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 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3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는 1년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현재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있습니다.
 
현재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5개국은 많은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신생 개도국으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과는 폭넓게 교류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1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제가 있는 알마티(Almaty)를 시작으로 중앙아시아에 대한 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낯선 땅에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Title 여덟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5-29 11:57 Read 472

본문

-의료 현대화를 위해 도약하는 카자흐스탄의 의료 체계-

카자흐스탄의 의료체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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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의 주제는 카자흐스탄 의료에 관한 것으로 처음 이 주제를 다루기 전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우선 정보의 수집이 원활한지의 여부와 의료체계와 의료 시장. 그 자체에 대한 내 미숙한 지식 수준으로 인해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하고 다소 오랜 시간을 두고 고민했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의료에 관한 주제를 선정하게 된 계기는 교환학생을 왔을 때 느낀 점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대학 입학, 기숙사 입사 등을 할 때 신체검사가 필수이다. 여기서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내가 현재 공부하고있는 대학교인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 본관에 위치한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했을 때 의사들의 수준과 체계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는데, 거기서 진행한 대변검사는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겠다 싶어서 웃어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서 협찬한 (당시 가지고 있었던, 카자흐스탄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해서) 으리으리한 의료기기들을 쓸 줄 아는 의사는 적었으며, 제대로 의료기기로 검사 받은 것은 흉부 x-ray 정도였다. 대충대충 느긋하게 일 처리하는 그 모습에 이러한 것도 이 나라의 문화라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가지려 했다. 인내심이 폭발한 것은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함께 온 동기의 결핵 검사에서였다.

 

결핵이 완치되었지만 x-ray검사 결과, 수술자국이 남아있어서 한국에서의 영문소견서를 포함한 기타 서류를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오라는 것이다. 그렇다 한국은 한국이고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이니깐 그것도 이해가 된다. ‘왜 이 첨단 의료기기들과 의료키트를 놔두고 굳이 다른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와야 하는지?’ 라는 것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검사하라고 지정한 병원에서 1주일 넘도록 이틀마다 갔는데 결과는 안 나와서 수업과 기숙사 방 배정에 차질이 빚어졌었다.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그런 일도 있었지’ 하고 웃어넘길 수 있지만 당시에는 답답해서 화가 날 지경이었다. 

교환학생으로 오자마자 그런 강렬한(?) 경험을 하고 나니 문득 ‘카자흐스탄 의료체계의 전반적인 부분’과 더 나아가, ‘카자흐스탄 의료체계의 문제점과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칼럼 작성에 필요한 정보의 수집을 위해서 카자흐스탄 의료기관 홈페이지,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의 의료시장 동향에 관한 자료 그리고, 필자가 궁금했던 질문을 정리해서 사립 병원에 인터뷰를 한 자료 등으로 이 칼럼에 정리함을 미리 알려 둔다.

 

 

 

우선 카자흐스탄의 의료산업에 대한 전반적이고 기본적인 정보를 미리 정리하고자 한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소련에서 독립을 한 이후, 여러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의료이다. 공산주의의 문제점 중 하나는 효율성의 저하인데 가뜩이나 의료체계의 효율성이 저하되어가던 와중에 카자흐스탄은 소련에서 독립을 했다. 당시 고급 의료인력은 대부분 러시아(소련) 국적을 가진 사람들로, 독립이 된 이후에 이 다수의 카자흐스탄에서 거주했던 고급 인력들이 모두 러시아나 해외로 가버리게 된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인력의 부재로 카자흐스탄의 의료 수준이 매우 낙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 카자흐스탄 정부에서 세계은행으로부터 차관을 도입하여 현대화된 의료기기 병원설비 교체 등 의료분야에서의 현대화 작업을 추진해왔지만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아직 그 수준이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된다. 또한 전문적이고 다양한 병원의 수 역시 부족하다. 공산권인 소련에서 독립을 했지만 아직도 많은 병원과 보건소를 비롯한 의료기관들의 80%가량이 국가의 소유이다. 그 의미는 곧, 국공립 병원 및 의료기관의 비율만큼 국가에서 일하는 의사가 많다는 것이다. 생각해 봤을 때, 이는 시사하는 바가 있는데 이는 뒤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개인 소유의 의료기관은 총 의료기관의 비율 중 약 14%에 불과하다. 다음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알마티 무역관에서 찾은 자료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무료 의료 서비스 지원금은 매년 회계연도 예산과 비례함. 무료 의료 서비스는 총 5개의 서비스를 제공함.

