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장예경

“브라질로 유학을 간다고?...”

 

지구 반대편의 남아메리카,

삼바와 축구로 익숙하지만 사실 전혀 모르는 나라.

 

그 멀고도 먼 나라 안에서 모든 것이 낯선 한국 유학생의 일상, 그리고 그 문화에 녹아들기 위한 적응기와 성장기를 함께 봐주시겠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 브라질학과 장예경, ho02183@naver.com

Title 두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10-04 10:14 Read 977

본문

두 번째 칼럼,

브라질 대학교는 어때?”

 

 

 

 관광지로 잘 알려진 국가 브라질, 그런 브라질에 내가 온 이유는 공부를 하기 위해이다. 물론 늘 꿈꿔왔던 남미 여행을 하고 싶었기도 하고, 굳이 보편적으로 알려진 국가가 아니라해도 한국 밖에서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는 점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브라질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학생 비자를 따고 이 곳에 왔다. 그러나 브라질이 캐나다, 영국, 필리핀 등 잘 알려진 유학 국가가 아니다보니 학교에 대한 정보는 늘 부족했다. 따라서 이번 칼럼은 내가 맨 몸으로 부딪히다시피 시작한 대학 생활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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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엠블럼


 

 내가 다니는 PUCRS, 앞 세 글자를 따서 뿌끼라고 불리는 이 학교는 한국보다 한 달 빠른 81일에 학기가 시작된다. 보통 8월 둘째 주에 개강하는 브라질의 다른 학교들에 비해 개강이 빠른 편이다. 그러나 나는 현지 시간으로 727일에 도착했기 때문에 시차 적응도 덜 된 상태로 첫 강의에 들어갔다. 또한 학교 측에서 권하는 입국 기간보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개강 한 주 전부터 시작되는 유학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에도 참여하지 못 했다. ‘Seminário de orientação aos estudantes internacionais’라 불리는 한 주간의 OT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담당하는 ‘Mobilidade acadêmica’라는 부서 주최로 이루어진다. 한 주간 학교에 대한 소개와 신청자에 한해 학교에서 정해주는 짝 친구와의 만남, 유학생들끼리의 파티, 수강 신청, 외국인 등록증을 만들기 위한 서류 준비 등에 대해 알려주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시기에 유학생들에게 필요한 학교 휴일이 적힌 공책과 달력 등의 선물을 주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들에 참여하면서 학교 지리와 분위기를 익힌 후 81일에 학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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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의 OT 프로그램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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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CRS 교내 지도

 

 

사진은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면 볼 수 있는 학교 지도이다. 지도에서 볼 수 있듯 뿌끼는 한국 대학교들과 달리 건물에 이름을 붙이지 않고 번호를 매긴다. 또한 교내의 길에도 Rua 1(1), Rua 2(2)와 같이 번호를 매겨 하나의 작은 도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도에 보이는 각각의 번호들은 각각의 학부 건물이다. 예를 들어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에는 언어 전공 학과들이 모여 있는 어문학관이 있다면 뿌끼에는 LETRAS 학부인 Prédio 8(8번 건물)가 뿌끼의 어문학관인 셈이다. 뿌끼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사립 가톨릭 대학교라 규모가 크고 명성이 높은 만큼 학교 자체의 규모와 학부 건물들, 그리고 인테리어까지 화려하고 창의적이다.

 

특히 TECNOPUC(테크노뿌끼)라고 불리는 뿌끼의 과학 및 기술 개발 단지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연구소인데, 지도에서도 볼 수 있듯 학교의 큰 규모를 차지하며 가장 창의적인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다. 유학생을 포함한 재학생들은 신청 후 선발되면 테크노뿌끼에서 브라질 기업인 Globo, Petrobras를 비롯해 세계적인 대기업 HP, Microsoft 등 다수의 협력 기업에서 인턴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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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뿌끼에서 진행된 투자유치회의 진행 모습

 

 

