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아시아 - 이정보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 인도학과 이정보입니다. 

 

앞으로 약 반년 동안 인도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을 전할 계획입니다. 현지 리포터로서 생생한 정보를, 인도학 전공자로서 보다 깊이있는 정보를 전할 계획입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itle 두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1-02 13:30 Read 1,214

본문

두 번째 칼럼

 

힌디어, 진정 계륵일까?

 

배우자니 귀찮고, 또 그렇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고, 힌디어는 인도에 진출한 이들에게 계륵과 같이 애매한 존재로 느껴졌다. 나 또한 신입생 때 힌디어만 공부해도 되는지, 영어도 못하는데 힌디어까지 공부해야 할지, 그러다 둘 다 어중간하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갈등하며 고통스러워 했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인도에서 기회를 찾고자 하는 우리를 위해 그 애매함을 걷어내고 힌디어의 효용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짚고 싶었다. 그래서 1부에서는 우리가 인도진출을 위해 어째서 힌디어보다 영어를 먼저 배울 필요가 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리고 2부에서는 그럼에도 왜 힌디어를 배워야 하는지, 힌디어를 배우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로컬라이제이션의(Localization) 관점에서 

 -인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힌디어가 필요하다

 

로컬라이제이션, 우리말로는 지방화’, ‘지역화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지역화란, 외국문화를 그대로 도입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해당 국가가 가진 풍토를 고려하여 도입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가까운 예로는 맥도날드의 불고기버거나 롯데리아의 김치버거를 들 수 있는데, 이는 햄버거라는 서구적 문화와 한국인이 선호하는 불고기와 김치라는 지역적 문화를 결합한 것으로 지역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맥도날드는 불고기버거라는 한국화된 햄버거를 통해 성공을 거뒀는데, 이처럼 다국적 기업은 어느 한 국가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로컬라이제이션을 경영전략으로 채택한다. 로컬라이제이션은 위와 같이 상품의 종류나 구성에서 마케팅 전략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인도의 경우 로컬라이제이션은 더욱 중요해진다. 높은 품질의 상품과 이를 현지인들의 생활 양식에 맞게 개발하는 것, 이에 더해 현지인들의 정서에 맞는, 시장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인도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로컬라이제이션의 필요조건은 언어라는 것이다. 인도에서 로컬라이제이션이 어째서 중요한지를 알아보고 그 다음 로컬라이제이션의 필요조건으로서 인도어, 특히 힌디어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먼저 로컬라이제이션에 의해 사업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다음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크리켓 때문에 인도시장에서의 운명이 갈린 펩시와 코카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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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크리켓 월드컵 인도 대표팀의 펩시 광고, 바디페인팅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인도는 특히 자국문화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한 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이 인도에 진출할 때 자사의 제품을 인도의 문화에 맞게 지방화(Localizaiton)’시키지 않으면 사업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펩시와 코카콜라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과거 두 기업이 인도에 진출할 때, 펩시는 코카콜라와 차별화된 마케팅 정책을 펼쳤다. 바로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인 크리켓을 홍보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최고의 크리켓 스타 사친 텐둘가르(Sachin Tendulkar)를 모델로 기용하고 팀과 경기를 후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도인들의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이라는 문화적 요소와 펩시라는 브랜드를 결합하였다. 이를 통해 그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간 것이다. 반면 코카콜라는 서구적인, 본연의 이미지만 들고 왔다. 그 결과 (다른나라와 달리) 인도의 콜라 시장은 펩시가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펩시와 코카콜라의 사례는 이후 인도에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들에게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아주 중요한 교훈을 일깨워 주었다. 바로 인도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인도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도인들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먼저 그들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 일단 말이 통해야 이해가 됐든 오해가 됐든 뭐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내용을 인용하면 비즈니스 테이블에서는 영어가 사용된다고 했다. 그러면 영어로 소통하면 전혀 문제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1] 인도는 정말 영어권 국가일까?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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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에 따르면 인도가 미국 다음으로 영어사용인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출처;statsmomkey]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역사적 사실 때문일까? 인도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인도에서 영어로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인도는 미국에 이어 영어사용자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한다(통계적으로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잡화점에서 흥정을 하거나 택시기사에게 목적지를 알려주는 등과 같이 짧은 소통조차 영어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물론 기초적인 영어문장으로, 또는 단어만으로도 소통은 가능하다. 그런데 이 정도의 소통은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우리나라를 영어권 국가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아주 기초적인 소통을 넘어선 내용들을 가지고 얘기하려고 할 때 우리는 어려움에 부딪힌다. 인도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영어에 능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는 그들의 언어를 선호한다. 이는 다음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남인도 께랄라 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졸업, 북인도 델리 생활 중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배운 힌디 [Abhit, 26, Delhi University 졸업, 현재 델리대학교 대학원에서 MBA진행중]