  

- 기초 의료 서비스 : 일반 질환 및 부상 치료를 담당하며 국민에게 질환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서비스임.

 

  - 외래환자 간호 서비스 : 이 서비스는 기초 의료 서비스를 포함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예방 접종 및 진료를 실행함.

 

  - 급성치료 서비스 : 응급 치료는 정부예산에서 지원돼 무료로 제공되며 카자흐스탄 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적용됨.

 

  - 전문 의료 서비스 : 이 서비스는 전문적인 치료 및 정밀한 의료기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됨. 전문 의료 서비스는 외래환자 

및 내래환자에게 제공되며 응급 상황 시 구급차 및 전문의를 제공함.

 

- 3차 진료 서비스 : 특수 분야별 전문의 수준 진료 제공, 3차 진료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2차 의료기관에서 후송 의뢰를 해야함

 

[출처: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 카자흐스탄 의료시장 동향]

 

내가 카자흐스탄에 와서 병원을 갔을 때 느낀 점은 의료기기가 현대화가 되어있는 곳이든 되어있지 않은 곳이든 상관없이 무엇보다도 문제가 있다고 느낀 것은 의료인력이었다.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력이 주어진 현대 의료기기 쓰임새를 잘 알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도 문제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의료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의료 지식,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여기까지의 정보를 종합해보자면, 현재 카자흐스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필자의 생각에는 대략

 

고도화된 전문 의료 인력의 부재  의료의 질이 떨어짐

국공립 병원의 비율 과대  비효율을 초래

소수의 병원에 한정된 현대화된 의료기기  의료 서비스의 불균형을 초래

 

물론 카자흐스탄 의료에 문제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점 또한 존재한다. 장점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을 때.

 

의약품의 접근성 및 의약품 질이 기대 이상으로 좋은 편 

 약국을 알마티 뿐만 아니라 타 도시에서도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카자흐스탄 내에서 자체 생산하는 의약품을 포함하여 수입해오는 의약품 모두 양질이다. 큰 수술이나 부득이하게 병원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정도 선에서 개개인이 의약품으로 해결이 가능.

 

특정 의과에 대해서는 상당한 보급률은 물론, 그 중에서도 양질의 병원이 존재함 

 예를 들면, 치과와 안과가 대표적이다. 러시아와 유럽, 한국 등에서 유학을 갔다 온 의료 인력들이 다수 존재한다. 

 

카자흐스탄 정부에서도 의료체계의 개선을 국가 정책으로 삼고 있는 만큼 GDP의 5% 가량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의료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 의료 현대화 2020 계획, 국민의료보험 의무제 도입, 의료기기 현대화 사업 등이 있다.

 

여기까지 정리를 하고 생각을 한 뒤, 궁금한 점이 몇 개 생겼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는게 가장 빠르고 정확하지 않을까 싶어서 방법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는 전문 용어의 상당수가 러시아어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필자 혼자 병원에다가 연락을 해서 카자흐어로 인터뷰를 하기가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인야즈 대학에 다니는 한국어학과 학생 Yerzhan이 노-한 통역 도움을 주겠다고 해서 5월 20일. 국립병원을 갈지 사립병원을 갈지 고민하다가 사립병원을 여기서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사립 병원으로 가서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인터뷰는 사전에 미리 연락을 했고, 다행히 오전시간이라 한가해서 좋았다. 

(편의상 질문하는 필자를 ‘문’.  답해주시는 병원 관계자 분을 ‘답’으로 통일하겠다. 내용은 현장에서 필기하고 녹음한 것을 토대로 작성했다. )

 

문 :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카자흐어를 배우러 까즈구 교환학생으로 오게된 허유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자흐스탄 의료에 관한 칼럼을 쓸 예정인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답 : 반갑습니다. 한국과 같은 먼 곳에서 카자흐어를 배우러 왔다니 기쁘네요. 저는 이곳 병원(클리닉)의 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Zhanat Bukenova 라고 합니다. 이 사무실에서 병원과 관련된 사무를 총괄해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문 : 네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질문하겠습니다. 카자흐스탄에는 많은 국공립 병원이 존재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카자흐스탄에도 한국과 같은 국민의료보험 제도가 존재하는지요? 존재한다면 보장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요?

