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네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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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6-10-10 10:46 | Read | 5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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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불빛축제의 날
모스크바에는 크고 작은 축제가 많이 열린다. 특히 9월에는 가을을 맞아 큰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에는 오케스트라 축제, 불꽃 축제, 불빛 축제 등이 개최되었다. 특이한 점은, 같은 행사가 모스크바 안 여러 곳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9월 23일에서 27일까지 진행되었던 불빛 축제(Круг света)는 모스크바 안 여섯 곳(ВДНХ, МГУ, ЦЕНТР DIGITAL OCTOBER, ГРЕБНОЙ КАНАЛ В КРЫЛАТСКОМ, БОЛЬШОЙ ТЕАТР, КОНЦЕРТНЫЙ ЗАЛ)에서 진행되었는데, 장소마다 규모가 다르며, 프로그램도 조금씩 다르다.
그중 나는 발쇼이 극장에서 열린 불빛 축제에 다녀왔다. 축제는 7시 30분부터 11시까지 진행되었다. 축제에는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좋은 자리에서 보려면 1시간 전에는 입장해야 하는데, 모스크바의 축제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공항에서처럼 가방검사와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만 한다.
축제는 발쇼이 극장을 스크린으로 삼아 불빛을 쏘아 상영하되, 나라별로 참가한 팀들이 경쟁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올해에는 중국, 스페인, 우크라이나, 러시아, 이탈리아 등 많은 팀이 참가했다.
첫 무대부터 색감이 화려하고 배경음악과 잘 어울려서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삼성 광고였다. 삼성 로고가 띄워진 순간 여기저기서 놀라움으로 탄성이 들렸다. 큰 발쇼이 극장 광장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는데, 그런 곳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광고를 보니 매우 반갑고 자랑스러웠다.
쇼는 환상적이었다. 다양한 무늬와 색깔이 하얀 발쇼이 극장을 수놓는 것을 보니 추위와 다리 아픔도 잊을 수 있었다. “카르멘”, “백조의 호수”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노래도 많이 나와서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의 수도, 모스크바의 중심에서 아름다운 음악과 빛으로 꾸며진 무대를 볼 수 있어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러시아인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축제를 즐기니, 내가 모스크바에 있다는 실감이 났고, 그들과 하나 되어 즐기고 있다는 생각에 더 뿌듯해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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