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 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3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는 1년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현재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있습니다.
 
현재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5개국은 많은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신생 개도국으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과는 폭넓게 교류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1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제가 있는 알마티(Almaty)를 시작으로 중앙아시아에 대한 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낯선 땅에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Title 열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6-29 15:27 Read 770

본문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 여행기 -- Қазақстанның Астанасына саяхат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스타나 여행이 마침내 6월 초에 이루어졌다. 원래는 4월부터 계획해서 5월 초에 가려고 마음먹었지만, 현지 학교에서의 기말고사가 3주에 걸쳐 있어서 계획은 뒤로 미뤄지게 되었다. 그래도 학기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아스타나로 2 3일간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어서 무척 다행이라 생각했다.

 

보통 우리는 해외여행과 같이 다른 국가로 여행을 떠날 때, 거의 대부분 그 나라의 수도를 꼭 가보게 된다. 아랍 연합의 두바이가 사막 위에 도시를 지었다면,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는 황무지와 같은 초원 위에 도시를 지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과 같은 경우라면 수도 아스타나를 보고 가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왜냐하면 카자흐스탄의 수도 이전은 90년대 후반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개발도 덜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현재까지도 경제적, 문화적인 수도 역할을 내가 거주하고 있는 알마티 시를 넘어서지 못했다. 때문에 정치, 행정수도로서의 역할은 아스타나에서 주로 맡고 있으며 문화, 경제수도로서의 역할은 알마티에서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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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나로 수도가 이전된 후의 개발 초기의 모습>

 

 

아스타나의 본래 지명은 아크몰라(Ақмола)이다. 아크몰라로 수도를 이전하게 된 계기는 북부 지역의 러시아로의 정치, 경제적 분리주의 문제도 있고 카자흐스탄 북부 개발을 위한 의도도 있으며, 알마티의 구도심을 넘어서 카자흐스탄의 새로운 세기를 만들고자 하는 야심에 찬 열망에서 비롯된 이유도 있는 등 다양한 원인들이 존재해서이다. 아크몰라로 수도를 이전하고 나서 지명도 아스타나로 바뀌었다. 아스타나(Астана)는 카자흐어로 수도라는 뜻이다. 그래서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는 아스타나이다.’ (Қазақстанның aстанасы Астана) 라는 말을 듣는데, 한국으로 치면 서울(한양)을 서울로 하였다.’로 이해하면 된다.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가는 방법은 기차와 비행기가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갈 때는 비행기로, 올 때는 기차로 오는 여정을 택했다. 기차로 갔으면 더 좋았겠지만, 14~19시간 정도 기차로 달려서 아스타나에 도착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시간대나 피곤함이 있을 것 같아서 비행기로 아스타나를 가는 것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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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에어 아스타나 항공사의 비행기>

  

 

마침내 여행 당일 날 아침이 밝았고, 나와 룸메이트 일행은 오후에 알마티 공항에 도착해서 아스타나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에 탑승했다. 알마티의 날씨가 무척 더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스타나도 덥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잠시, 비행기는 순식간에 이륙해서 구름한점 없는 알마티의 상공을 날고 있었다. 알마티-아스타나 비행 구간은 1시간 반 밖에 되지 않는다. 드넓은 카자흐스탄의 초원지대가 창문 밑으로 펼쳐졌고 아스타나 근처에 도착할 무렵에는 구름밖에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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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반의 비행 끝에 아스타나 공항에 도착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서 하늘이 흐렸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한기가 느껴졌다. 스마트폰을 보니 아스타나 현재 온도는 영상 9도였다. (6월 초에 이정도 해발고도와 위도상에서 이런 기온이 나올 줄은 몰랐다.) 큰일났다. 추울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해서 긴 옷은 한 벌만 가지고 왔기 때문이었다. ‘선선해서 돌아다니기 좋겠네라고 생각했지만, 다음 날 겪은 추위에 비하면 나름 순진한 생각이었다. 짐을 찾은 후에 바로 우버 택시를 불러서 우리가 예약한 호스텔로 향했다. 호스텔이 아스타나의 중심거리인 바이테렉 타워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처음 가보는 곳이라 해도 찾기가 어렵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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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의 터줏대감 고양이, 조용조용하게 있어서 뒤돌아서 확인했을 때 깜짝 놀랐다. 발톱이 날카로운지 모르고 까불다가 손등에 피가 맺히는 일도 있었다. >

 

 

