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열네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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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8-03 11:53 | Read | 7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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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들의 결혼문화
어느덧 햇빛이 쨍쨍하고 하늘이 화창한 7월이다. 날씨가 좋아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으면 심심치 않게 웨딩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젊은 러시아 부부들을 볼 수 있다. 그러다 문뜩 러시아인들의 결혼식은 우리와 비슷한지 의문이 생겼다. 과연 러시아인들은 어디서, 어떻게 결혼을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모스크바 시민이자, 루덴 의대에서 공부중인 대학생 친구 바실리를 인터뷰 해 보았다.
<러시아인의 평균결혼 연령은?>
Q: 러시아인들은 일찍 결혼한다는 말이 있어왔는데 사실인가? 보통 몇 살에 결혼하는가?
A: 러시아는 법적으로 18세부터 혼인이 가능한 나이이다. 그러나 시골지역에서는 18살보다 더 이른 나이에 결혼하는 사람이 많다. 또, 대도시인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보통 23~28세에 결혼을 한다.
즉, 한국과 비교해 보았을 때는 조금 이르지만 대부분 대학교를 졸업하고 결혼을 한다고 하니 그렇게 이르다고도 볼 수 없는 나이이다.
<러시아인들은 어디서 결혼식을 올릴까?>
Q: 모스크바에서 한국과 달리 웨딩홀을 본 적이 없는데, 러시아인들은 주로 어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가?
A: 러시아인들은 주로 레스토랑,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작스(загс)에서 혼인신고를 한다.
한국에는 보통 결혼식을 한다고 하면 떠올리는 장소로 웨딩홀이나 호텔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에는 따로 웨딩홀이 없으며 주로 레스토랑, 집, 광장이나 러시아 정교회 성당에서 식을 올린다. 한국에서는 주로 결혼식장이 중요시 되지만 러시아에는 결혼식장이 그리 중요하게는 생각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들은 오히려 결혼식장보다는 결혼사진에 더욱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한다.
‘작스(загс)'는 무엇인가?
러시아에는 웨딩홀은 없지만 ‘작스(загс)'라는 결혼 공공기관이 도시마다 있다. 작스(загс)는 отдел Записи Актов Гражданского Состояния의 약자로, 이는 혼인사무소나 작은 결혼식장의 역할을 한다. 웨딩 사진촬영을 마친 커플들이 이 곳에 들러 혼인신고를 하고나면 작스에 근무하는 공무원이 언제 누구와 결혼했다는 도장을 서류에 찍어준다. 특이한 점이라면 한국에서는 주례를 서는 사람이 보통은 신랑, 신부를 잘 아는 사람이거나 그들의 가족과 관련이 있는 사람인데, 이곳에서는 주례는 서는 사람은 처음보는 공무원인 작스의 직원이다.
<신혼여행을 어디로 갈까?>
Q: 러시아 사람들은 신혼여행을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는가? 만약 간다면 주로 어디로 가는가?
A: 이 역시 사는 지역과 경제적 형편에 따라 다르다. 주로 시골이나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신혼여행을 아예 가지 않거나, 러시아 내의 주변 지역으로 간다. 그러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은 소득이 더 많은 편이고, 해외의 따뜻한 나라나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러시아 젊은이들에게 한국만큼 신혼여행이 보편적이지 않다고 한다. 그 대신 러시아에서는 결혼식이 끝난 뒤에 하얀색의 웨딩 리무진을 타고 신랑, 신부의 친한 친구들, 가족들을 불러 도시 명소나 의미가 있는 중요한 장소를 여러군데 돌아보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풍습은 과거 결혼한 후 동네성당과 주변을 돌았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주로 모스크바에서는 무명용사의 묘, 참새언덕, 구세주 대성당, 짜리찌노, 특히 루쉬코프 다리가 가장 인기가 많은데 러시아의 신혼부부들은 이곳에서 ‘사랑의 나무’에 자물쇠를 걸고 열쇠를 강에 버리는 의식을 한다.
<화려한 피로연>
작스에 가서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적 부부가 되면 결혼식의 끝으로 화려한 파티를 한다. 배나 버스를 빌려 파티를 하거나 식당을 빌려 먹고 마신다고 하니, 검소하게 결혼식을 하고 끝을 화려하게 즐기는 것이 러시아 결혼식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과 러시아의 결혼식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수 있었다. 한국은 큰 웨딩홀에서 화려하게 결혼식을 올리는 반면에, 러시아의 결혼식은 검소하게 하고 피로연을 화려하게 하며 즐긴다고 하니, 러시아인들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결혼식보다는 진정으로 자신들을 위한 결혼식을 하는 것 같다. 한국도 더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의 의미를 남들의 시선보다는 자신들의 행복에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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