델리에서 생활하며 Abhit이라는 학생을 알게 되었다. 남인도 께랄라주에서 북인도 델리로 올라온 학생이다. 께랄라주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했는데, 학교에서는 주로 영어로 수업을 듣고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는 께랄라주 공용어인 말라얄람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델리에 오고서 힌디어와 영어 두 가지 연방공용어 중 힌디어를 먼저 배웠다는 것이다. 델리대학교에서 수업은 주로 영어로 진행된다. 그리고 인도사회에서는 유창한 영어가 곧 높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낸다는 인식도 파다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영어보다 힌디어를 먼저 배운 것이다. 이런 점들이 의아해 물어보니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인도 전국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델리대학교, 이 학교의 학생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 영어보다 익숙하지 않았던 힌디어를 배웠다는 것이다. ‘친구가 되기 위해 힌디어를 배웠다’, 이는 교육받은 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들, 그 중에서도 인도 사회지도층을 여럿 배출하는-현재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델리대학교 출신이다- 델리대학교 학생들 또한 실생활에서 영어보다 힌디어를 더 편하게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인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언어, 힌디어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 모국어인 한국어로 생각을 표현할 때도 가끔씩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표현하지 못할 때가 있다. 한국어도 잘 못하는데 외국어는 오죽할까? 영어로 대화할 때 적절한 어휘와 문장구조가 떠오르지 않아 할 말은 많은데 말을 줄인 경험이 자주 있었다. 이런 경우에 상대방은 나의 생각을 온전히 알 수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힌디어를 통해 소통할 때 비로소 그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리무진 속에선 진짜 세상을 알 수 없다

-인도인들의 삶은 지역언어로 이루어져있다

 

리무진 뒷자리에 앉아서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리무진 뒷좌석에서 내려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법이다. 인도인들 중 능숙한 영어를 구사하는 이들은 분명 인도사회의 상류층을 구성하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인도의 영자신문, 영어뉴스, 영어잡지 등 영어로 이루어진 인도문화를 자주 접하고 이를 연구한다면 그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상류문화로만 인도를 이해하려 한다면, 즉 영어로만 인도를 바라보게 된다면 리무진 뒷좌석에서 평범한 사람들을 이해하려 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 대다수 인도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1) 주요한 소비자는 상류층이 아닌 중산층

-그리고 그들은 힌디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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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인도 연간 소득 분포 출처; National Council of Applied Economy Research]

 

 

위의 소득 분포 피라미드에 따르면 연 소득 170만루피(2900만원) 이상을 버는 상류층은 0.0125%에 불과하다. 반면 연 34만루피~170만루피(580만원~2900만원)사이의 소득을 올리는 중산층은 약13%로 나타났다. 표를 보면 직관적으로 상류층은 극소수이고 중산층이 훨씬 두터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이들 중산층이 주요한 소비자인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산층은 생활 속에서 영어보다 힌디어, 지역언어를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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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육군장교 월급을 표로 나타낸 것이다. 중위(Lieutenant)부터 시작해서 육군참모총장(Service Chiefs)의 월급까지 나타나 있다. 중위의 경우 15,600루피~39,100루피(한화 265,200~664,700), 육군참모총장의 경우 90,000루피(한화 1,530,000)의 월급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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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States Bank of India)의 보직에 따른 평균연봉이다. 신입사원들의 연봉과 경력직 직원들의 연봉까지 더하여 낸 평균이다. 50만루피(한화 850만원)부터 280만루피(한화 4700만원)까지 그 범위가 넓다.]

 

 

인도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 중 하나인 군인과 인도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기업 중 한 곳인 국영은행 SBI의 급여를 가져와봤다. (한가지 참고할 것은 한국이랑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액수여서, 특히 참모총장의 경우에도 수입이 낮아 자료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총리의 연봉이 약 2000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쉬울 것이다.) 중산층에 해당하는 직업들인 군인과 은행원, 분명 되기까지 많은 교육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특히 SBI은행원의 경우 영어로 시험을 보고 합격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힌디어보다 영어를 더 선호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먼저 경찰과 군인의 경우 영어와 가장 거리가 먼 직업일 것이다. 극히 드물게 필요에 따라 이들에게 영어를 교육시키기도 하지만, 일상 속에서 이들이 영어를 사용할 필요가 전혀 없다. 때문에 오직 힌디어를 비롯한 로컬언어를 사용한다. 은행원 또한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그러한지 인도의 국영은행이자 최대의 은행인 SBI(States Bank of India)의 직원 Chettna[22, , SBI에서 PO(Probationary Officer)로 근무]를 인터뷰 해보았다.

 

Q : 본인은 모국어가 영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힌디어라고 생각하는가?

 

Chettna : 힌디어라고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가족들뿐만 아니라 밖에서 만나는 인도인들과 소통할 때 힌디어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Q : 인도는 힌디어 외에도 영어가 공용어인 나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경우가 잦은가?

 

Chettna : 앞서 말했듯이 인도인들과의 소통에서는 오직 힌디어만 사용한다.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어로 된 시험을 응시해야 하지만 입사 후에는 회사에 인도인들만 있기 때문에 서로 힌디어로 소통한다.

이 인터뷰에서 미루어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영어보다 그들의 지역언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한국인들끼리 영어 대신 한국어를 사용하는 만큼 이들 인도인들끼리도 영어 대신 힌디어와 같은 지역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와닿을 것이다.