호스텔에 도착해 짐을 풀고 나니 밤 9시를 넘은 시각이었지만, 야경을 보러 다같이 나갔다. 걸어서 10분정도 가니 바이테렉 타워가 보였고 그 주변으로 웅장한 건물들이 몇몇 보였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 중심에 놓여있는 바이테렉 타워는 1997 12월 춥고 황량한 벌판인 아스타나로 수도를 옮긴 후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건립하라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02년에 건립되었다. 바이테렉은 아스타나로 수도를 이전한 1997년을 기념하여 전망대층을 97m로 건립되어있는데, 전망대는 바로 그 위에 놓인 동그란 볼처럼 생긴 곳이다. 전망대를 보러 다가갔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날을 잘못 잡았다. 아스타나 엑스포가 곧 개막되기 전이어서 타워 주변과 내부 공사중이라 올라가서 볼 수 없었다. 전망대도 전망대지만 내부에는 대통령의 손바닥을 음각해놓은 것과 함께 세계 모든 종교 지도자들의 서명이 들어있는 판이 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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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온 1일차 밤에 찾아간 바이테렉 타워의 모습>

 

 

카자흐스탄 전설에 따르면, 고대 카자흐에 '신비의 나무'가 있었으며 그 나무 위에 사는 파랑새는 '새로운 생명의 창조'를 의미하는 금달걀을 낳는다고 한다. 이 상징 타워는 따뜻한 남쪽의 알마티에서 춥고 황량한 벌판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중앙부에 있는 아스타나로의 천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바이테렉은 1단계 97m의 생명나무 위에 100톤의 유리와 콘크리트로 된 전망탑까지 총높이는 105M이며, 대통령궁과 국방부, 외교부 등 신도시 행정센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볼 때 현재로썬 주변 건물들이 많이 올라가서 신도시 전체를 조망하기엔 어려울 듯 하다.

 

바이테렉 타워 주변을 둘러보고 1일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2일차 비바람 속의 아스타나, 중앙아시아 최대의 첨단 신도시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는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했고, 무엇보다도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거셌다. 근처 카페에서 조식을 해결하고 비바람을 뚫으며 시티투어 버스 탑승장으로 향했다. 호스텔에서 준 책자에 시티투어 버스의 안내도가 있어서 아스타나 전체를 보기에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우리는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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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에 열릴 엑스포에 방문할 아스타나 여행객을 위한 책자를 만들어서 호스텔과 같은 숙박업소에 구비해 놓도록 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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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버스 안에서 만난 어린이, 무려 영어, 러시아어, 카자흐어 3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글로벌 어린이였다. 천진난만하게 우리에게 미소를 건네길래 이야기를 나눴다. > 

 

 

용케 낯선 거리에서 시티투어 버스를 찾아 표값 2000탱게(한화 7천원)를 지불하고 탑승했다. 아직 아스타나 엑스포가 한창 공사 중이라(아마 이 시티투어 버스는 엑스포 기간에 중점적으로 운행하려는 목표로 만들어진 것인 듯 하다.) 엑스포 방면은 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쉽지만 이미 왔으니 타고 가보기로 했다. 1번부터 시작해 2번 한샤뜨르(Ханшатыр)에 도착했다. 왕이라는 의미의 ()’과 천막이라는 의미의샤뜨르가 더해진 것으로 간단히 말해 왕의 천막혹은 그늘(?)’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다. 내부는 쇼핑몰과 놀이시설,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들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아스타나 물가는 알마티보다 높고 우리의 목적은 돌아다니며 보는 것에 있었기 때문에 일단 여기는 그냥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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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오후에 찍은 한샤뜨르의 모습이다. 왕의 천막답게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며, 내부에는 각종 복합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

 

 

엑스포 방면은 아직 운행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므로, 버스는 그대로 대통령궁과 술탄 모스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도심을 가로지르면서 중앙아시아에 이런 도시가 있었구나 하는 것을 눈과 귀로 보고 느낄 수 있었다. 5번 정류장에 도착하자 내려서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사실상 이곳이 아스타나 시내 중에서 볼거리가 많은 곳 중 하나였다. 주변에는 대통령궁의 뒷편이 보였고, 자유광장과 평화와 화해의 피라미드, 하즈렛 술탄 모스크, 국립박물관, 독립기념관 등이 위치해 있었다.

