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박수진

브라질에서 6개월 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통번역 인턴으로 활동하게 된 브라질학과 13학번 박수진입니다.

 

앞으로의 브라질 생활과 남미에 대한 정보들, 그리고 해외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겪게 되는 고충이나 여러분께 도움 될 내용들을 정리하여 성실히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브라질에 대한 두려움이 즐거움이 되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Title 아홉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10-04 10:31 Read 1,454

본문

브라질 생태 도시쿠리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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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칼럼에서 브라질의 대략적인 지역구조를 봤다면, 이번엔 조금 더 세심한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남부지방의 주요 도시들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Sul 지방(Região Sul do Brasil)은 브라질 남부 지방을 가리킵니다. 면적은 57 6,409.6, 인구는 29,016,114 명이며, 브라질 전체 면적의 6.76%를 차지합니다. 파라나 주, 히우그란지두술 주, 산타카타리나 주가 이 지방에 위치합니다.

 

이전 칼럼에서 적었듯이 남부지방은 타 지방에 비해 백인 비율이 높습니다. 1822년 브라질 독립 이후,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 브라질 남부인 술(Sul) 지방으로 포르투갈인, 스페인인, 독일인, 오스트리아인, 룩셈부르크인,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 네덜란드인, 러시아인, 이탈리아인 등의 유럽인 이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남부지방을 다녀오면 브라질이 아닌 유럽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들 많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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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소개할 도시는 쿠리치바(Curitiba)입니다. 브라질 남부에 위치한 파라나 주의 주도로, 주의 정치와 경제 중심지입니다. 쿠리치바는 도시 계획을 통해 친환경적인 도시를 조성함으로써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도시 자체의 혁신적인 변화로 브라질 사람들의 만족 또한 이끌어 냈습니다. 사회, 문화, 교육, 환경 문제까지 체계적으로 해결하여 쿠리치바의 도시 계획안은 세계 여러 도시에 영향을 미쳤으며, 선진국 도시가 아닌 개발도상국의 도시로서 그러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쿠리치바의 교통 및 환경 정책은 우리나라의 버스 전용 차선과 광역 버스 정책 등에도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모티브를 얻은 곳이 바로 이곳 쿠리치바입니다. 버스 환승시스템과 버스 전용 차선 등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교통 제도들의 시작이 이곳입니다. 알고 계셨나요?

 

 쿠리치바의 경우 친환경 도시로 교과서에서도 소개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계속되 는 발전 탓에 환경오염이 큰 화두가 되는 요즘, 친환경 도시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쿠리치바의 사례 또한 여러차례 소개되었습니다. 친환경 도시는 시민들에게 건강과 정서적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유치하고 도시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이런 쿠리치바는생태 도시로 불리고 있으며 시민들도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를브라질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고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쿠리치바가 원래부터 살기 좋은 도시는 아니었습니다. 이 곳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가난하고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도시였다고 합니다. 월급 수준 또한 현저하게 낮았으며 시민의 과반수 이상이 문맹자일 정도로 발전이 되지 않은 도시였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을 계기로 이 도시에 공업화가 이루어지면서 경제활동의 중심지가 되었고 이로 인해 인구가 급속도로 늘었으며, 결과적으로 도시 환경이 오염됐습니다. 가속화된 산업화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이켰고 그 오염의 정도가 아주 심했다고 합니다.

 

이런 쿠리치바를 바꾼 것은자이메 레르네르라는 시장입니다. 건축가였던 이 시장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도시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교통 혼잡을 줄이고 환경을 보존하는 등 체계적인 정책으로 쿠리치바는 변모했습니다. 또한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라는 극찬을 들으며 모두가 칭찬하는 친환경 도시를 마침내 건설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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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리치바에서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우수한 교통 체계입니다. 브라질은 대지가 워낙 넓다보니 우리나라처럼 여러 곳에 지하철을 설치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주 교통수단이 버스인데, 그래서인지 실제로 브라질 전역에 버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여행을 하거나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그 안락함과 편안함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한 도시 내에서 운행하는 버스는 체계가 잘 되어 있다고 보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한국처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많이 발달한 것도 아니어서 실시간으로 버스 도착 서비스 등을 확인하기 어렵고, 버스 시간 등이 일정하지 않아 한 도시 내에서 버스를 이용할 때는 불편을 겪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쿠리치바는 다릅니다.