나는 인턴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지난 83, 우연히 삼성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브라질에 오신 한국인 사업가 이대공(JOHNGYU), 박상준(2GATHER) 대표 두 분을 만나 테크노뿌끼에서 진행된 사업 투자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회의에는 두 명의 테크노뿌끼 담당자와 세 명의 현지 투자 및 고문관이 참석하여 두 분의 사업에 대한 설명과 투자 유치를 위한 홍보가 이뤄졌다. 두 분이 포르투갈어를 전혀 모르시고 영어만을 구사하셨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었는데, 그럴 때 약간의 통역을 해드리곤 했다. 사업에 대한 회의에 참가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게다가 브라질 현지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들을 수 있는 기회이다 보니 Tecnopuc의 인턴을 신청한다면 남미에 대한 보다 폭 넓은 시야를 갖게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학교 수업

 

 브라질은 한국과 달리 개강 두 번째 주까지 OT 기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학기 둘째주 화요일까지 수강 정정을 할 수 있고, 수강철회는 한국과 달리 수강정정기간 이후에도 가능하다. 수강신청은 유학생 담당 부서인 MOBILIDADE(모빌리다지)에서 수강신청 기간(OT )에 이루어 지는데, 이 때 신청하는 수업들은 이미 한국에서 입학허가서를 받기 위해 짜놓은 목록대로 신청된다. 다만 수강정정이 한국에서처럼 인터넷으로 클릭 몇 번에 끝나지 않고, 바꾸고자 하는 수업의 학부 과사무실을 각각 방문해야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입학허가서를 짤 때 고심해서 짜는 것이 중요하다.

 

수업은 MANHÀ, TARDE, NOTE (아침, 점심, 저녁) 시간대로 나뉘는데, 한국과 달리 많은 학생들이 생업을 위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이 학교는 야간 수업이 활성화돼있다. 나는 밤에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할 거라 생각해 아침 수업만을 골랐으나, 학교는 낮보다 밤에 사람이 더 많다. 또한 1교시가 8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뿌끼를 오고자 하는 학생들은 시간표를 짤 때 잘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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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rovante de Matrícula (수강 증명서 겸 시간표)

 

 

교환학생이 7+1이나 아너스를 통해 인정받을 수 있는 학점은 최대 18학점이다. 그러나 외대와 달리 뿌끼는 한 학기 20학점 이상 신청할 수 있고, 1시간은 정확히 1학점이라 20학점을 신청해도 시간표가 널찍하다. 따라서 20학점 이상 수업을 들어도 시간이 넉넉하니, 평소에 관심 있었던 전공 외 다른 분야의 강의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 다양한 학교 행사

 

학교생활을 두 달 가량 하면서 색다르다고 생각한 점, 뿌끼는 참 다양하고 창의적인 행사들을 펼친다. 최근에는 유학생들을 위해 학교 안 박물관에서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을 연상시키는 과학 퀴즈 게임을 진행했다. 또한 유학생들은 신청한 사람에 한해 ‘Amigo Universitário(이하 AU)’라는 교내 짝 친구를 배정받는데, 모든 유학생들과 AU들의 친목 도모와 테크노뿌끼 시설 소개를 위해 교내에서 칵테일파티를 열기도 했다. 게다가 FAMECOS라고 불리는 소셜 커뮤니케이션 학부는 개설 50주년을 맞이해 시내의 유명한 클럽 중 하나인 CUCKO(꾸꾸) 3일 동안 빌려서 축제를 하기도 했다. 학교 명의로 클럽을 빌리다니,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듯 브라질에서의 대학 생활은 충격적인 신선함으로 가득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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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를 받기 위해 박물관에서 벌칙을 수행 중인 유학생

 

 

 사실 이렇게 하루하루가 신선하다 보니 가끔은 내가 대학교를 다니는 게 맞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창의적인 행사들이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그 참여는 학생들에게 좋은 정보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행사를 준비하는 교직원들도, 참여하는 학생들도 기분 좋은 일일 수밖에 없다.

 

 

 

 

 

나는 외국 경험도 별로 없던 터라 외국인들의 성격과 문화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했다. 도착 후 학기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겪고, 또 모르는 것들을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모든 유학생들이 시작부터 모든 것을 알고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 위로하지만, 정보가 있는 것은 다음에 뿌끼를 오고자 하는, 혹은 브라질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싶은 학우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브라질 학교 생활에 관한 개괄적인 소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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