  

비바람이 워낙 거세게 불고 기온도 영상 6도여서 무지막지하게 추웠다. 우선 몸을 녹일 겸 가장 가까운 카자흐스탄 국립 박물관에 들어갔다. 아스타나의 국립 박물관은 이전 칼럼에 소개했던 알마티 국립 중앙 박물관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규모와 소장품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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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박물관의 전경, 그리고 내부의 모습. >

  

 

현대적인 박물관으로써 우리나라의 용산 국립박물관과 흡사한 구조와 내부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소장품의 내역이나 정보의 경우에 있어서, 알마티의 국립박물관과 크게 다른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칼럼에는 따로 소개하지 않겠다. 차이가 있다면 금 세공 유물과 금속 유물 같은 화려한 유물들을 좀 더 많이 볼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역사, 문화, 고고학적 전시관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의 화가들이 그린 미술작품을 보여주는 전시실과 전통문양이 어우러진 카펫 전시실이 이곳에 있어서 인상깊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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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종의 아트로, 전시실의 입구에 놓여져 있었다. 2. 카자흐스탄의 자랑이자 명물인 황금인간은 여기서도 볼 수 있었다. 금속 광물 박물관에 가면 진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3. 기획 전시실에서 보았던 카자흐스탄 미술인들의 미술작품들. 색채가 인상적인 것이 주를 이루었으며, 유목민과 농민들의 삶을 주로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다. >

 

 

다음으로 향한 곳은 하즈렛 술탄 모스크(Hazrat sultan mosque)이다. 중간에 자유광장을 거쳐서 가는데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었다. 뜬금없지만, 바람의 세기를 나타내는 보퍼트 등급으로 따지면 아마 8에서 9는 기본으로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서있기도 힘들었다. 아스타나가 벌판에 건설된 도시인데다가 계획 도시이다 보니 바람이 매우 많이 불고 매우 잘 통하는 곳이리라 생각했다. 추위와 비바람을 이겨내고 도착한 하즈렛 술탄 모스크는 중앙아시아 최대의 모스크(사원)이다. 언뜻 멀리서 전경을 바라보면 인도의 타지마할과 매우 흡사하게 하얀 대리석으로 웅장하게 지어진 사원이다. 4개의 첨탑(미나렛)과 하얀색으로 꾸며진 거대한 모스크 주변을 돌아본 후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복장규정이 적혀 있는 표지판을 보고 오늘 날씨가 춥고 비가 와서 반바지를 안 입은 걸 다행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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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즈렛 술탄 모스크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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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이 아니어도 모스크 복장규정만 잘 지켜주면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신발을 벗어서 신발장에 놓고 내부로 입장하면 엄숙하고 웅장한 모스크 내부를 확인 할 수 있다. 마침 우리가 간 시간이 이제 막 기도가 끝난 시간이어서 사람들이 대부분 빠져나갔기 때문에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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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동영상 촬영은 할 수 없다. 또한 이슬람교의 특성상 남녀 구별이 엄격하기 때문에, 여자와 남자는 따로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또한 모스크를 찾은 여성 관광객의 경우 모스크 안에서는 긴 천으로 된 옷을 제공하며, 챠도르나 히잡으로 착용하여야 입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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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성경꾸란이다. 아랍어로 적혀 있으며 기타 외국어로의 번역이 금지되어있다.>

  

비바람에 지친 피곤한 몸을 잠시 사원 기둥에 기대어 앉게 하고 쉬었다. 이슬람 특유의 노래가 나지막하게 모스크 내부를 울리고 있었으며, 사람들은 삼삼오오 휴식을 취하거나 마저 기도를 계속 하고 있었다. 회랑과 천장에 뚫려 있는 창문에 담겨 있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평온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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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로 돌아가서 잠시 휴식을 취할까 생각도 했지만 아직 볼 게 하나 더 있어서 마저 보기로 했다. ‘평화와 화해의 궁전(Бейбітшілік және Келісім сарайы)’이라 이름 지어진 피라미드 구조물이 바로 그것이다. 아스타나로 오기전 볼만한 명소가 무엇이 있을까 하고 찾아보는 중에 이 피라미드 구조물을 보았다. 아무리 계획도시에 입맛대로 지은 건물들이 많다고 하지만 중앙아시아 국가의 수도에 웬 피라미드인가 싶었다. 궁금증이 일기도 했고, 우리가 있던 모스크 바로 앞에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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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화해의 궁전-피라미드형 건축물의 모습>

  

 