답 : 네 물론 존재합니다. 카자흐스탄에도 국가의료보험(국민 의료보험)이 존재합니다. 국공립 병원에서 카자흐스탄 국민들은 국민의료보험을 통해 진료와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의료보험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들이 존재하며, 대형 병원들은 주로 알마티 아스타나 등 대도시에 주로 밀집해 있습니다. 보장되는 범위는 암질환과 같은 큰 질병까지도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국민의료 보험이 공기업에게 적용되었던 것에서 올해 6월부터는 일반 사기업, 자영업자 등 카자흐스탄 국민 대다수에게 보장범위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문 : 그렇군요. 카자흐스탄에도 국민의료보험제도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네요. 그렇다면 국민의료보험의 재원은 어디서 마련하는지요? 한국과 같은 경우에는 일정 부분 세금을 거둬가는데 카자흐스탄도 동일한가요?

답 : 올해 6월부터 카자흐스탄의 모든 주에서는 소득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일정부분 세금으로 징수하여 국민의료보험의 재원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는 카자흐스탄 의료 개혁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완료할 예정이죠.  정부 의료정책 2020

 

문 : 음… 올해 6월부터 카자흐스탄의 소득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일정 부분 세금을 걷는다고 하셨는데 그럼 이전에는 어떻게 재원을 마련했던 것인가요?

답 : 이전까지는 국민의료보험을 가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만 일정부분 세금으로 걷어갔습니다. 가입 의무가 없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올해 6월부터 공식적으로 국민의료보험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6월부터 방안을 ‘추진’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방안을 ‘시행’하는 것인지에 대해 헷갈렸는데 6월초에 방안을 추진하면 한달안으로 시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대통령이 주도하는 것이고 카자흐스탄은 대통령 중심제이니 말이다.)

 

문 : 네 잘 알겠습니다. 카자흐스탄에 국민의료보험이 있다면, 당연히 민간의료보험도 존재하겠군요? 

답 : 네 당연하죠. 지금 찾아오신 이 병원은 민간의료보험사와 계약이 되어있는 은행입니다. 민간의료보험사에서 카자흐스탄 주요 도시 곳곳의 민간 의료기관과 계약을 맺습니다. 사보험 카드를 개인이 지참하고 있다면, 그 민간의료보험사가 계약한 병원은 어느 도시에서든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 병원과 계약한 민간의료보험사 역시 알마티 소재 병원은 물론 아스타나, 카라간다, 쉼켄트 등 주요 도시에 소재해 있는 병원과 계약을 체결된 상태입니다.

주로 사기업과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민간의료보험을 제공합니다. 그 보장 인원은 회사 사람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들에게도 보험을 보장해줍니다. 당연히 그 가족들에게도 보험의 혜택은 동일하게 적용해주죠. 애초에 그런 형태의 계약을 맺습니다. 

추가적으로 현재, 기업체에서 사보험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전 국민에게 지역별 도시별로 정해진 보험을 사용하던 기존의 법규에서 2017년 2월부터 개개인의 선호와 의사결정에 따라 다른 지역 타도시에 위치한 병원에서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카자흐 국민들은 원하는 병원에서 기존의 보험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죠.

 

문 : 그렇군요, 기존의 법규대로 원래 지정된 지역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면 그만큼 비효율과 불균형이 심했을 것 같습니다. 카자흐스탄 의료 체계에 대한 조사를 하던 중 한 가지 의문이 들었는데요. 원장님도 아시다시피 카자흐스탄은 땅이 세계에서 9번째로 넓은 나라인데 그에 비해 인구수는 2천만 정도밖에 안됩니다. 땅이 넓고 인구수는 적어서 인구의 밀도/밀집도가 매우 낮아서 100만 전후의 대도시들은 문제가 없겠지만 낙후지역이나 시골 같은 곳은 의료 서비스를 누리기가 매우 힘들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답 : 좋은 질문입니다. 의료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크게 눈에 띄지 못하는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대도시는 어느정도 양적인 면에서 서비스를 이뤄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골과 같은 곳은 정말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렵죠. 광대한 영토에 의료서비스를 골고루 공평하게 제공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소도시의 경우에는 보건소와 같은 기초의료시설이 대부분 존재하며, 국공립 병원을 추가적으로 준설하여 의료서비스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문 : 잘 알겠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의료관광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대학교에 1학년으로 공부하고 있을 때에도 저의 전공 학과에서 ‘중앙아시아의 의료’에 관련하여 상이군인들에 대한 의료서비스 등을 논의하는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한국으로 카자흐스탄 국민들이 의료관광을 많이 온다는 사실을 처음 접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의료관광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떤 원인이 있을까요?

