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박수진

브라질 화폐 REAL

이번엔 현 브라질 화폐인 REAL(헤알)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브라질의 화폐단위인 헤알은 저번 칼럼에서 소개드렸듯이 1994년 7월 1일 이후, 헤알 플랜에 의해서 도입된 단위입니다. 화폐 코드는 BRL, 기호는 R$이며 $에 세로줄을 2개 그어야 합니다. 단수형으로는 ‘REAL’이라고 쓰고 실제 발음은 ‘헤아우’라고 하며, 복수형의 경우 REAIS 라고 쓰고 ‘헤아이스’라고 읽습니다.

지폐를 세는 단위가 REAL이며, 동전을 세는 단위는 Centavo(쎈따부)입니다. 복수형은 Centavos(쎈따부스)로, 1쎈따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쎈따부스’로 읽습니다.

1994년 재무부 장관이자 제34대 대통령인 Fernando Henrique Cardoso(페르난두 엔히끼 까르도주)가 제안한 “Plano Real (헤알 플랜)”으로 인해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는 단위인 헤알은 크게 지폐와 동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폐는 포르투갈어로 Cédula(쎄둘라), 동전은 Moeda(모에다)라고 부릅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폐는 크게 2 reais, 5 reais, 10 reais, 20 reais, 50 reais, 100 reais로 총 여섯 종류의 지폐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1헤알은 동전이 아닌 지폐였습니다. 2006년에 동전으로 교체되어 현재 브라질에서는 더 이상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1헤알을 이용한 지폐 위조 범죄가 성행했기 때문입니다. 화학약품으로 1헤알 지폐를 위조하여 100헤알로 만드는 범죄가 자주 발생하자, 1헤알을 동전으로 교체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하여 화폐 규격을 모두 다르게 바꿨습니다. 초기에는 모든 화폐의 규격이 140*65로 동일했지만 위폐방지 차원에서 이를 변경했습니다. 아직도 화폐 위조가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슈퍼나 상점에 가면 50헤알과 100헤알의 경우, 위조 여부를 확인합니다. 돈을 받는 직원은 위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폐를 높이 들어서 형광등 불빛에 비춰봅니다. 이런 모습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브라질 중앙 은행 홈페이지 (http://www.bcb.gov.br/?REALSEGUR)에 접속하면 주의해서 봐야 할 지점을 정해놨고, 위조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큰 돈을 인출하거나 환전을 할 때 이를 미리 알아두고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브라질 지폐 앞면에는 모두 월계관을 쓴 여인이 그려져 있습니다. Efígie da República(공화국의 우상)이라고 불리며 이는 브라질이 공화국임을 상징하는 그림입니다. 이 여인은 실존인물이 아니며,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폐 뒷면에는 멸종 위기 동물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우선 1헤알에는 흰줄기에메랄드 벌새(Amazilia Lactea), 2헤알에는 대모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희귀동물 메부리 바다거북 (Eretmochelys imbricata), 5헤알에는 브라질 늪지대에 서식하는 대백로(Casmerodius albus), 10헤알에는 남미를 대표하는 아라라 앵무새 (Ara chiorepterus), 20헤알에는 황금사자 원숭이 (Mico-leao-dourado), 50헤알에는 재규어(Panthera onca), 100헤알에는 브라질 해안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농어(Epinephelus marginatus)가 그려져 있습니다.

지폐에 멸종위기 종이 그려져 있는 이유는, 돈을 쓸 때마다 이들을 생각해보자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

동전은 1 centavo와 5, 10, 25, 50 Centavos 그리고 1헤알이 있습니다. 1 centavo = R$0.01, 5 centavos = R$0.05, 10 centavos = R$0.10, 25 centavos = R$0.25, 50 centavos = R$0.50에 해당합니다. 1 centavo는 2005년에 생산이 중지되어 현재는 사용중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를 제외하고 현재 사용중인 동전은 총 다섯 종류입니다.

동전의 앞면에는 각 세기를 대표하는 인물과 그들의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 centavo는 포르투갈의 탐험가 Pedro Álvares Cabral(뻬드루 아우바레스 카브라우)와 그가 브라질을 발견한 당시에 탔던 범선이 그려져 있고, 5 centavos에는 브라질 독립운동가 Joaquim Jose da Silva Xavier(조아낑 조제 다 시우바 샤비에르)와 독립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독립운동가는 Tiradentes(찌라덴치스)라고 불리며, 그의 이름을 딴 마을이나 커피가게도 있고, 그의 죽음을 기리기위한 공휴일(4월 21일)도 있을정도로 브라질 사회에서 굉장히 영향력있는 인물입니다. 10 centavos에는 브라질 제국 초대 황제인 Pedro I(뻬드루 1세)와 그가 Ipiranga(이삐랑가) 언덕에서 독립을 선언할 때 탔던 말이 그러져 있고, 25 centavos에는 브라질 공화정 초대 대통령인 Manuel Deodoro da Fonseca(마누에우 데오도루 다 폰세카)와 공화정 국기의 상징이 그러져 있습니다. 50 centavos에는 외교관, 정치인, 변호사 등 다수의 직업을 가지며 브라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José Maria da Silva Paranhos Júnior(조제 마리아 다 시우바 빠라뇨스 주니어)와 외교와 무역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바다와 파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1 real에는 공화국을 대표하는 여인의 모습이 그러져 있습니다. 모든 동전 뒷면에는 공통적으로 우주와 별이 그려져 있고 여기서 우주는 세계를, 별은 브라질의 주(Estado)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기념주화가 발행된 적도 있습니다.

브라질을 최초로 발견한 포르투갈 탐험가 Pedro Álvares Cabral(뻬드루 아우바레스 카브라우)의 초상화가 그려져있는 기념 화폐입니다. 2000년 4월, 브라질이 발견된 지 500주년을 맞이하여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발행량은 무려 2억 5천만장으로, 당시 순환되고 있던 10헤알권의 절반에 가까운 엄청난 양이었다고 합니다. 뻬드루의 초상화와 발견당시 작성된 지도, 포르투갈 국왕에게 보낸 편지 등이 함께 새겨져 있습니다.

최근에 발행된 기념주화인 2016 리우 올림픽 1헤알 동전입니다. 수영, 축구 등 다양한 올림픽 종목의 이미지를 새겨넣었고 총 17종의 기념주화를 발행했습니다. 생산이 소량으로 됐기때문에 가치가 희소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판매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17종류가 모두 모인 완성판은 약 300헤알에 팔리고 있습니다. 동전 1개에 1헤알이니, 실가격은 17헤알로, 원가격의 18배 정도에 해당하는 가격입니다.

큰 행사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주화를 만드는 일은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브라질 화폐 역사를 바탕으로 봤을 때, 더욱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과거와 같은 엄청난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초래되지 않도록 살피고, 현통화량을 정확히 알아보는 등 조금 더 세심한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몇몇 전문가들은 브라질 정부가 기념주화를 발행할 때 이런 점들이 충분히 고려하였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헤알화가 시작된 지 20년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고작 20년에 불과합니다. 현재도 인플레이션율이 낮지 않은 상태인데, 브라질 정부의 더 나은 정책으로 브라질 경제도 안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브라질 화폐 REAL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