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 열두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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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7-24 11:00 | Read | 1,250,3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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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 유튜브 시장
러시아에서 마음 먹고 텔레비전을 보기란 굉장히 힘들다. 왜냐하면 프로그램들 자체가 하나같이 정말 재미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러시아인 친구들에게 드라마나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하면 다들 잘 모른다고 대답하기 일수였다. 그만큼 러시아인들에겐, 특히 젊은 이들에겐 텔레비전 조차 낡은 대중 매체 수단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휴대폰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선 유튜브만 해도 한국의 유튜브 시장과 차원이 다르다. 구독자가 백만명이 넘는 유튜버들이 굉장히 많으며 이들은 티비 프로그램에도 활발히 출연하는 등 연예인급 인기를 누린다. 한국의 많은 청소년들이 아이돌을 꿈꾸듯 이 곳 청소년들은 유튜버를 꿈꾼다. 이번 시간엔 러시아의 유튜브 시장의 현황, 유명 유튜버들에 대해 알아보고 이러한 현상의 명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러시아 내 유튜브 시장
유튜브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시기는 2007년 말로 비교적 유튜브 초창기에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러시아 비디오피플 행사장에 방문했던 캘리 메리멘(Келли Меримен) 유튜브 부사장의 말을 빌리면 러시아 내 유튜브 시청 시간은 매년 90%의 증가 폭을 보인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수치보다 높으며 유럽 내에서도 러시아가 가장 큰 시장임을 방증하고 있다.
보통 1000뷰가 1달러로 계산된다. 따라서 그 유튜버가 얼마만큼 많은, 그리고 두터운 팬층의 구독자를 가졌느냐에 따라 하루 일당은 천차만별이 된다. 현재 러시아 탑 100 유튜버들 전원이 구독자 수 백만명 이상을 보유(한국의 경우 탑 100 가운데 54명 정도)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 인기와 규모를 가늠하게 만든다.
2. 러시아 내 유명 유튜버
그렇다면 러시아 내 유명 유튜버들은 누가 있을까? 소개하기에 앞서 그들의 인기는 거의 이곳 어린이, 청소년들사이에서 연예인 급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높다. 예를 들어 саша спилберг라는 유튜버는 러시아의 госдума,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의사당에서 전 비디오블로거들을 대표하여 연설을 했을 정도다. 그 인기만큼 그들의 사생활 및 논란을 캐내는, 디스패치 역할을 하는 채널들도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саща спилберг, 그녀는 누구인지, 그 외에 다른 유명 유튜버들로 누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Саша спилберг
현재 약 5백만명의 구독자 수를 보유한 이 여성 비디오 블로거는 아직 19살에 불과하다. 그러나 러시아 내에선, 특히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초통령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러시아 전역 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등지에서도 팬미팅을 가질 정도. 실제로 2015년엔 자신의 이름을 건 쇼 <Спилберг vlog>가 방영되었으며 초창기 화장품 리뷰 영상으로 100,000 루블(한화 약 190만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는 가수로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채널에서 뮤직 비디오 영상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녀의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2016년부로 매달 백만 루블(한화 약 1900만원) 이상 벌어들인 다고 한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인기, 부 그리고 명예를 얻어서 일까? 일각에선 그녀의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팬미팅에서의 인성 논란이었다. 이 문제에 앞서 알마티에서 열린 팬미팅 표의 경우 장당 15000 텡게(한화 약 52000원)의 비싼 가격으로 논란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팬미팅에서 거만한 태도를 보이거나 팬들과 사진 찍는 것 조차 거부할 정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여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매니저 역할을 하는 그녀의 아버지가 다른 남성을 폭행하는 영상까지 올라오면서 구설수는 끊이질 않았다.