지하인지 지상인지 알 수 없는 입구를 찾아서 들어가보니 검은색 대리석으로 장식된 로비가 먼저 눈에 띄었다. 티켓을 구매하고 안내도를 확인하려는데 안내원이 배정되었다. 우리는 우리끼리 보는게 더 편할 것이라 생각하고 안내 가이드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이드가 없었다면 1층만 보다가 나왔을 것 같다.) 안내원 분이 한국어로 인사를 해주셔서 놀람과 반가움으로 안내를 받기로 했다. 먼저 이 건물이 건설이 된 계기부터 알려주었다. 왜 피라미드 형태의 건물이 지어졌는지에 대해서 들어보자면, (당시도 그렇고 현재도 그러하지만) 아스타나 당국의 건설 지침은 ‘세계의 유명 건축물들을 벤치마킹해서 보다 더 멋지게 지으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사막의 두바이가 중동의 경제 허브(hub)가 됐다면, 초원과 황무지의 아스타나는 중앙아시아와 구소련권 전체의 허브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아스타나에 지을 건축물들에 대한 디자인 공모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피라미드 건축물의 경우에는 세계적 건축가인 영국의 노먼 포스터가 피라미드홀에 이어 축구장 3개 크기의 열대 공원을 디자인 하였고, 놀랍게도 건축 기간은 1년으로, 1년만에 완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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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노먼 포스터 건축설계사와 그의 업체에서 드로잉한 피라미드 설계도의 모습>

  

 

이 건축물은 상징적인 요소들로 결합된 건축물이면서, 2006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시작하고 주최하며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와 전통 종교 지도자 대회'의 개최지이자 대회 장소로서의 건축물로 쓰이고 있다. 상징적인 요소들이 결합된 건축물이라 언급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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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종교 지도자 대회가 열렸을 당시의 사진, 다양한 종교의 지도자들이 한데 모였다.>

  

 

우선 피라미드로 지은 이유는 앞서 말한대로 아스타나의 포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또한 창문은 내부에서만 볼 수 있는 비둘기 그림들이 있다.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고 이 비둘기가 130여 마리 정도 그려져 있는데, 이는 130여개의 종교로, 종교적 평화를 기원하는 상징들이다. 종교적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건축물이기 때문에, 계단 구조도 사각형태의 나선형 계단으로 되어있으며 공중정원이 있다. 또한 회의 테이블 또한 원탁으로, 모든 종교의 평등과 대화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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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문에 그려져 있는 비둘기의 모습. 이런 비둘기가 약 130마리 정도 그려져 있다. 2. 공중정원과 사각형태의 나선형 계단 3. 원탁으로 구성된 대회장>

 

 

구조적으로도 현대적 건축물다운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중간 층에 커다란 홀이 있는데, 이 홀부터 피라미드 정상부의 원탁 중심까지 뚫려 있어서 홀의 중앙에서 고개를 들면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볼 수 있었다. 보통 건축물의 경우에, 그것도 피라미드형 구조물이라면 엘리베이터는 중앙 중심부에 놓을 것이다. 왜냐하면 위로 올라갈수록 공간이 협소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피라미드는 중앙 중심부가 이렇게 뻥 뚫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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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에서 내려다 본 3층 중앙홀의 모습. 3층 중앙홀의 위 천장부터 피라미드 정상에 위치한 대회의장까지 공간이 뚫려있다.>

  

 

그렇다면 엘리베이터는 어디서 어떻게 가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아주 작은 변화를 준 엘리베이터를 난생 처음 타봤는데, 이 엘리베이터는 대각선으로 움직인다. 피라미드 하단의 양 끝에 위치해서 8층까지 대각선으로 움직이는데, 막상 탔을 때 몸의 관성이 대각선으로 느껴져서 매우 신기했다. 8층부터 원탁 회의장이 있는 곳은 앞서 말한 사각형으로 줄줄이 이어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도착한다. 원탁 중앙에는 3층에서 보았던 중앙홀이 내려다 보인다. 그리고 유리로 만들어진 이 건축물의 정상에서는 아스타나 시내를 대통령궁 뒤편을 시작으로 그 일대가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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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를 횡으로 잘랐을 때의 단면도 모습>

  

 

처음에는 피라미드라는 건축물이 아스타나에 있는 것을 냉소적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들어와서 여러 흥미로운 사실들을 듣고 직접 접해보니 기대 이상으로 재밌고 잘 만든 건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스타나를 대표하는 건축물로서 이 정도면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바쁜 오후 여정을 보내고 나서 늦은 점심식사를 할 겸 날씨로 인한 휴식이 필요해서 호스텔로 되돌아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에서 나눠준 배차표에 맞게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가야했다. 아스타나 엑스포가 열리는 지금은 제대로 운행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많았다.)

