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장예경

“브라질로 유학을 간다고?...”

 

지구 반대편의 남아메리카,

삼바와 축구로 익숙하지만 사실 전혀 모르는 나라.

 

그 멀고도 먼 나라 안에서 모든 것이 낯선 한국 유학생의 일상, 그리고 그 문화에 녹아들기 위한 적응기와 성장기를 함께 봐주시겠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 브라질학과 장예경, ho02183@naver.com

Title 첫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9-08 14:00 Read 651

본문


첫 번째 칼럼,

브라질 유학, 어쩌다가 가게 됐어?”

1209fbcf6fd412f5e14624d1d993d46e_1473310

출국 전, 친지들과 친구들 등 주변 지인들에게 일 년 동안 유학을 가게 됐다고 전했다. 어느 국가로 가냐는 질문에 '브라질'이라고 답하자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이 섞인 표정을 짓고는 이내 "브라질? 어쩌다가? 위험하지 않니?"라고 모두들 되묻는다. 출국 전 만난 사람들은 거의 모두 같은 질문을 하고, 나는 그들에게 같은 대답을 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1209fbcf6fd412f5e14624d1d993d46e_1473310

 사람들은 보통 브라질 하면 '삼바의 나라', '축구에 열광하는 더운 나라', '치안이 나쁜 나라' 정도를 생각한다. 모두 맞는 대답이다. 브라질은 삼바, 카니발 축제, 축구로 유명한 관광지이면서 동시에 심각한 치안 문제를 가진 나라임이 맞지만, 사실상 이 이상으로 사람들이 브라질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딱히 없다. 사실 나 또한 남미에 관심을 갖기 전까지 다를 바 없었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조차도 브라질 지역학을 공부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 알면 알 수록 생각보다 매력이 많다. 어떤 매력이 있어서 나는 이 곳에 오고자 했을까.

1209fbcf6fd412f5e14624d1d993d46e_1473310

2000년대 브라질은 BRICS 국가 중 하나로, 세계 모든 국가들 중 가장 전망 있는 국가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큰 성장을 보였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영토를 가진 이 나라는 막대한 영토와 그에 따른 천연자원의 큰 매장량으로 BRICS의 중심에 서 있었다. 약간의 비약을 섞자면 브라질 전 대통령인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Lula da Silva)2000년 미국의 이란 핵 보유 제재 조치에 대놓고 반대할 수 있을 정도다. 당시 브라질은 최상의 위상을 떨치고 있을 시기였고,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며 남미 영토의 70%를 차지하면서 중남미 국가들의 맹주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브라질의 입장 표명은 미국에 타격을 줄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최근 2010년대에 접어들며 브라질 경제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8월 올림픽을 개최한 리우 주의 신용등급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의해 투자 부적격 등급인 ‘CCC-‘로 조정됐다. 2000년대 초반의 위상은 사라지고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경제뿐 만 아니라 정치까지 혼란스러운 상태이다.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가 탄핵당하며 브라질 살림은 호세프에 이어 대통령직을 승계 받은 전 부통령 미셀 테메르(Michel Temer)에 의해 꾸려지고 있다. 사실 그나마도 “Fora Temer!(테메르 퇴출)”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1209fbcf6fd412f5e14624d1d993d46e_1473310

늘 혼란스러운 정치 및 경제 상황 때문인지 치안 문제 또한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올림픽이 발생한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의 심각한 안전 문제는 전 세계에 동영상으로 퍼져 악명이 자자하다. 때문에 남미를 방문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은 쉽게 방문을 결심하지 못 하기도 한다. 치안 문제는 단순히 리우 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배 유학생들에게도 안전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났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빼앗긴 이야기,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다가 자전거 탄 도둑에게 핸드폰을 도둑맞은 얘기, 버스 안에서 눈앞의 승객이 강도 당한 얘기, 뒷주머니에 넣어 둔 핸드폰을 뺏어가는 도둑과 몸 싸움을 벌인 이야기 등등 나열하자면 하룻밤을 꼬박 새울 이야기들이 많다.

스무 살 남짓한 여학생이 일 년 동안의 유학 생활을 즐기기엔 브라질이라는 국가가 온전히 안전하고 평화로운 국가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 초 로컬리티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했던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경험을 되돌아봤을 때, 위험한 장소에서 만난 빛나고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그 경험들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느끼는 그것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다.

사람은 늘 아름다운 것만 보고 살 수 없다. 늘 맛있는 음식만 먹으며 살 수도 없다. 늘 쳇바퀴 같은 생활을 하던 나에게 브라질이라는 국가는 늘 안전함평온함이라 쓰고 나태라고 읽는 한국 생활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역동적인, 위험하지만 더 큰 세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 년의 유학을 결심했고, 올림픽이 열리듯 화려한 면과 늘 빈번하게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어두운 면 모두를 관찰하며 세상에 관한 통찰력을 갖고자 한다. 나는 Global-K Network 리포터로 활동하는 시간 동안 내가 접하고 관찰한 것들을 남미에 관심 갖는 독자들이 남미에 대한 호기심과 막연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유익한 칼럼들을 써보고자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외대로 81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교양관 213-1호
031-330-4593~4 / localitycenter@hufs.ac.kr
Copyright (c)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컬리티 사업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