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레브 - 박준호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중해의 보석, 모로코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 Global-K 리포터 2기 프랑스학과 박준호 라고 합니다.

 

모로코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 같은 나라입니다. 아랍 문화권이지만 유럽을 닮아있어 이국적인 모습을 뽐내는 모로코는 장차 마그레브 트랙을 공부하는 학우들에게 매력적인 나라가 될 것입니다.

 

유럽과 아프리카가 공존하는 곳 모로코 !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Title 일곱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1-18 10:45 Read 615

본문

일곱 번째 칼럼

 

모로코 북부편 - 땅제

 

세우타에서 다시 모로코 국경을 건너는 것은 들어올 때 보다 훨씬 수월했다. 이번엔 자동차로 국경을 건너는 대신 걸어서 국경을 건넜기 때문에 전날처럼 오랫동안 대기하지 않고 바로 지나올 수 있었다. 국경을 지나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고객들을 기다리는 택시들이었다. 같이 세우타에서 만난 일행은 쉐프샤우엔으로 향했기 때문에 작별 인사를 하고 필자는 땅제로 향했다. 하지만 땅제로 가기 전 아주 중요한 단계가 있었다. 바로 택시 가격 흥정이다. 세우타에서 땅제로 가는 대중교통이 택시 말고는 마땅히 없기에 정해진 가격이 없는 택시는 흥정이 필수였다. 땅제에 계시는 선배님이 알려주신 가격은 250에서 300디르함. 하지만 택시기사는 400디르함을 부른다. 어림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며 300디르함을 부르자 그는 400디르함이 기본요금이라고 펄쩍 뛰었다. 더 깎으려는 자와 더 받으려는 자와의 싸움이 더 깎으려는 자가 자신은 모로코에서 살고 있으며 땅제도 자주 들렀다고 이야기 하자 마무리 되는 듯 했다. 그는 하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택시에 오르라고 했고 그렇게 세우타를 떠나 땅제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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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타에서 리프산맥을 가로질러 가는 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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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타에서 땅제로 이동하면서 지나게 되는 리프산맥의 석산(石山) 아쉽게도 휴대폰이 물에 빠져 직접 찍진 못하였다

사진 출처 :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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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제 기차역

 

 

 

 

땅제는 7세기 말 아랍의 지배를 받았으며 15세기에는 에스파냐, 포트투갈, 영국 등의 열강이 들어섰다. 그 후에도 프랑스와 같은 여러나라의 침략을 받다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56년에 모로코에 반환된다. 그래서 프랑스어로는 땅제(Tanger), 아랍어로는 딴자 (Tanjah), 스페인어로는 탕헤르 (Tanger) 그리고 영어로는 탠지어(Tangier)로 땅제를 부르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이처럼 항구도시인 땅제는 바다와 인접한 전력적 요충지로써 여러나라의 침략을 많이 받고 그 만큼 영향을 받은 도시이다. 그리고 바로 바다 건너에 있는 스페인과 가까워 땅제에는 카사블랑카나 다른 도시와는 달리 프랑스어보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은 편이다. 문화 또한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밤늦게 까지도 여는 가게나 펍이 많으며 분위기가 다른 도시들에 비해 밝았다.

 

세우타에서 출발해서 리프 산맥의 돌산들을 지나 1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땅제에 도착했다. 하지만 휴대폰이 고장 나 GPS 도 안되고 지도도 볼 수 없어 믿을 것이라곤 문자와 전화밖에 되지 않는 전화기 하나였다. 그래서 평소 같으면 주소만 받아서 쉽게 올 거리를 물어물어 택시를 타면서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새삼 우리가 얼마나 기계에 의존하며 살고 있는지, 문명의 이기가 얼마나 편리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땅제에는 모로코에 먼저 와서 자리 잡고 계신 동문 선배가 있어 감사하게도 땅제에 있는 동안 신세를 질 수 있었다. 세우타에서 사온 저렴하고 맛 좋은 포도주를 마시며 일 이야기, 학교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고 그렇게 땅제에 온 첫 날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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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 뒤편으로 길게 펼쳐진 땅제 도심. 빽빽이 들어선 건물들이 보이는 곳이 메디나 구역의 일부이다.

 

 

 

 

원래 계획으로는 땅제에서 하루 만 묵고 갈 예정이었으나 카사블랑카에서 이 먼 곳까지 와서 구경도 안 하고 가면 아쉽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하루 더 묵고 가라는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어차피 토, , , 화 인 연휴 중 셋째 날인 월요일이라 화요일에 카사블랑카로 가도 크게 상관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공휴일에도 센터에 나가셔서 업무를 보셔야 하는 선배님과 계속 같이 있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에 다행히 선배님의 지인이 시간이 되셔서 땅제 구경을 같이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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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서양과 지중해가 만나는 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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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보이는 공사 현장은 항구 도시 답게 요트 선착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땅제는 지형이 평평한 카사블랑카와 달리 도시가 전체적으로 높낮이 가 달라 어디든지 바다를 볼 수 있어 어디를 가도 풍경이 아름다웠다. 그저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푸른 바다만 바라보면서 달콤한 민트 티 한 잔만 마셔도 부족한 것이 없었다. 지인분의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땅제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다보니 어느 덧 저녁시간이 되고 선배님과 지인 분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한국 사람들이 모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수다를 떠니 마치 모로코에 있어도 한국에 온 기분이었다. 휴일 동안의 시간을 어찌나 그렇게 빨리 가는지... 세우타로 출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카사블랑카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땅제에서 신세진 분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그렇게 세우타에서의 하루, 땅제에서의 이틀이 꿈처럼 지나갔다. 다음에 또 땅제에서 만납시다! 인샬라! ....그리고 슈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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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제 시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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