 

 버스만으로도 시민들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독창적인 교통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쿠리치바의 도로는 삼중 도로 체계로 중앙도로에 급행 버스를 위한 버스전용차로를 두고, 도로 양편에 자동차 도로, 그리고 그 옆에는 일방통행 도로를 두는 체계입니다. 그리고 급행 버스, 지역 버스, 직통버스 등을 색깔로 구분하고 버스 간에 완벽하게 환승이 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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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체계 이외에 주목해야 할 것은 3대의 버스를 이어 붙인 형태의 굴절형 버스와 장애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원통형 버스 승강장입니다. 굴절형 버스는 계단이 없고 바닥이 낮아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오르내리기 쉬운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게다가 5개의 출입문을 통해 270명의 승객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일반 브라질 버스의 경우 한국 버스보다 그 길이가 긴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출입문은 하나이고 또한 버스 요금을 낼 때, 한 사람씩 요금을 내고 각자 거스름돈을 받고 개찰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통과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굉장히 깁니다. 요금을 계산해주는 직원이 없는 저녁 시간대의 경우, 버스 기사가 직접 요금 계산도 하고, 개찰구도 열어주고, 운전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불편하다고 느낀 점이었는데 쿠리치바는 이를 개선했습니다. 버스 승강장에서 버스를 타기 전에 미리 요금을 지불하게 되어 있어서 이런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지 않아도 되고 이로 인해 최대 정원인 270명이 한꺼번에 타거나 내릴 때 걸리는 시간이 20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결과 승객들의 승하차 시간을 줄임과 동시에 불필요한 엔진의 공회전을 방지하였으며, 대기오염을 약 30% 정도 저감시키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또한 승강장의 높이와 버스의 높이를 일치 시킴으로써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까지 고려했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도 도입해 온 환승 시스템은 가난한 시민들에게도 버스 이용의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쿠리치바의 교통 체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등 세계 여러 나라에도 도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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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1971년에 주민 1인당 불과 0.5㎡의 녹지만을 가진 황폐한 도시에 지나지 않았던 쿠리치바가 오늘날에는 주민 1인당 52㎡의 녹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엔과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한 수치의 4배 이상이나 되는 엄청난 면적으로 노르웨이의 오슬로에 이에 세계 두 번째 규모입니다. 도심지가 아닌 곳에서는 건물을 지을 때 도로로부터 5m의 공간을 확보하고 나무를 심었으며 이렇게 심은 나무가 약 100만 그루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한 홍수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안으로 하천과 인접한 지역에 공원을 개발하고 유수지 역할을 담당하는 호수를 조성하였습니다. 그 결과 많은 공원들이 탄생했고, 많은 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쓰레기 관련 정책도 쿠리치바의 성공한 정책으로 꼽힙니다. 사실상 브라질은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분리수거를 한다고는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들, 그리고 일반 쓰레기를 다 섞어서 버려도 벌금이나 어떠한 규제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일회용 쓰레기 봉투를 써야하는 것도 아니고, 재활용품이나 분리수거에 대한 명확한 의식도 없습니다. 일회용품도 굉장히 많이 쓰는 나라여서 환경 문제가 많이 걱정되긴 하였는데, 생태 도시 쿠리치바는 다릅니다.

 

주민들에게 분리수거를 독려하여 재활용품의 재활용률을 높였으며, 분리 수거된 물품들을 농산물이나 생활용품으로 바꿔주어 가난한 사람들의 생계에 보탬이 되게 하였습니다. 시에서는 쓰레기를 수거해 오는 지역 주민들에게 쓰레기 5kg 1개의 농산물이 든 자루 또는 버스토큰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농산물이 든 자루에는 주변 지역 농가들에서 시청이 구입한 쌀, , 감자, 양파, 오렌지 등의 농산물이 한 가지 이상이 담겨져 있습니다. 또한 분리 수거된 물품을 분리하고 재생하는 공장에서는 알코올 중독자, 실업자, 장애인 들을 고용하여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재활용 및 쓰레기 교환 프로그램을 통하여 쿠리치바는 가난한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생활의 질 향상과 영양 개선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배울 점이 많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다른 도시들도 이 도시의 장점을 배워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브라질은 좋은 정책으로 좋은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이를 보고 배웠습니다. 훌륭한 정책에서 착안하여 자국에 맞는 제도를 실시하고 시민의 편의 개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왜 브라질 내에서는 아직도 도시간의 격차가 이렇게 심한지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두 가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도시에 훌륭한 지도자가 없거나 아니면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거나, 이 둘 중 하나입니다. 한 도시만 발전해서는 나라 전체의 발전을 가져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브라질의 다른 도시도 장점은 받아들이고 단점은 극복하여 모든 도시가 큰 격차없이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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