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아시아 - 이정보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 인도학과 이정보입니다. 

 

앞으로 약 반년 동안 인도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을 전할 계획입니다. 현지 리포터로서 생생한 정보를, 인도학 전공자로서 보다 깊이있는 정보를 전할 계획입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itle 첫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9-12 10:06 Read 1,798

본문

공용어만 15개 인도, 성공적 인도 진출을 위한 전략언어는?

 

 

 

 

영어와 힌디어, 우리는 무엇을 먼저 공부해야 할까?

 

3269155d8bd5a91051043b90b6851202_1473641

 [2014년을 기점으로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추월했다, 소스;구글 ]

 

 

고공성장을 계속하던 중국의 기세가 2010년을 기점으로 점점 잦아들더니 2014년 인도에 추월 당했다. 잠들어있던 거대한 코끼리, 인도가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공식 인구 약 13, 추정 15억이 살고 있는 인도는 거대한 시장이다. 인도의 잠재적 가능성을 보고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들 또한 많이 진출하였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한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이 인도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더욱 성장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뿐만 아니라 국내의 많은 학생들도 인도시장에서 기회를 찾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준비의 첫 번째 단계는 현지 언어를 능숙하게 익히는 것이다. 문제는 인도에서 통용되는 공용어만 15개라는 것이다. 이 중 가장 널리 통용되고 많이 사용되는 언어는 영어와 힌디어이다. 인도를 향해 나아가고픈 우리들은 이 두 가지 언어 중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인도에서 모든 비즈니스 협상은 영어로 진행된다

 

인도에서 영어와 함께 가장 널리 통용되는 언어는 힌디어이다. 인도에서 가장 많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공용어인 힌디어는 인구의 약40%가 사용하며 7개 주에서 통용된다. 세계적으로도 중국어, 스페인어, 영어에 이어 네 번째로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언어이다.

 

우리나라에서 인도를 전공하는 학과에서도 힌디어를 배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관련 전공학과가 개설되어 있는데,  인도학의 커리큘럼은 주로 힌디어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졸업을 위해서 필수로 들어야 하는 전공 수업은 지역학 수업이 아닌 힌디어 수업이고 이와 별도로 FLEX힌디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을 것을 요구한다. 서울캠퍼스에서는 학과 이름을 아예 Department of Hindi, 인도어과로 이름을 지었을 정도로 학교에서는 인도학을 전공하는데 있어 힌디어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인도 진출에 앞서 우리는 힌디어를 먼저 배워야 할까?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인도기업과 외국기업간에 진행되는 비즈니스는 모두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3269155d8bd5a91051043b90b6851202_1473641

[인도의 비즈니스 에티켓에 대한 영국 일간지의 기사. 비즈니스 협상은 영어로 진행되므로 언어보다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자료 출처; The Telegraph]


 

인도의 비즈니스 에티켓을 다루는 여러 기사들을 살펴보면, 힌디어를 모르더라도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The UK India Business Council(UKIBC)과 인도 기반 컨설팅 회사인 India Briefing에 따르면[1] 많은 인도의 비즈니스맨들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하급 노동자들도 기본적인 영어를 구사할 수 있으므로 힌디어를 모르더라도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3269155d8bd5a91051043b90b6851202_1473641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모집공고, 자격요건에는 영어회화 가능자를 명시해놨다.]

 

 

3269155d8bd5a91051043b90b6851202_1473641

[14년도의 삼성전자 인도법인 현지직원 채용공고, 마찬가지로 자격요건에는 영어 가능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인도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여러 기업들도 힌디어보다 영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므로 상업적 측면에서 힌디어보다 영어를 먼저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간 소통에도 힌디어 대신 영어를

 

독립 이후 현재와 같은 공용어(official language)의 지위에 있던 힌디어를 연방공용어로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드라브다족이 주를 이루는 남부지역에서 이를 정치적 쟁점으로 이용하며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각자의 언어를 갖고 있던 주간의 소통을 위해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으며 영어는 자연스럽게 연결언어, link language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만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아닌, 연방정부와 주정부간의 소통을 위해서도 힌디어 대신 영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1963년 공용어 법안에 따르면 힌디어와 더불어 영어를 중앙 정부의 공용어로 계속 사용할 것이며, 중앙 정부와 각 주 정부 그리고 주 정부 사이의 의사소통 언어로 영어 사용을 규정하고 있다. (힌디어 사용도 무방) 이 법안은 또 정부의 결의안이나 훈령, 제 법칙, 명령, 공고, 통지, 기자 회견문, 판결문, 의사 보고 등에는 힌디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토록 강제 규정을 두고 있다. 이어 1976년 중앙 정부는 공용어 정책의 이행을 위한 세부 규칙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오늘날까지 실행되는 인도 정부의 언어 정책이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중앙 정부와 힌디어를 공용어로 하는 7개 주(우따르 쁘라데쉬, 히마찰 쁘라데쉬, 마댜 쁘라데쉬, 비하르, 라자스탄, 하리야나, 델리)와의 모든 공문서와 의사소통은 힌디어로 한다.