 

호스텔로 돌아오니 하늘과 날씨는 언제 비바람이 불었냐는 듯 맑고 푸르렀다. 2시간 정도 쉬려고 했으나 이 날씨를 그냥 두고 지나치기엔 시간이 아까워서 30분만 쉬고 다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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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져서 다시 택시를 타고 나가는 도중에 본 술탄 모스크의 모습>

  

 

대통령궁 뒤편의 명소들은 거의 다 보았으니 이젠 맞은편 거리의 끝에서부터 출발해서 대통령궁까지 가기로 했다. 오전에 보고 지나친 한샤뜨르복합센터에 택시를 타고 내린 후 주변의 공원과 거리를 걸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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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ASTANA라는 로고가 그려져 있는 포토존이다. 뒤에 보이는 웅장한 건물은 카자흐스탄 국영 석유 회사건물로 대통령궁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연결하는 일종의 성문과 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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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테렉 타워가 있는 중심거리를 따라 걸어가면서 본 야경>

  

 

국영 석유회사 - 바이테렉 타워 - 대통령 궁 순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걸어가는 도중 해가 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아스타나의 야경을 보면서 주요 트레이드 마크들을 볼 수 있었다. 이 거리는 아스타나의 중심 거리로 카자흐스탄의 주요 국영기업들과 정부 청사들, 각종 쇼핑몰, 음식점 등이 모여있는 곳이다. 카자흐스탄 국영 석유회사, 철도 회사, 통신사 등의 공기업들은 물론 국방부와 외교부 청사가 있으며, 오페라 극장과 유명 브랜드 업체들이 입점해 있다. 아스타나 엑스포가 열리기 얼마 전이어서 그런지 대부분의 조경과 조형 설치는 완료가 된 상태였다. 다만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아서 산책하기 한적하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휘황찬란함에 비해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졌다.

 

바이테렉 타워를 지나면 금빛 첨탑처럼 생긴 건물이 양쪽에 하나씩 있고, 그 옆으로 성벽처럼 거주용 아파트가 늘어서 있다. 멀리 보이는 국영석유회사가 성문 같다고 한다면, 여기는 마치 하나의 요새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을 보면 왜 내가 그런 인상을 받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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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s://www.google.kz/url?sa=i&;rct=j&q=&esrc=s&source=images&cd=&cad=rja&uact=8&ved=0ahUKEwiMnq6An9_UAhUEZVAKHbWPAkMQjRwIBw&url=http%3A%2F%2Fkorealand.tistory.com%2F3636&psig=AFQjCNEqIAGMIEB8ZCw7PynLhGBnc69DrA&ust=149869452215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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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거주 겸 집무실로 쓰이고 있는 대통령 궁의 모습이다. 왼편에는 카자흐스탄 최고법원과 의회가 위치해 있으며 오른편에는 내무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 건물이 위치해 있다야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근접한 거리까지 접근이 허용되어 있어서 조금 놀라웠다. 별다른 울타리나 펜스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직선거리로 15미터정도 까지 접근이 허용되어 있는 듯했다. 왜냐하면 더 가보려고 했으나 바로 앞에 경호 원들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속으로아 여기까지인가 보다.’ 하고 돌아섰다. >

  

 

2일차 아스타나 여행은 이곳저곳 많이 걸어 다녀서 피곤한 날이기도 했다. 사실 이 칼럼에 모든 명소들을 다 담아서 소개를 하고 싶었으나 내용의 길이나 중요성을 볼 때 생략해도 무방하다 싶어서 그렇게 하였다. 아직도 건설 중인 건물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만큼 아직 아스타나는 완전히 개발이 완료된 도시가 아니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아스타나는 볼거리가 많았던 곳이었고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려는 사람이라면 이번 아스타나 엑스포(6~9)를 함께 아스타나 시내도 둘러보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번 칼럼은 아스타나 여행의 --편으로 아스타나의 주요 거리와 명소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다음 칼럼은 아스타나 여행의 --편으로 당시 아스타나 엑스포의 준비과정을 둘러본 것과 함께 엑스포를 소개하고 나머지 명소들을 소개한 뒤, 알마티로 가는 기차에 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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