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박수진

브라질에서 6개월 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통번역 인턴으로 활동하게 된 브라질학과 13학번 박수진입니다.

 

앞으로의 브라질 생활과 남미에 대한 정보들, 그리고 해외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겪게 되는 고충이나 여러분께 도움 될 내용들을 정리하여 성실히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브라질에 대한 두려움이 즐거움이 되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Title 첫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8-03 11:18 Read 714

본문

포르투갈어 통번역 인턴 생활

 

이번 칼럼은 브라질 제조회사에서 통번역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의 얘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지난 칼럼에서 통번역 인턴으로 선발된 과정과 인수인계에 대해서 설명해드렸는데, 제가 이렇게 인턴으로 근무한지도 벌써 한 달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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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인 DAS는 자동차 시트 프레임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한국에 본사가 있고, 중국, 인도, 터키, 체코, 미국, 그리고 브라질까지 현지법인이 진출한 글로벌 기업입니다. 현지화로 인해 거의 모든 부품이 브라질에서 생산되고 이를 조립하고 용접하여 현대 다이모스로 납품하며, 최종적으로는 현대자동차의 부품으로 쓰입니다. 따라서 회사의 모든 시스템은 현대자동차를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근무시간, 휴일 등등이 현대자동차와 일치합니다.

저는 생산품질팀 과장님의 통역을 맡았고, 회사 전체에서 번역이 필요한 문서나 이메일, 계약서, 기사 등을 포르투갈어에서 한국어로, 한국어에서 포르투갈어로, 혹은 영어로 번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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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노트가 꼭 필요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빠르게 적고, 정리하여 또 빠르게 전달해야 합니다. 통역은 내가 하고 싶을 말은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하는 말을 듣고 이를 정리하여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설명을 해야하기 때문에, 평소에 내가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단어나 문장을 듣게 되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을 100 퍼센트 이해해야 하며, 빠른 시간 안에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고 올바른 문법으로 정확히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업무입니다. 또한 회사에서 쓰는 용어나 문장은 일상생활에서 접하기가 어려운 것들이며, 훨씬 더 전문적이기 때문에 알아 듣기도, 설명을 하기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는 생산품질팀에서 일하기때문에 정말 학교 강의 시간에 배웠던 생산관리 방법이나 그 프로세스, 품질 검사, 품질 관리 등에 대해서 공부했던 내용들이 그대로 현장 업무에 적용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브라질에 오기 전에 들었던 수업이 김종빈 교수님의 생산운영관리라는 수업인데, 워낙 강의도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진행하셔서 굉장히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고, 공부도 열심히해서 좋은 성적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6개월 간의 브라질 생활로 인해 많이 잊어버리기도 했고 수업 시간에 배웠던 것을 현장에 적용하는 것에 어려움 또한 있었습니다. 어떤 시스템으로 이 공장이 운영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과정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특히 제가 일하는 곳은 제품을 직접적으로 조립하고 용접하는 제조공장이기 때문에, 실제로 업무에서 쓰이는 단어가 흔히 말하는 공장용어입니다. 천공, 기포, 모듀율, 압력각, 골경, 힌지 브라켓, 쿠션 판넬 등등 공대생이 아니라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들을 듣게 됩니다. 한국어로도 처음 들어보는 말이고 어떤 뜻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포르투갈어로는 더더욱 모르는 단어들입니다. 한국어로 들어도 이해가 안되고 포르투갈어로 들어도 이해가 안되서 처음엔 버벅거리며 이해하려고 애쓰는 정도였습니다.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은 어느정도 용어들도 알고, 부품 이름도 알아서 나름 의사소통이 되도록 통역을 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체인 만큼 이 회사로 부품을 공급해주는 공급업체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이 업체들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회사 생산품의 불량이 발생하게 되므로, 공정감사를 자주 실시하고, 실제로 출장도 자주 갑니다. 총 책임자가 출장을 가면 통역을 위해 저도 당연히 따라갔고, 여러 공장에서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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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 들어갈 땐 보안경과 귀마개를 착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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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쿠션 판넬을 제작하는 JM(조따에미)라는 회사입니다. 새로운 설비가 들어오거나 불량이 발생했을 때, 또는 주기적인 공정감사 때 방문하여 생산공정을 꼼꼼히 확인합니다. 공장을 돌면서 여러 사항에 대해 지적하고 최종적으로는 종결회의에서 이에 대한 답을 듣거나 필요한 서류들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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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도장업체인데, 도장에도 두 종류가 있다는 걸 여기와서 배웠습니다. 에폭시와 전착,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현장에서 일하면서 생산과 관련된 지식도 많이 쌓고 품질관리와 관련된 내용, 리드타임, 사이클타임의 계산법 등 많은 경영 정보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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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현대자동차 본사는 Piracicaba(피라시카바)에 있으며, 그 부지가 굉장히 넓습니다. 여러 개의 공장이 줄 지어 있으며, 모든 조립 공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자동차가 생산됩니다.

번역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은 계약서입니다. 한 문장이 기본적으로 다섯 줄에서 여섯 줄 이상이다보니, 해석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한, 단어들도 법률적인 용어라 브라질 사람에게 물어보고 설명을 받고 사전을 찾아보고 하는 많은 과정을 거쳐서 제대로 된 번역이 되려면 시간 소요가 굉장히 많이 됩니다. 하지만, 계약서이다보니 번역을 올바르게 하지 않으면 향후에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인턴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더 많이 공부하지 않은 것에 많은 후회를 했습니다. 왜 미리 단어를 더 외우지 않았을까, 왜 통역을 시도해보지 않았을까, 왜 번역을 많이 해보지 않았을까, 왜 나는 잘 못할까 하는 후회와 반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 이건 내가 미리 공부를 했어도 안됐겠구나, 어려웠겠구나.’ 싶습니다. 뭐든 처음 일을 배울 때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되니, 업무에도, 생활에도, 그 어떤 과정에도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나중에 해외에서 인턴을 하시게 된다면, 처음에는 못하더라도, 본인의 실력이 발휘되지 않더라도, 자책마시고 적응 기간을 갖다보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너 좀 늘었다는 칭찬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칼럼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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