 

2)     이들 7개 주를 제외한 주(뻔잡, 구자라트, 마하라슈트라)와 중앙 정부와는 영어와 힌디어로 한다.

 

3) 위에 명시된 주를 제외한 주와 중앙 정부와의 의사소통은 영어로 한다. [2]

 

이처럼 정부간의 소통에서조차 힌디어 대신 영어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인도에서는 힌디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3269155d8bd5a91051043b90b6851202_1473641

 [주 공식언어를 색깔에 따라 구분한 지도이다. 청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힌디어가 공용어인 주에 해당하는데, 힌디어가 북부와 중부

지방까지만 통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About World Language(AWI)[3]]

  

 

역사적으로인도는 국가의 개념이 아니라 지정학적 개념이었다. 인도는 그 문명의 초기부터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존재했었고 역사적으로도 남인도까지 아우르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정치체계가 들어선 일이 없었으므로 각 지역은 독자적인 언어와 문자를 발전시켜 왔었다. 영국의 지배를 받기 전까지, 인도인들은 영국인을 처음 봤을 때 이국적으로 느꼈던 만큼 다른 주의 사람을 봤을 때에도 이국적으로 느꼈다고 한다. 심지어 영국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남으로써 하나의 인도가 될 수 있었다고 할 정도로 그들은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북부와 남부를 기준으로 구분했을 때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과거 언어폭동 사례에서 명확하게 알 수 있다.

 

1964년 힌디어를 유일한 연방공용어(a sole official language)로 채택하려던 제헌의회의 시도는 비힌디어 지역의 반대로 인해 무산되었다. 일부 남인도 정치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힌디어를 연방공용어로 만들려던 시도는 북인도와 남인도와의 쟁점이 되었으며 특히 타밀나두주(Tamil-nadu state, 과거 Madras state의 일부)에서의 반대가 가장 심했는데, 힌디 반대운동을 넘어 폭동으로까지 이어졌다.[4] 이러한 반감 때문에 남인도에서는 힌디어 보급이 더뎌졌고 자연스럽게 잘 통용되지 않는 것이다.

 

 

 3269155d8bd5a91051043b90b6851202_1473641

[Maharastra주를 시작으로 인도 면적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남인도. 남인도의 모든 주가 7%~10%사이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출처: Statistics times]

 

 

 통계자료에 따르면, 6%이하, 6%~7%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딘 주가 많은 북인도에 비해 남인도의 모든 주들은 7%에서 10% 사이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기업들은 남인도와 북인도 중에서 주로 어디에 많이 진출해 있을까?

 

3269155d8bd5a91051043b90b6851202_1473641

[(2014년 기준)인도 진출 한국 기업 현황, 북인도에는 166개사가 진출했다. 남인도에는 북인도에 비해 106개사가 더 많은 272개사가 진출했다. 출처; 코트라 뉴델리 무역관]


 

14년도 기준으로,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 약 440개 중에서 약 62%가 남인도에 진출해있다.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힌디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경제성장률을 봤을 때, 그리고 인도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비율을 봤을 때 남인도의 경제적 중요성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남인도에서 힌디어는 잘 통용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힌디어는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의 측면에서도 절반의 효용에 그친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비즈니스를 위한 의사소통에서는 주로 영어가 사용된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간의 의사소통에서도 힌디어를 사용하는 주보다 영어를 사용하는 주가 더 많다. 영어가 전인도적으로 통용되는 반면 힌디어는 북인도에서만 통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힌디어보다 영어를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힌디어를 전혀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2부에서는 어떠한 면에서 힌디어가 그 효용을 발휘하는지를 알아볼 것이다.

 

 

 

 

 

 

 

[4] 부산외국어대학교, 고홍근http://www.emerics.org/mobile/column.do?action=detail&brdctsno=99637&systemcode=&search_option=&search_keyword=&search_year=&search_month=&regioncode1=&regioncode2=&regioncode3=&pagenum=&rowsize=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외대로 81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교양관 213-1호
031-330-4593~4 / localitycenter@hufs.ac.kr
Copyright (c)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컬리티 사업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