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열두번째 칼럼 | ||||
---|---|---|---|---|---|
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1-19 12:16 | Read | 871 |
본문
<<러시아의 새해>>
1월 1일 새해는 러시아에서 가장 큰 명절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다. 러시아는 15세기 이반 3세 때부터 9월 1일에 새해를 기념해왔지만 1700년 표트르 1세 이래로, 1월 1일에 기념하게 되었다. 유럽식 삶을 지향하기 위한 이유였다. 러시아인들은 1월 1일부터 5일까지 긴 휴가동안 새해를 기념하며 즐긴다. 그들이 그 연휴 동안 무엇을 하는지 알아보자
첫째, 욜까(ёлкa)라고 불리는 신년 트리를 꾸민다. 12월 중순부터 모스크바 곳곳에서 욜까를 발견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크리스마스를 위한 것인 줄 알았다. 크리스마스트리와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12월 25일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고, 또 1월 7일에도 보통 사람들은 잘 챙기지 않는다. 즉, 새해를 위한 트리이다. 러시아인들은 욜까 꾸미기를 좋아하고, 욜까를 위한 다양한 장식품들을 판매한다. 한국의 것보다 더 다양하고 정교한 듯하다. 새해 선물로 이 장식품을 주고받기도 한다.
둘째, 1월 1일 전에 음식들을 미리 다 준비해 놓는다. 새해에 러시아 식탁에 꼭 올라가는 음식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샴페인과 올리비에(салат оливье)이다. 올리비에는 각종 채소와 고기를 마요네즈에 버무린 러시아식 샐러드이다.
우리 반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오후 5~6시 쯤에 보통때처럼 저녁 식사를 하고 다시 자정에 샴페인과 미리 준비해둔 음식을 먹으며 축하한다고 한다.
셋째, 러시아 신년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불꽃놀이이다. 주로 도시 중심에 모여 크게 하는 한국과는 달리, 러시아는 소규모로 많이 하는 듯하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동 별로 불꽃놀이를 했는데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이어져 잠을 잘 수가 없었다. 12시에 대통령 신년 담화 방송이 끝나면 여기저기서 “С Новым Годом”을 외치며 불꽃놀이를 구경한다.
마지막으로 손님으로 가기와 도시 중심에 모여 친구들이나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서로의 친구나 친척의 집에 손님으로 가고, 멀리 사는 경우에는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새해를 축하한다. 이날은 대중교통을 새벽에도 이용할 수 있으므로, 밤늦게 친구들과 붉은 광장에 모여서 함께 걸으며 시간을 보낸다. 도시 중심에서는 가수들이 공연하고 불꽃놀이를 직접 할 수도 있다.
러시아의 새해는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 설날을 섞어놓은 듯 했다. 사실 한국에서는 설날, 크리스마스에 연인이나 가족의 선물을 주로 챙기는데, 러시아에서는 친구들의 것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고, 주위 사람을 챙기는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러시아인들은 1월 1일을 누구와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 1년의 운이 결정된다고 믿는다. 친구들, 가족과 함께 시끌벅적 즐겁게 보내면 앞으로 1년이 즐겁고 많은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지만, 혼자 쓸쓸히 보내면 외롭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말이다. 다들 행복하게 보낸 만큼 2017년에는 러시아에서 좋은 소식만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