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 권유정

현재 저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수 중입니다. 러시아학과 학생이라면 정말 많이 들어보고 또 다녀와 본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궁금증이란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살면서 부딪히고 느낀 점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것들과 사뭇 달랐습니다. 또한 몇 개월을 살면서 '미리 알았더라면, ~을 했더라면' 이라는 아쉬움도 남는 터라 후배들이 제 경험을 참고하여 더 성공적인 연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러시아의 차갑고 추운 면만 생각하는 학생들을 위해 저만의 관점과 경험을 토대로 따뜻하고 밝은 러시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제 글을 통해 학우들에게 연수, 여행 그리고 해외생활 면에서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선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조사하고 성실히 글을 쓰겠습니다.  

 

Title 여덟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5-22 10:44 Read 673

본문

상트페테르부르크 즐기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3~4월에도 눈이 올 정도로 겨울이 길다. 그래서인지 초목이 자라나고 백야가 시작될 무렵부터 해서 많은 행사들이 열린다. 특히 어제, 오늘은 한글학교 종강 행사와 ночь музеев라고 20일 밤부터 21일 새벽 6시까지 표 한 장으로 박물관을 무제한 구경할 수 있는 행사가 함께 열렸었다. 이 외에도 현재 상트 내엔 여름을 맞이하여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들이 가득한데 이번 시간엔 이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쓰고자 한다

 

 

1. 샤슬릭 파티

  샤슬릭은 긴 꼬챙이에 고기와 야채를 끼워 놓고 숯불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러시아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이며 집에 따로 불판과 꼬챙이를 뒀다가 날이 풀리면 온 가족이 호숫가 쪽에 모여 파티를 하는 문화가 있다우리도 시내에서 떨어진 ладожское 호수에서 파티를 열었는데 주변에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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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슬릭 파티>


 샤슬릭 굽기를 도전해봤는데 불 조절이 어렵고 연기가 심하게 나서 계속 물을 붓고 부채질을 해줘야 했다. 또한 고기가 두꺼워서 자주 뒤집고 칼로 쑤셔서 익은 정도를 확인해야 했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는 요리였다. 맛은 우리가 잘 아는 향신료가 강한 것부터 까르보나라 맛까지 다양했다. 그 외에도 고기와 같이 먹을 오이와 토마토도 자르고 한식당에서 주문해 온 김밥도 보기 좋게 나눠 담아 먹었다. 요리 재료부터 도구까지 모두 лента 마트에서 파니 좋을 친구들과 이런 파티를 여는 것도 좋은 추억이 것이다


2. ночь музеев

 ночь музеев 행사는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대표하는 행사이다. 20 오후 6시부터 21 오전 6시까지 진행되며 100개가 넘는 박물관갤러리도서관과 전시회가 열린다고 한다표는  행사에 참여하는 박물관이라면 어디서든   있지만 줄이 길기 때문에 미리 전철역이나 시내에 있는 까싸에서 사는게 좋다가격은 400루블로 학생 할인은 따로 없다대신에 24시간 전철이 운행하고 해당 박물관들을 정차하는 버스가 무료 운행되기 때문에 교통편은 걱정 없다. 

 

 프로그램은 크게 18:00~23:00부와 18:00~06:00부로 나뉜다 박물관 마다 테마도 다양한데 나의 경우  박물관예술 박물관 그리고 트람바이 박물관을 갔다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붐볐다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는 겨울이 길기 때문에 날이 풀리고 백야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각종 행사들이 시작된다러시아인들은  짧은 여름을 즐기기 위해 밤을 새서라도 노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그래서인지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노부부아이를 동반한 가족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러 한밤중에 시내로 모여 들었다재미있었던 것은 우리 팀이 한국인 5러시아인 11명이었는데 새벽 3시쯤 한국인들은 전부 포기하고 러시아인들만 아침까지 산책을 계속했다는 점이다겨울에 체력을 비축해 뒀다가 지금  쓰는 것인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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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람바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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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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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박물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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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의 상트>

 

 

3. 여름 궁전

 여름 궁전은 상트가 아닌 빼쩨르고프에 위치해 있다. 근교 도시들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서 특히 여름에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겨울철엔 입장료가 따로 없지만 여름철엔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야 한다. 학생 할인 기준으로 350루블이며 궁전 내부를 구경하기 위해선 표를 따로 사야한다. 까사는 윗공원(무료) 통과하여 직진하면 나오며 표를 사서 들어가면 바로 아랫공원의 대폭포가 눈에 띈다. 공원을 핀란드만이 감싸는 구조이기 때문에 산책을 하며 바다를 구경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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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근처 핀란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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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포>


 가는 방법은 크게 수중익선과 마르슈르뜨까로 나뉜다. 수중익선은 네바강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강을 가로질러 도시를 구경할 있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대가 있는 편이다.(왕복하면 1000루블이 넘는다) 또한 날씨가 완전 풀리지 않은 이상은 매우 춥기 때문에 대부분 마르슈르뜨까를 이용한다. 나의 경우 автово 전철역에서 내려 출구로 나와 반대편에서 마르슈르뜨까를 탔다. 이곳의 거의 모든 차편이 빼쩨르고프를 가기 때문에 아무거나 타도 상관없다. 다만 일반적으로 요금이 40루블인 것에 비해 빼쪠르고프행은 거의 2배의 가격이었다.  

