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 전다솔

안녕하세요. Global-K Network 2기 리포터 전다솔입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학과에 재학 중이며, 7+1 프로그램을 통해 로모노소프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 부설 어학원인 쯔모에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Global-k 리포터로 활동을 하면서 모스크바의 관광 명소, 시장 현황, 문화 차이, 그리고 모스크바에서 찾을 수 있는 한국의 흔적 등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한국인에게 러시아는 친근하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나라라고 생각됩니다. 

 

러시아의 구석구석을 다 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Title 두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9-26 10:23 Read 1,261

본문

두 번째 칼럼

 

 

 

이제 모스크바에 도착하여 기숙사에 산 지 2주가 되었다. 이번 편에서는 모스크바 중심 구경을 다루기 전에, 도착해서 기숙사에 사는 내용을 다뤄보려고 한다.

 

우선 나는 외대 러시아과인 14학번 권수현 학우, 11학번 이정현 선배, 12학번 표성민 선배, 13학번 이우제 선배, 이렇게 총 5명이 같이 모스크바로 오게 되었다. 외대에서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로 5명이 오게 된다는 사실은 모스크바에 도착한 후 알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5명 모두 옆방을 쓰게 되었다.

 

공항에 도착하면, 혼자인 경우에는 이고르라는 엠게우 직원과 단둘이 숙소로 가게 되고, 나처럼 여러 명이 동시에 온 경우에는 관광버스를 타고 함께 숙소로 가게 된다. 내가 도착한 날에는 우리 5명뿐만 아니라 중국인, 일본인까지 15명이 한꺼번에 도착해서 다 같이 갔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이하 엠게우)에는 데스베, 데스까, 다스, 데스샤, 게제, 샤발롭스까야, 그리고 페데에스. 이렇게 7개의 기숙사가 있다. 샤발롭스까야 기숙사가 제일 깨끗한 기숙사고 게제가 엠게우 본관에 있는 기숙사, 다스는 동남아 친구들이 많이 사는 기숙사이다. 페데에스는 지은지 60년도 더 된 기숙사라고 하는데, 이번 학기(특히 8월 말)에 오는 외국인 학생들은 모두 페데에스에 살아야 한다고 한다. 원래 너무 낡은 기숙사라 외국인에게는 거의 배정해주지 않았는데, 소문에 의하면 러시아 학생들이 너무 항의해서 이번학기부터 외국인들을 우선으로 배정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엠게우 기숙사를 소개하는 블로그에도 페데에스에 관한 정보는 단 하나도 없고, 러시아인도 많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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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같이 간 동기 권수현 학우와 방을 같이 쓰게 되었다. 페데에스에서 도착한 첫날에, 정말 여기가 일 년 동안 살 내 방이라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없고, 먼지가 쌓인 바닥, 정말 더러운 매트리스와 베개, 여기저기 찢어진 벽지, 그리고 무엇보다 화장실과 샤워실. 화장실은 한 층에 두 개씩 있는데, 남자와 여자 공용이며 변기 커버와 뚜껑이 없다. 변기 커버가 없는 것은 러시아에서 흔한 일이라고 한다. 필요하면 직접 사다 쓰라고 하는데, 실제로 개인용 커버를 사서 화장실 갈 때마다 들고 다니는 중국인을 본 적이 있다. 문고리가 있지만 작동되지 않아, 문고리를 잡고 있어야 하며, 샤워실은 수리 중이라 2분 정도 걸어가서 다른 동 샤워실을 써야 했다. 그 샤워실은 지하에 있는데, 지하감옥처럼 생겼다. 탈의실에는 바퀴벌레가 정말 많으며, 6개의 샤워기 중에 제대로 작동되는 것은 2개뿐이다. 인터넷도 신청하려면 2주를 기다리라고 했는데, 일주일을 기다리니 인터넷 회사에 개별적으로 전화하여 신청하라고 했다. 방음이 잘 안 되어, 옆 방에서 무슨 대화를 하는지, 어떤 노래를 부르는지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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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현재 일주일 동안 방에서 바퀴벌레 4마리를 잡았다. 화장실에 가면 매일 볼 수 있는 게 바퀴벌레이다. 잠시라도 밖에 나갔다 다시 들어올 때는, 허가증(출입증)과 학생증이 필요하다. 쓰레기를 버리러 1분 나갔다 올 때 정도는 경비아저씨가 나를 기억해서 들여보내줄만도 한데, 절대 그렇게 해주지 않는다. 냉장고도 개별 구매해야 한다. 빨래방은 각각 동 지하에 있는데, 자물쇠를 두 개나 열고 들어가야 한다. 무엇을 훔쳐갈까 두려워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세탁기 두 개가 있을 뿐이며, 엄청 더럽다. 200명도 넘게 사는 기숙사에 단 2대의 세탁기가 있어서, 두 대 다 사용 중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면 손빨래를 하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때 다른 나라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다.

 

러시아는 유럽처럼 석회수가 나오는 나라라서, 식수를 사 먹거나 필터기를 사서 써야 한다. 나는 마시는 물은 사 먹고, 밥을 할 때나 요리를 할 때는 필터기를 사용한 물을 사용한다. 또한, 석회수 물로 샤워를 오래 하는 것은 좋지 않고, 머릿결도 나빠지기 때문에 좋은 샴푸, 트리트먼트는 필수이다.

정말 다행인 것은 생필품과 요리 재료가 정말 저렴하다는 것이다. 매번 사 먹기에는 비싸서 감자나 양파 등을 사서 요리를 해 먹는데, 감자 6개를 100원도 안 하는 가격에 살 수 있다. 양파와 당근 또한 그렇다. 수박과 비슷하게 생긴 러시아 과일이 있는데, 마트에서 세일할 때 사면, 200원도 안 하는 가격에 살 수 있다. 다만 러시아는 마트마다 가격 차이가 좀 나서, 저렴한 마트를 잘 알아놔야 한다. 모스크바에는 이케아가 3개나 있는데, 가까운 이케아에 가도 생활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사는 페데에스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 보았다. 이 기사만 보면, 모스크바에 오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숙사만 빼면 완벽한 모스크바이다. 다음 편에서는 학교생활, 모스크바 중심 여행에 대해 다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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