답 : 한국(남한)으로의 의료관광을 많이 간다는 얘기를 저 또한 들었습니다. 의료관광 뿐만이 아닙니다. 독일을 선두로 유럽, 이스라엘, 미국, 러시아 등으로도 의료관광은 물론 의과 유학을 많이 떠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대상국가들 중에서도 한국은 의료관광, 의과 유학 모두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기술력은 여느 선진국 못지 않은 훌륭한 의료강국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서 한국으로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제 딸도 지금 한국에서 의과전문대학원에 수학하고 있습니다.

 의료관광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 자체로 볼 때는 정보를 접하기도 쉬워졌고, 카자흐스탄의 실질 국민소득이 어느정도 상승한 것도 한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제 생각으로는, 아직은 훌륭한 고급 의료인력의 부족이 제일 큰 원인인 것 같습니다. 

 

문 : 그렇군요. 답변을 듣고있으니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의사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나요?

답 : 11학년 때부터 (한국에서 문과/이과를 정하는 것처럼) 가고자 하는 진로를 결정하게 됩니다. 의사가 되는 학생들은 이공계 공부를 시작해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공부를 하게 되죠. 좋은 성적을 받아 의예과에 입학을 하게되면 총 6년동안 의예과에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진로가 2가지로 나뉘는데, 대학원에 진학하길 원한다면 2년을 더 공부하고 레지던트 2년 인턴 1년을 합니다.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레지던트 2년 인턴 1년을 하는 방법 또한 존재하죠.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카자흐스탄에서 의사가 되려면 최소 9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문 : 한국이나 카자흐스탄이나 의사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네요. 그럼 대우는 어떻게 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답 : 국공립과 사립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간의 봉급과 대우의 격차가 매우 심한 편입니다. 물론 더 좋은 능력과 기술을 가진 의사들이 사립병원에 근무하니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되죠. 또한 기본적으로 의사들의 경력이 높을수록 더 높은 대우를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헷갈렸다. 앞서 언급한대로 과다한 국공립 병원의 비율(80%)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곧 그만큼 많은 국공립 병원 소속 의사들이(국가에서 주는 봉급을 받는) 존재한다는 뜻이다. 미리 전해들은 정보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공무원의 봉급은 한화로 약 월90만원 정도이다. 국립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라고 해서 이보다 2~3배 더 받는다고 해도 만족도가 과연 높을지 의문이다. 돈이 전부가 아니지만, 대우 역시 별볼일 없다고 하니 정말 봉사정신이 강하지 않은 이상 만족도와 의욕이 떨어지고 이는 곧 태도와 의지에서 드러나게 된다. 뭐든 ‘적당히’와 대충대충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국가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국립 의료 시설과 인력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민영화라던지 국유화라던지 다 접어두고,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의 경우,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 : 카자흐스탄에서 현재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등, 의료에 쓰이는 제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지 여쭤보겠습니다.

답 : 의약품의 경우 30% 이상 카자흐스탄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국내 제약회사 혹은 외국계 제약회사의 의약품 생산이 모두 포함되어 있죠. 의료기기의 경우에도 일부분은 카자흐스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다만 첨단 의료기기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독일, 러시아 등에서 수입을 해오고 있습니다.

 

문 : 원장님께서 카자흐스탄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 혹은 단점에 대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또한,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 현재까지 가장 큰 문제는 수준 높은 고급 의료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병원의 경우에는 충분한 수의 수준급 의료진이 존재하지만, 아직 카자흐스탄의 많은 곳에서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습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교류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자흐스탄의 의사 지망생 또는 의학도들이 의료 선진국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져야 하고, 이를 국가적으로 제도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과 동시에, 민간차원에서의 노력도 있어야 합니다.

