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아홉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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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6-11-28 16:29 | Read | 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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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친구의 집으로
러시아인들은 오랜 기간 알고 지내고, 서로의 가족을 알아야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방금 만났어도 바로 친구가 되는 한국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겨울이 특히 추운 러시아에서는 친구들끼리 서로의 집에 초대하는 문화가 있다. 초대받은 사람은 한국에서도 그렇듯, 빈손으로 가서는 안 되며, 초콜릿이나 케이크 등 작은 선물을 가져가야 한다.
문화원에서 알게 된 친구 디아나의 집에 초대되어 갔다. 디아나의 부모님은 아르메니아인인데 디아나는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러시아 국적을 가지고 있다. 이 친구는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한국에 관심이 생겨서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모스크바는 집값이 비싸서 쉐어룸 형태로 사는 가정이 많다. 한집에 살면서, 화장실과 부엌은 공용으로 쓰되, 방 세 개에 각자 다른 가족이 사는 것이다. 디아나의 집도 그랬다. 처음에 친구 집에 들어갔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당황했으나, 다들 모여서 얘기도 하고 즐겁게 사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디아나의 어머니는 아르메니아인이지만 그루지야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그루지야 음식을 해주셨다. 러시아에서 그루지야 식당은 항상 붐빌만큼 인기가 많다. 맛있는 요리라고 소문이 나 있는 만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닭 요리, 야채수프, 보르시 등 대부분 처음 먹어보는 요리였지만 다들 너무 맛있었다. 특히 러시아 전통 수프인 보르시는 러시아에서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었고, 옥수숫가루로 만들었다는 요리는 매우 특이했다. 옥수숫가루로 반죽을 만들고, 그 안에 스트링 치즈를 넣은 다음 손으로 떼어서 먹는다. 수저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먹는 다는 것이 이상했는데, 치즈와 어우러진 옥수수의 맛이 색다른 맛을 냈다. 또한, 태어나서 처음으로 꼬냑을 마셔봤다. 그루지야에서 가져온 코냑이라고 했는데, 보드카보다도 향이 강해서 목이 타는 듯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옛날부터 술을 좋아하고 코냑을 마셔서인지, 이건 약한 술이라고 했다.
8시부터 먹고 마셨는데 얘기를 하다 시계를 보내 어느덧 11시였다. 아직 러시아어가 서툴러서 가끔 의사소통이 안 될 때도 있었지만, 어머니와 디아나의 동생이 많이 배려해 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러시아인이 사는 집에는 처음 들어가본 것이었는데, 한국과 비슷한 듯 다른 현지인의 생활방식과 음식 문화를 잘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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