이런 비판 여론 속에서 그녀의 госдума 연설은 논란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그녀는 Госдума의 부의장이자 여당인 единая россия에 속한 한 정치인의 초대로 연설을 맡게 되었다. Единая россия는 현재 당 대표가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제프로 극우 보수를 지향하고 있다. 그녀는 마치 госдума의 분위기를 의식한 듯 유튜브 영상 <Он вам не димон>을 거론하며 일련의 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연설 도중 한 «не сторонница <…> митингов по поводу того, что кто-то носит жёлтые кроссовки» 라는 말을 통해 그녀의 의중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문장 속엔 뜬금없이 노란색 운동화가 등장한다. 도대체 이 영상은 어떤 영상이며, 노란색 운동화는 무슨 의미인지, 또 그녀가 현재 이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영상 제목부터 살펴보자. <Он вам не димон>에서 димон은 드미트리를 가리키는 단어로 말 그대로 드미트리 메드베제프에 관한 영상임을 뜻한다. 현재 야권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Алексей Навальный가 기획 및 나레이션을 맡았으며 드미트리 메드베제프의 부패 스캔들에 관해 추적하는 내용이다. (Навальный는 현재 유튜브 플랫폼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 영상은 업로드 4달 만에 2400만 뷰를 달성했다.
그렇다면 노란색 운동화는 무슨 의미인가? 영상 <Он вам не димон>은 드미트리 메드베제프의 사치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된다. 그의 비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약 100켤레에 달하는 운동화를 구매한 내역이 발견되었다. 또한 드론으로 촬영한 그의 별장 내부를 보면 연못 한 가운데 오리들을 위한 집이 마련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은데 그의 별장 내엔 동물인 오리조차도 집을 가지고 있는 꼴이다. 이 두가지 사실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자 반부패 시위 당시 노란색 운동화가 등장하였다.
다시 돌아와서
«не сторонница <…> митингов по поводу того, что кто-то носит жёлтые кроссовки»
노란색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집회... 의 지지자는 아니다.(부자연스러운 해석 죄송합니다..)
즉, 이 문장은 반부패 운동에 대한 그녀의 부정 아닌 부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녀가 자신의 의지로 이 표현을 사용했는지, 혹은 대필을 받았는지는 그녀 자신과 지인들만 알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이런 표현을 썼다는 것은 경솔했다고 볼만하다. 그 뒤 해명 영상까지 올라왔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 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다. 영상 <Он вам не димон>의 기획 및 제작을 맡았던 <부패 척결 기금>의 설립자이자 정치인, 사회 운동가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민족 우호대학교의 법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법률 자문, 회사 경영, 라디오 진행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유튜브를 활용하여 자신을 영리하게 홍보할 줄 아는 인물이다. 현재 그의 채널엔 내년에 있을 대선을 대비하여 <Навальный 20!8, пора выбирать(선택해야 할 때입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걸려있다. 그는 실제로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2위(27.24%)를 기록한 바 있으며 2016년 12월 대권 도전을 시사하였다. 그의 채널은 우리나라로 치면 <김어준의 파파이스>와 성격이 비슷하며 навальный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들이 출현하여 자신들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 또한 그는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상대와 주제를 가리지 않는 토론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지난 20일엔 이고리 스트렐코프(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에 주요 역할을 함)와 중계 방송으로 토론을 펼쳤으며 이 영상은 3일이 지난 현재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했다.