 

 

2)IT강국 인디아,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언어 절반이 로컬언어

-Youtube광고에서 흘러나오는 힌디어, 중산층이 지역언어를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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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 유튜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삼성전자 광고. 처음부터 끝까지 힌디어로만 이루어져있다. 전체 영상은 다음 링크를 통해서 감상할 수 있다. https://youtu.be/zPeG0rpWtJo]

 

 

주로 광고는 구매력 있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Youtube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서 영어가 아닌 힌디어와 같은 지역언어로 광고를 내보내는데, 이는 인도의 중산층이 영어보다 로컬언어를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델리에서 유튜브를 사용하다보면 10개의 광고 중 7~8개의 광고가 힌디어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으로 늘어날 인터넷 사용자, 5억명의 힌디어 유저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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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ALL India Users Estimate, 20156월에 조사한 따끈한 자료다. 인도 전체 인터넷 유저 약 269백만명 중 47%에 해당하는 127백만명이 인터넷상에서 영어 대신 로컬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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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도시 인터넷 사용자들의 43%가 지역언어를 사용하고, 시골의 경우 57%가 지역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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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우리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경제부문, 기업에 아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성장률은 13%(06년도~09년도)인 반면 낮은 기업은 6.2%2배의 차이를 보였고 특히 수출 영역에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 낮은 기업보다 매출이 향상된 것을 볼 수 있다. 인도에 수출하는 우리기업들은 인터넷의 영향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은 기업의 수익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데,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금 그 영향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가장 접근성이 좋은 광고공간이자 특정 대상의 이미지가 가장 쉽고 빠르게 창조되고 가공되는 공간임을 고려했을 때 인터넷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이러한 인터넷공간에서 주요한 소비자들, 중산층의 소비심리를 적절히 파악하기 위해서, 또 적절히 소통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13억 인구 중 인터넷 사용인구는 약26천만명에 불과하다. 앞으로 인터넷 세상으로 유입될 인구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경제 발전에 따라 인터넷 기술의 혜택을 받는 이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고 특히 시골인구가 많은 인도에서 시골까지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있어 인터넷 보급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13억 인구 중 공식적으로는 인구 절반에 가까운 약 42%의 인구가 힌디어를 사용하고 비공식적으로는 70%까지 힌디어가 통용된다고 한다. 적어도 5억명의 인구가 힌디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향후 증가할 인터넷 유저들, 그 중 로컬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그 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5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힌디어이다.

 

 

[3] 가장 강력한 존중의 표시는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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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 한국법인 대표가 삼계탕을 직접 요리해 선보이는 모습을 담아낸 뉴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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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릴리 대표가 한국 문화를 즐긴다는 내용의 뉴스 기사를 갈무리한 것]

 

 

이 뉴스 기사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일단 기분이 좋을 것이다. 우리문화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깐 말이다. 실제로 이들이 우리음식과 우리문화를 좋아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러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호감을 얻는다는 것과 이것이 직, 간접적으로 이들의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외국인에게 호감을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나라 말을 사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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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특정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출연진의 대부분이 외국인이라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이 외에도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출연진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이들이 한국인에게 이렇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한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인도인들에게 인도어를 사용하면 그들의 호감을 쉽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은 몇 차례의 통역업무를 통해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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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민망한 사진. 델리에서 GSBC가 주관한 한국기업의 박람회, 인도 바이어들과 한국업체 대표와의 통역업무를 맡아 진행했다.]

 

 

누군가 내게 힌디어를 배운 보람을 가장 크게 느낄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박람회장에서 통역업무를 맡았을 때라고 대답한다. 일단 모니터링의 도구로서 유용하다. 협상 중간에 인도인 바이어들끼리 힌디어로 상의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힌디어를 모르는 척 듣고 있다 내용을 정리해 한국업체에 전달한다. 또 힌디어 정말 잘 배웠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인도인들에게 힌디어로 얘기하면 인도인들이 (속된말로) 환장한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인도인들은 내가 외국인임을 알면서도 힌디어로 말을 걸어올 때가 종종 있다. 바이어들은 대개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 주로 영어로 비즈니스를 진행하는데, 무의식적으로 힌디어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 때 당황하지 않고 힌디어로 대답해주면 미팅이 끝나고 인도인으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과 함께 명함을 받는 상황을 마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힌디어를 쓰는 외국인에 대한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영어로 제품 설명을 하는 중간에 의도적으로 힌디어를 사용할 때 인도인들에게서 아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또 드물게 진짜 영어를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바이어들도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 힌디어는 비즈니스 본연의 도구로서 더 빛을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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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트럼프 정부다미국 대선 광고에서 귀여운 힌디어를 구사한 도널드 트럼프. 전체 영상은 다음 링크에서 감상할 수 있다. https://youtu.be/llI-bNj7UjY]

 

 

올 한해 뜨거운 감자였던 미국 대선. 도널드 트럼프는 인도계 미국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대선광고에서 힌디어로 호소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45대 미국 대통령을 탄생시킨 공화당 선거캠프에서도 알고 있는 것이다. 인도인들을 존중한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그들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어서 3부에서는 인도에서 생활하는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힌디어의 효용성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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