 

문 : 답변 감사합니다. 제가 준비해온 질문은 모두 끝이 났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문득 든 궁금증이 생겨서 마저 질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카자흐스탄에 유학 온 학생, 혹은 관광을 하러 온 외국인 등 카자흐스탄 국적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도 카자흐스탄의 의료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답 : 예 물론 가능합니다. 타국에서 온 외국인도 카자흐스탄의 의료 서비스 혜택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국공립 병원에서만 응급 의료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으며, 사립 의료기관에서는 유료로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문 : 그렇군요 (건강이 최우선이다. 정말 부득이한 일이 생긴다면 사립 병원을 이용하는게 낫다.)

카자흐스탄에도 성형외과나 정신과와 같은 의과 병원이 존재하나요?

답 : 정신과의 경우에 극히 드물지만 알마티, 아스타나에 몇 군데 존재합니다. 하지만 성형외과의 경우 제가 아는 한, 카자흐스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립병원들 측에서 의료 서비스의 수요가 어떠한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설문조사 혹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데, 성형외과의 경우에 수요가 희박하여 경제성과 같은 여러가지 이유로 신설을 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문 :  답변 감사드립니다. 이번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여기까지가 필자가 궁금해온 점을 질문하고 답변을 들었던 인터뷰의 내용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깊은 고민이 필요한 주제였는데 이에 비해 나의 질문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더 좋은 질문으로 보다 좋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멀지 않은 시기에 다른 테마로 의료에 관한 주제로 칼럼을 쓸 기회가 있다면, 좀더 신중을 기했으면 좋겠다.

일부 통역과 정리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인터뷰 시간이 1시간 반을 훌쩍 넘겼었다. 점심 때가 되어서 인터뷰가 모두 끝이 났다. 병원을 내부 사진을 담아가고 싶어서 원장님께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직접 안내해주겠다고 해주셨다. 감사하게도 병원 내부의 이곳 저곳을 자세히 설명해주시면서 담당의사들에게 ‘한국에서 카자흐스탄 병원에 관해 공부를 하러 온 학생이에요.’ 라고 일일이 양해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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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이름은 알마 클리닉이다. 내부로 들어오면 접수대가 보이며, 접수대의 오른편에는 의약품의 판매와 처방 조제약을 만들어주는 약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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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실을 빠져나와 바로 보이는 복도. 복도 양편에는 내과, 치과, 안과, 입원실 등을 비롯한 여러 의과 진료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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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샘플 등을 분석하는 분석 연구실.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정리 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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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내부에 마련되어있는 입원실의 모습. 장기입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단기 수용을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인지 침대는 그리 푹신해보이지 않아보인다.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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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내에 위치한 치과, 안과, 초음파검사 등 여러 진료실 내부의 모습이다. 이비인후과 기기는 한국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내게 반갑게 소개해주셨다. 병원을 둘러보니 깔끔하게 필요한 물건들만 위치해 있어서 굉장히 잘 정돈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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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에 있는 분들은 현재 이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고 계신 분들이며 러시아로 유학을 갔다 오신 분들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가운데 여자분이 이번 방문 인터뷰에 큰 도움을 주신 이 병원의 원장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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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끝나고 난 후 받은 병원 원장님의 명함.(로컬리티 사업단에서 보내준 내 명함과 함께 교환했다.) 왼쪽 상단의 CAA마크는 이 병원과 계약한 민간의료보험사의 로고이다. CAA 민간의료보험사와 계약한 이용자는 이 의료보험사와 계약한 병원 어디든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오른쪽 상단은 병원의 명칭이 쓰여있다. >

 

인터뷰를 통해 사립병원 내부의 모습도 구석구석 볼 수 있어서 운이 정말 좋았고, 원장님께 감사인사를 드렸다. ‘아프지 말고 더 물어볼게 있으면 찾아오라’는 말씀에 다시한번 감사 인사를 드리고 병원을 나왔다. 비가 그치고 날씨가 흐렸지만 이 날만큼은 기분 좋은, 나름 뿌듯한 하루였다고 생각했다. 여러분들에게 유익하고 좋은 정보였는지 확신이 서진 않지만, 누누이 당부하고 싶은 말은 딱 한가지. ‘아프지 마세요(Ауырмаңызшы!)’ 해외를 나가있던, 혼자 떨어져있을 때 아프면 고통은 배가 된다. 그러니 건강을 잘 챙기자.

다음 칼럼은 알마티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공화국 중앙 박물관에 다녀와서, 박물관에서 보고 느낀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칼럼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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