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레브 - 송광은

안녕하세요, 외대 학우 여러분 ? 저는 1전공으로 프랑스학, 이중전공으로 광역특화 마그레브를 전공 중인 송광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마그레브는 어떤 곳일까요 ? 이 질문에 대해서 자문해 본 결과 저 또한 학문적으로만 배웠지 ‘진짜’ 마그레브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부로 직접 마그레브를 느껴보고 싶던 와중, 운이 좋게도 2016년 2학기 코트라 알제리 무역관으로 선발되어 마그레브에 속한 국가 중 하나인 알제리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지역 리포터라는 이름처럼 제가 직접 경험한 이곳을 학생다우면서도 독창적인 저만의 방식으로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Title 세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9-22 10:40 Read 545

본문

올해 추석은 우리에게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황금같은 연휴를 선사했다. 그런데 꿀같은 시간을 보낸 것은 우리만이 아니다. 같은 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무슬림들이 일 년 중 가장 중요시하는 날인 ‘이드 알-아드하’였다. 중국의 무슬림이든 미국의 무슬림이든 전 세계의 무슬림 모두가 이 종교적 명절을 지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제사를 지낼 때 지역마다 차이가 있듯이 같은 무슬림이라도 국가마다 명절을 지내는 상이한 관습이 있을 것이다. 알제리에서는 어떻게 ‘이드 알-아드하’를 지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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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에서는 오는 9월 11, 12일 이틀에 걸쳐 ‘이드 알-아드하’가 진행되었다]

 

 

1. ‘이드 알-아드하’ 란

 

단어를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이드 알-아드하’의 뜻을 살펴보자. 먼저 ‘이드’는 아랍어로 축제를 뜻한다. 그리고 ‘알’은 관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어로는 ‘the’라고 번역할 수 있겠다. 또한 영불어권에서는 ‘알’로 발음하지만 아랍어권에서는 ‘엘’로도 발음된다. 마지막으로 ‘아드하’는 희생을 의미한다. 직역하자면 ‘그 희생 축제’ 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역해서 ‘희생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알제리 사람들은 보통 이 명절을 가족들과 보내는데 이를 위해 수백 킬로가 떨어진 고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한다. 첫째 날 사람들은 아침에 모스크에서 예배를 본 후 희생물을 잡는다. 보통 양, 낙타 염소가 희생물인데 알제리에서는 주로 양을 잡는다. 첫 째 날은 양의 머리와 팔, 다리를 그리고 둘째 날은 몸통을 가족들과 나눠 먹는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잡은 희생물의 일부를 나눠준다. 이것이 알제리 사람들이 ‘이드 알-아드하’를 보내는 방식이다. 친지들을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는 것은 만국 공통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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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가까워질수록 길거리에서 양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크기는 송아지만큼 크다]​

 

 

2. ‘이드 알-아드하’의 그림자

 

하지만 이 축제가 꼭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명절을 지내기 위한 지출이 여간 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6월의 ‘라마단’부터 시작하여 라마단의 종료를 알리는 ‘이드 알-피트르’ 그리고 ‘새 학기’(알제리는 9월부터 새 학기가 시작된다.)가 있는 9월까지 알제리 사람들은 꾸준히 생활비 이외의 경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비용이 이번 축제에서 절정에 이른 것이다.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여러 물품과 음식을 준비해야하는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희생물로 바쳐지는 양의 가격이다. 설상가상으로 작년에는 한화로 21만원이었던 양이 올해는 30만원 심지어 40만원을 넘기는 사태가 발생해버렸다. 알제리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나게 큰 비용이다. 희생제에 양이 빠질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양을 구입할 수 밖에 없다. 밑의 사진들은 알제리 신문에 실린 만화인데 이를 통해 축제기간에 알제리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힘든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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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잠이 오지 않으면 양을 세라고 했더니 남편이 양의 가격을 세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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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이후 경제적으로 빈곤해졌음을 나타낸다. 또한 알제리 사람들이 돼지저금통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알제리 정부의 정책

 

알제리 정부는 국가적이면서도 종교적인 명절을 무사히 보낼 수 있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le programme des permances ds commerçants’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취지는 명료하다. 축제기간동안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정육점, 야채 과일 가게, 카페 주요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2004년 발효된 이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경우 벌금 혹은 한 두 달 간 상점 문을 닫아야 한다. 알제리 전체에서가 아니라 동쪽 몇몇 주에서만 실행되었는데 올해에는 성공률이 무려 99%이상에 달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원활한 교통을 위해 기차도 증편 운행하고 희생제를 전후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환경미화원 수도 늘린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상 필자가 사는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조차 대다수의 상점이 문을 닫았고 축제 이후에도 휴무가 지속되어 불편함을 겪었다. 우리나라였으면 명절 이후 혹은 명절 기간에도 계속해서 장사를 했을 텐데,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알제리에서는 일보다는 다른 우선적인 것이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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