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 이수정

안녕하세요 로컬리티 Global -K 3기 러시아학과 14학번 이수정입니다.
 
저는 이번 학기 시베리아에 위치한 러시아 제 3의 도시 노보시비르스크(Novosivirsk)에서 7+1 파견학생으로 수학합니다. 저는 엔게우 대학 생활과 러시아 문화에 대해 경험과 지식을 섞어 칼럼을 게재할 것입니다.
기타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유롭게 연락 주세요~

 

dhfpswl0325@naver.com 

Title 세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3-24 16:19 Read 709

본문

이수정 칼럼 3. 러시아의 문화 특색찾기 : 영화관

 

 러시아의 영화관에는 무언가 그들만의 다른 것이 있다.

지난 주, 주말을 맞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온 지 3주 만에 처음으로 시내에 위치한 победа(빠볘다) 라는 영화관을 찾았다. 큰 상가나 백화점의 어느 층 일부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의 영화관과 달리, 러시아에서는 영화만을 위해 지은 으리으리한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영화를 관람하며 느꼈던 여러 가지 중 한국과 달리 러시아만이 가진 특색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토대로 러시아 친구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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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노보시비르스크 시내 победа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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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победа 영화관 내부



1] 외국영화는 자막보다 더빙이 대부분

 내가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본 영화는 우연찮게도 미국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본 영화 역시 сплит’, 우리나라에서는 ‘23 아이덴티티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미국의 공포 스릴러였는데, 자막이 없고 더빙 뿐이라 별다른 선택권 없이 영화를 봐야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문화의 나라, 러시아인 만큼 영화를 개봉할 때에도 더빙을 입혀 러시아만의 분위기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는 그들만의 문화적 자부심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러시아 친구들과 대화 속에서 얻은 정보로는, 러시아 말은 길어서 이를 자막으로 단다면 단 몇 초 만에 자막을 읽어야 한다는 웃기고도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관을 가는 이유는 쉬고 즐기기 위함인데 왜 외국어로 방해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러시아에 사는 사람들은 러시아어를 주로 알기 때문에 러시아어가 편하다등의 이유가 있었다. 심지어 오래된 러시아영화 중에서는 두 가지 음성이 동시에 들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익숙해졌을 만큼 더빙에 단련이 되어있다고도 했다.

 영상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자막을 입혀 제작 의도나 분위기 등을 그대로 전하고자 하는 한국과 차이가 분명히 보이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아직 러시아어 청취가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살짝 불편함이 있어 공포영화임에도 추리를 하다 돌아와야 했다.

 

 

2] 영화관에도 역시나 있는 외투보관실(гардероб)

 러시아에는 아주 다양한 곳에 외투보관실이 존재한다. 백화점에도 있고, 박물관에도 있고, 심지어는 대학교에도 있다. 이를 모르고 두툼한 점퍼를 입은 채로 학교 도서관에 들어갔다가 제지를 당했던 슬픈 적도 있었다. 이런 곳이 영화관에도 없을 리가 없다.

외투 보관실이 존재 하는 이유는 모두가 금방 수긍할 만하다. 춥고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의 사람들은 그만큼 두꺼운 외투를 입는다. 하지만 그대로 실내에 들어오면 젖어 축축해지고 움직임이 둔해지기 때문에 외투를 벗고 들어가는 것이 예의인 것이다. 옷을 맡기면 할머니께서 (지금까지 이곳에서 할머니 밖에 본 적이 없다) 번호 키를 주시기 때문에 반납만 하면 옷을 안전하게 찾을 수 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귀중품은 몸에 지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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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외투보관실


3] 영화표 가격 < 팝콘 가격

 러시아 영화표는 대략 200루블, 한국 돈 4천원 정도에 상당한다. 한국의 절반 값도 되지 않고 학생증을 내면 더 할인 받을 수도 있다고 하니 영화보기가 취미인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것 같다. 러시아의 영화관에서도 팝콘과 콜라 등의 먹거리를 팔았는데 팝콘 L사이즈에 콜라 두 개 값이 바로 350루블. 팝콘 가격이 영화표 가격을 넘어서고 있는 점이 어디서 본 듯 아주 낯설지는 않았다. 영화를 볼 때 주위에 팝콘을 먹는 사람들이 적기에 비싸서 잘 안 먹는가보다 했지만 친구의 말로는 많이들 즐겨 먹는다고 한다. (물론 비싸다고 생각하고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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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победа 영화관


 러시아는 문화예술에 대한 대우가 상당한 것 같다. 극장 하나를 지어도 웅장하고 세련되고 멋들어지게 지어놓으니 영화 하나를 보고 왔어도 뭔가 큰일을 해낸 느낌이다. 또 러시아는 과거 명성을 날린 문학작품들을 다시 소재로 하여 영화화 하는 경우도 많아 다양한 주제의 영화를 접할 수 있다. 러시아에 방문한다면 단 돈 4천원에 만족스러운 문화생활을 즐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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