었다. 기다린 끝에 자리가 하나 생겨서 자리를 잡고 앉아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차가 대초원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는지 창밖에는 불빛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듯 창문에는 어둠밖에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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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로 돌아와서 불을 끄고 10분이 지났을 무렵, 눈이 어둠에 익어서 창밖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밖은 평평한 초원이었고, 그 위로 무수히 많은 별들이 떠 있었다. 잠들려고 불을 껐는데 별을 보느라 잠이 달아나 버렸다. 결국 잠에 들려고 했으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새벽에 동이 틀 무렵, 하늘이 파랗게 비춰올 때 잠이 들었다. 4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니 늦은 아침이 되어있었고 우린 알마티에 도착해 있었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짐을 챙기고 알마티 제 2기차역을 나섰다. 

 

짧았던 2 3일간의(실제로는 2 4) 아스타나 여행이 끝이 났다. 비록 학교의 보충 수업 한 주를 빼야 했지만 그 이상으로 값진 경험과 추억을 쌓고 온 계기가 되었다. 아스타나에 가면 러시아인들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러시아어가 대부분 쓰인다고 전해 들었는데 막상 실제로 가보니 카자흐어가 기대 이상으로 많이 쓰인다는 것을 직접 이야기하면서 느낄 수 있었고, 불편함은 거의 없이 친절한 아스타나 시민들 덕분에 좋은 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또한 아스타나에 가면 하루면 볼만한 것들을 다 본다고 했는데 최소 이틀은 잡아야 아스타나를 충분히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아스타나는 엑스포가 개최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갔다 온 것은 6월 초였으나 6월 말인 현재는 한창 엑스포 행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주변 지인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터키를 비롯한 발트와 러시아를 여행할 생각인데 올 때 아스타나를 한번 더 들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칼럼은 전편에 이은 아스타나 여행기 --편 이었다. 소개가 다소 미흡했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인 만큼 사람들이 아스타나에 직접 와서 발전하는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자 추억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아스타나에 꼭 한번 가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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