현재 러시아 국영 매체 первый канал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현 정권의 선전도구로서 기능한다는 점이다. 푸틴의 하루 일과 – 우크라이나 사태 – 시리아 내전 – 미국(혹은 트럼프) 문제만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러시아 내 실상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심지어 야권 정치인들은 국영 채널 출현 조차 힘든 상황이다. 예를 들어, 2012년 ксения собчак(러시아 대표 야권 성향의 진행자)을 필두로 야권 정치인들과 사회 운동가들을 초대하여 사회 현안에 대해 다루는 토크쇼(채널 mtv Россия)가 등장한 적 있다. 이 방송 1회차 주제가 <푸틴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가?> 였다. 그러나 방송 1회차 만에 저조한 시청률의 이유로 프로그램은 조기 종영을 맞이했다. Собчак의 말에 의하면 2회차에 навальный가 출현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튜브 플랫폼에선 여야 할 것 없이 자유롭게 출현하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다. 시청자들은 댓글로, 혹은 영상 공유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다. 그래서일까? 약 14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의 채널을 구독하고 있으며 영상들은 빠른 시일 내 100만뷰를 달성하고 있다. 현대 러시아인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유튜브를 통해 러시아, 그리고 세상을 이해한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3. 개인적인 러시아 내 유튜브 전망
앞서 얘기했듯 러시아에서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는 이미 구식이 된 지 오래다. 마치 우리 나라의 노년층들이 티비 조선을 보듯, 이 곳 노년층들은 국영 채널을 본다. 국영 채널에서의 러시아는 으리으리하고 멋있다. 듬직한 정치인들,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러시아, 그 속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러시아인들의 모습. 그러나 유튜브를 통해 바라본 러시아는 사뭇 달랐다.
BBC 러시아 채널에 출현한 10대들은 학교 내에 어떤 식의 사상적, 정치적 주입 교육이 있었는지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станислав феофанов는 '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 라는 주제로 실제 러시아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Телеканал Дождь에선 푸틴 지지자들(우리나라로 치면 박사모)이 навальный 캠프에 항의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이렇듯 유튜브를 열면 다이나믹한 러시아를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반응은 어떨까? 현재 러시아 내엔 링크드인, 라인 등이 차단된 상태이다. 이유는 위 회사들이 이용자 정보를 러시아 측에 제공하는 걸 거부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테러 위험에서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검열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유튜브의 경우 2015년 7월쯤 러시아 내에서 차단될 거라는 소문은 돌았으나 아직까지 건재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다가 계정 자체가 차단되기도 하는 등 아직까지도 보이지 않은 검열과 통제는 이어지고 있다.
1년 동안 러시아를 살면서 이 나라의 후진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많았다. 그런데 많은 영상들을 접하면서 실은 그들도 변화를 원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만 변화를 택했을 때 다시 90년 초 상황, 혹은 더 악화될 것을 두려워했다. 또한 역사적으로 익숙해진 탓도 있었다. 논리적 비약일 수 있으나 내가 개인적으로 이해한 바론 이랬다.
러시아는 93년에 헌법이 도입되었을 정도로 대통령제의 역사가 길지 않다. 그 이전엔 절대 왕정, 그리고 소련이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헌법에 삼권 분립이 명시돼 있으나 실제론 대통령 독재, 왕정이라고 보는 견해가 더 많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권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의 사인 없이는 법안이 발의될 수 없다. 대통령이 추천한 총리 후보를 하원에서 거부할 경우 대통령이 직접 하원을 해산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내용들이 헌법에 명시된 사항들이다. 그만큼 러시아인들에겐 강력한 권력의 한 사람에 의해 나라가 운영되는 것이 익숙한 것이다. 그러나 총리 부패 스캔들, прямая линия(일반 시민과 대통령을 직접 연결해 주는 티비 프로)에서 실망스러운 푸틴의 모습 등은 점점 익숙했던 1인 권력 체제에 등돌리게 만들고 있다. 거리로, 혹은 인터넷으로 그들은 정보를 얻고 새로운 정치적 의사를 개진한다. 그런 점에서 유튜브는 단순한 예능 거리가 아닌, 다음 러시아 혁명의 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출처
글
https://ria.ru/technology/20160927/1477901799.html
https://www.dp.ru/a/2017/03/27/Simvolicheskij_protest_ka
https://www.youtube.com/watch?v=qrwlk7_GF9g&t=374s
사진
http://crazy-people6.webnode.ru/anya/
=%D0%BE%D0%BD%20%D0%B2%D0%B0%D0%BC%20%D0%BD%D0%B5%20%D0%B4%D0%B8%D0%BC%D0%BE%D0%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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