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일곱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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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6-12-05 10:45 | Read | 680 |
본문
[ 칼럼 7 – 테러가 두렵나요? ]
Bonjour! 리옹 2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글로벌 리포터 장서희입니다.
정치적 문제로 아주 시끌벅적한 한국의 고달픔을 조금이나마 나누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도 한국인들의 촛불 시위를 찾아 볼 수 있죠. 리옹에서도 지난 11월 26일, ‘박근혜 퇴진을 명하는 리옹 한인들’이라는 이름 하에, 촛불 집회가 열렸어요. 벨꾸르 광장에서 만나 1시간 반 정도 주제발언과 자유발언 시간을 가지고, 중심 거리를 따라 촛불행진이 펼쳐졌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춤, 노래, 그림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어요. 비록 저 멀리 한국까지 리옹교민들의 노력이 전해질지, 또 이러한 방법이 진정으로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 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는 깊은 감명을 받았답니다. 하루 빨리 이 문제가 전 국민의 뜻에 따라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러한 한국의 정치적 문제가 세계 곳곳에서 주목받고 있는 와중에, 프랑스에서는 연말이 되면서 또 다시 테러에 대한 문제가 화두에 올랐어요. IS테러의 목적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희생자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축제나 연말 이벤트가 가득한 이 시점이 또 다시 그들 행위의 정점이 된 것 같아요.
지난 11월 말, 마르세유와 스트라스부르에서 테러 용의자 7명을 체포했고, 그들은 IS의 지령을 받아 12월 1일 파리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저지르려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제 친구가 살고 있는 엑상 프로방스에서도 폭탄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해요. 마르세유는 니스와 함께 프랑스 남부 주요 관광도시에 속하며, 스트라스부르 역시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리는 곳입니다. 역시나 다른 지역에 비해 사람들이 훨씬 많이 몰리는 곳이죠.
[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의 테러 기자회견 ]
지난 해 11월 130여명이 숨진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테러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난 7월 니스에서도 트럭 테러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테러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어요. 그런데 정말 프랑스는 ‘테러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요? 과연 IS의 무자비한 테러는 ‘사전 예방’으로 완전히 해결될 수 있는 것일까요?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프랑스에서는 백화점, 박물관, 공연장, 행사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일만 한 대부분의 건물에서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모이는 사람 수에 비해 경호원의 수는 턱없이 부족해요. 그렇기 때문에 백화점 같은 곳에서 모든 사람을 검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답니다. 게다가 그들이 붙잡고 소지품을 검사하는 시간은 채 1-2초도 되지 않아요. 가방을 열어달라고 해서 열어만 주면 힐끔 보고 들여보내 주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사전 예방책일까요? 저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보는 그들의 모습은 그저 시키니깐 어쩔 수 없이 하는, 보여주기 식이라고나 할까요?
정말 꼼꼼하게 소지품 검사를 한다고 칩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 테러를 막을 수 있을까요? 절대요. 프랑스는 여전히 ‘관용’이라는 이름 하에 수많은 이민자들을 받고 있고, 그에 비해 이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복지나 취업률은 저조합니다. 또한 지금도 과거 식민지 지역에 병력을 파병하고 있죠. 소지품 검사보다 국가적 차원에서부터 아직 프랑스는 아무런 변화도 시작하지 않았어요. 도시 군데군데 프랑스 군인들이 총을 들고 돌아다니고 있지만, 그것도 매우 소수입니다. 과연 니스 트럭 테러처럼 건물 안이 아닌, 사람이 많이 모이는 야외에서 갑작스런 테러가 일어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이러한 가능성을 위한 예방책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아예 가지 않을 수도 없을뿐더러, 자기 자신이 조심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테러 예방법은 미궁 속으로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ㅠㅠ
[ 니스 테러 후, 거리의 군인 ]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프랑스인들이 테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제 친구들에게 프랑스 테러에 대한 의견을 부탁했답니다.
“Les attentats ne sont pas une bonne chose.” 그들은 모두 테러가 좋지 않은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또한 그들이 즐길 자유,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빼앗아 가는 테러가 너무 싫다, 그들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반응들을 보였어요. 하지만 그들 역시도 테러예방책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냐는 제 질문에는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IS가 테러를 일으키는 궁극적 이유가 과거 프랑스의 식민역사와 관련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미 시작된 테러를 막을 수는 없다는 의견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들은 테러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자신이 할 일을 미루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해요. 그런 가능성을 생각하면 외출도 하지 못할 것이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은 절대 상상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교환학생을 오기 전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테러 기사들을 접하면서 유학을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했었던, 겁 많던 저도 막상 이 곳에 오고 난 이후로는 그런 걱정이 줄었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 그들은 프랑스 미디어, 언론 매체들이 프랑스 국민들이 더 겁먹게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정확하게 파악되기도 전에 불확실한 정보들을 내보내고, 보다 자극적인 기사들을 이용해 사람들의 두려움을 증폭시킨다고 해요. 여론몰이로 인한 불안감, 두려움이 바로 IS테러단체가 노리고 있는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결론적으로 그들도 역시 테러를 두려워 하고는 있지만 크게 신경 쓰고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더욱 더 긴장을 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다가오는 주말 리옹에서도 가장 큰 행사인 ‘리옹 빛 축제’가 열립니다. 전국 각지에서 이 축제를 보러 사람들이 매우 많이 몰리는데요, 작년에 파리 테러로 인해 취소되었던 축제인 만큼 테러에 대한 경계심이 매우 높은 상태예요. 앞서 말했듯이 리옹 전 시내, 즉 야외에서 즐기는 이 축제 기간 동안 소지품 검사나 거리의 군인배치로 모든 위험성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그저 제발 아무 일 없이 축제가 무사히 끝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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