 

 

4. 하키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람들은 유난히 자신의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심지어 전철에 'Давайте говорить как петербуржцы(페테르부르크 사람들처럼 말해 봅시다)' 라는 문구의 광고가 있을 정도이다. 특히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오랜 경쟁 구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모스크바 기반 축구 혹은 하키팀과 경기라도 있는 날이면 몸을 사려야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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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인의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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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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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외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대표 축구팀은 зенит(제니트), 하키팀은 ска(스까)라고 불린다. 페테르부르크인이라면 거의 모두가 팀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표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나의 경우 ска 경기는 보았지만 노르웨이와의 친선경기 표를 구해 봤다. 가격은 350~60루블 정도로 저렴했으며 뒷자석임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보였다. 또한 입구에서 러시아 국기가 그려진 응원 종이를 주는데 종이를 부채처럼 접어서 아코디언처럼 접었다, 폈다 하며 응원을 펼쳤다. 중간 심판 판정이 있는 동안엔 키스 타임과 경품 추첨, 치어리딩 볼거리가 다양했다. 나의 경우 경기 내용도 마음에 들었지만 선수들끼리 싸움이 났을 관객들이 부추기는 분위기가 재미있었다.


5. Михайловский замок(미하일로프스끼 )
 이 곳은 루스끼 무제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성이다. 빠블 1세의 명으로 지어졌으며 그가 죽음을 맞이한 장소이기도 하다. 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루스끼 무제이에 비해 곳은 비교적 알려져 한적하면서도 볼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학생 할인을 받으면 150루블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내부를 구경할 있다. 성의 바로 옆에 미하일로프스끼 정원이 위치해 있는데 화창한 여름날 박물관을 들렀다가 정원을 산책해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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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Михайловский замок (미하일로프스끼 )>



 전시된 내용도, 볼거리도 다양했는데 특히 고풍스런 외관과는 달리 현대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진 내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어 중간에 쉬면서 관련 영상물을 자유롭게 시청할 있었다. 영상물의 주제도 5~6개로 다양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골라 들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해 모르더라도 대부분이 학교 수업시간에 접해봤던 유명한 그림들이라 지루하지 않았다. 교재의 조그만한 그림만 보다가 천장 끝까지 닿는 압도적인 크기의 그림들을 보니 역사의 장면에 와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미술을 전공하는 러시아인 친구와 함께 갔었는데 친구마저도 모르는 그림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대화를 엿들은 관리인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그림의 주제부터 모티브가 그림까지 설명해줘서 이해하기 쉬웠었다. 또한 관람 중간에 친구의 대학 교수님을 얼떨결에 마주쳐서 미술 기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었다. 나의 경우 소비에트 화가인 Георгий Семёкович Верейский 작품들이 마음에 들었었다. 돌의 표면을 깎아 묘사한 것을 종이에 찍어내는 기법으로 유명한데 실제 돌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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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내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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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되어 있는 돌>



6. Юсуповский дворец(유스포프 궁전)
 이 곳은 내가 3번이나 갔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궁전이다. 위의 미하일로브스끼 성과 마찬가지로 알려져 있진 않지만 내부의 화려함이 마음에 들어 생각날 때마다 들르는 곳이다. 위치는 넵스끼 대로에서 떨어진 모이카 강변에 위치해 있다. 입장권은 학생 할인을 받아도 500루블이다. 다른 곳에 비해 값이 많이 비싼 편이긴 하나 궁전의 내부를 보는 순간 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또한 표만 있으면 아우디오 가이드를 무료로 받을 있다.(다만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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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포프 궁전 극장>



 이 궁전은 18세기에 지어졌으며 1830 Борис Николаевич Юсупов(줄여서 유스포프)라는 공작이 25만루블을 주고 궁전을 사들였다고 한다. 시기부터 1917년까지 유스포프 가문이 궁전을 소유했다고 알려져 있고 현재는 국유화된 상태이다. 유스포프 공작은 러시아 자그마치 57개나 되는 궁전들을 소유했으나 모이카 강변에 위치한 궁전만 그의 이름을 따서 유명해졌다. 당시 그의 개인 미술관으로 이용되었으며 1916 12 17 궁전의 지하방에서 시베리아 농부 출신 예언가 라스푸친이 살해되었다. 지하방은 별도의 요금을 내고 저녁 견학 프로그램을 신청해야 들어갈 있다

 나의 경우 домашний театр 마음에 들었었다. 궁전의 깊숙이 위치해 있으며 다들 극장에 들어오는 순간 감상에 젖어서 한참동안 앉아있다가 나온다. 별도로 표를 구매하면 곳에서 저녁 공연을 수도 있다


* 광고판/домашний театр 사진 출처 яндек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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