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다섯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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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6-10-17 13:39 | Read | 6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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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음악원
러시아에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연극이나 오페라, 발레, 연주회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극장과 콘서트홀이 많다. “백조의 호수”, “안나 까레리나”, “돈키호테” 등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제목의 공연부터 “알렉산드르 넵스키”와 같은 러시아 역사와 관련된 작품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하며 가격대도 좌석별로 다양하다. 러시아에서는 학생들에게 문화생활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많은 혜택을 주는데, 극장이나 음악원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다. 발쇼이 극장의 경우 학생증을 제시하면 100루블로 관람이 가능하다.
모스크바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 교육원이 있다. 바로 “차이콥스키 음악원”이다. 1866년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차이콥스키도 이곳에서 음악을 가르쳤었다. 그의 명성으로 차이콥스키 음악원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쇼스타코비치, 라흐마니노프, 리히터 등 수 많은 유명한 음악가들을 양성했다. 공연장 내부에는 이들의 초상화가 벽에 걸려있어 웅장함을 더해준다.
우연히 러시아 친구와 함께 이곳 발쇼이 홀에서 음악회를 보게 되었다. 발쇼이 홀은 차이콥스키 음악원의 가장 큰 장소로, 3층까지 소리가 잘 들려서 연주자들이 선호하는 장소라고 한다. 우선 입장하기에 앞서, 코트와 가방 등을 맡겨야 한다. 러시아에서는 도서관을 가도 코트와 가방을 맡긴다.
“알렉산드르 넵스키”라는 제목의 연주회였는데, “알렉산드르 넵스키” 영화를 상영하고, 그 배경음악을 즉석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해주는 형식이었다. 아직 러시아어를 잘하지 못해서, 영화를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것인지, 앞에서 연주를 하는 것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연주는 영화와 잘 어우러졌고, 훌륭했다.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영화가 끝나고 모두 기립박수를 쳤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뒷자리에 앉아 있던 몇몇 사람들이 앞쪽 빈자리로 가려고 공연이 시작한 후 움직였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 공연장에서 흔한 일이라고 한다. 또한, 공연 중간에 휴대폰 벨소리가 자주 울렸다. 공연 문화가 발달한 러시아라서, 공연 예절도 잘 지켜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소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멋진 연주를 들었기에, 대체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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