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두 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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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3-10 12:26 | Read | 1,394 |
본문
러시아 여성의 날 (Международный женский день)
Поздравляю вас с 8 Марта! (3월 8일을 축하해!)
바로 어제 3월 8일은 러시아 여성들이 일 년 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의 날은 모든 여성들에 대해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사회적으로 크게 조명하지 않지만 러시아에서는 공휴일로 지정된 이 행사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수업시간에도 여성의 날에 대해서 배웠다
1] 여성의 날의 시작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불타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여성들의 근무 여건 향상을 위해 투쟁하던 미국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언급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는 1966년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의해 공휴일로 지정되었고, 10월 혁명 이후에는 1913년 소련 최초의 국가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에 의해 소련의 공식 기념일로 지정되었다.
여성의 날은 소련의 여성 조각가 베라 무히나의 '노동자와 집단농장 여성일꾼의 동상'에 표현된 것처럼 여성들이 남자들과 나란히 낫과 망치를 들고 새로운 사회 건설에 매진하도록 격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근본은 여권신장과 관련된 정치적 행사임을 알 수 있다.

노동자와 집단농장 여성일꾼의 동상

1917년 세계 여성의 날 러시아 페테르스부르크 여성 노동자들의 행진
출처:https://wspaper.org/article/7691
2] 왜 꽃을 주는 것일까?
여성의 날은 남성이 여성에게 꽃을 준다고 익히 알려져 있어 아마 기대하고 있는 여성 유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이 날 나도 꽃을 든 여자들로 가득한 거리를 기대하며 길을 나섰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지만 갈색 포장지에 싸인 꽃다발을 들고 가는 여자나, 애인에게 줄 꽃을 들고 있는 남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장미와 밝은 색 튤립 또는 노란 미모사를 주로 선물한다. 1912년 여성 노동 운동가인 로즈 슈나이더만(Rose Schneiderman)이 연설 중 "노동자는 빵 뿐만 아니라 장미도 가져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꽃이 여성의 날의 상징이 되었다. 여기서 빵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 권리를 의미한다.


노보시비르스크 아카뎀 고로독의 여성의 날 거리 풍경
3] 세계 여성의 날과 페미니즘의 관계
3월 8일은 러시아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세계 여성의 날인 만큼 여성의 날과 관련하여 최근 함께 대두되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페미니즘(феминизм)’이다.
서구의 페미니즘 역사는 여성해방을 외친 여성들의 투쟁과 희생으로 얼룩져있다. 프랑스 혁명에서 발표된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담은 남성들의 인권선언에 대해 여성인권선언문을 발표하여 비판한 올랭프 드 구주는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또 영국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참정권을 위해 명사들이 집결한 승마시합장에서 달리는 말 속으로 뛰어들거나 영국 의사당의 방청석 2층에서 뛰어내리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차르 치하라는 특수한 상황 속 러시아 여성들은 온건한 개혁을 보장받지 못했으므로 주로 사회구조의 철저한 변혁을 위한 혁명운동에 가담했다. 사실상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차르 체제가 무너진 이후에나 페미니즘적인 요구를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성의 날은 여전히 페미니즘 운동의 모든 상징이 되어주고 있다.


여성의 날 맞이 할인판매
이 날, 나는 처음 만난 러시아 친구와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러시아 친구들에게 꽃을 받았느냐고 연락을 해 보니 어떤 친구는 오늘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갔다고 하고, 또 다른 친구 역시 공휴일 이외의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젊은 층이 무관심해지고 많은 기업들이 이를 상품 판매의 기회로 삼으면서 오늘날 그 본질이 흐려지는 부분은 있지만, 과거 여성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그들이 흘린 피땀눈물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날을 맞이하는 여러 러시아 가족들의 풍경을 살펴볼 수 있는 영화 ‘мамы’(어머니)를 추천하면서 두 번째 칼럼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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