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레브 - 박준호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중해의 보석, 모로코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 Global-K 리포터 2기 프랑스학과 박준호 라고 합니다.

 

모로코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 같은 나라입니다. 아랍 문화권이지만 유럽을 닮아있어 이국적인 모습을 뽐내는 모로코는 장차 마그레브 트랙을 공부하는 학우들에게 매력적인 나라가 될 것입니다.

 

유럽과 아프리카가 공존하는 곳 모로코 !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Title 네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11-04 10:58 Read 2,057

본문

베르베르를 아시나요?

 

흔히 북아프리카에 대해서 공부한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르베르라는 말을 들으면 ‘개미’, ‘신’, ‘파피용’의 집필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번 칼럼에서 소개할 ‘베르베르’는 북아프리카의 민족인 베르베르이다. 현재는 여러 나라로 나뉘어져 있지만 이전에 북아프리카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을 베르베르족이라 일컫는다. 유명 축구 선수인 지단과 벤제마도 알제리 베르베르 출신이다. 이렇게 우리가 흔히 알제리 출신 프랑스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지단도 ‘베르베르’라는 뿌리를 가지고 있다. ‘베르베르’족은 북아프리카를 포함한 사하라이남 몇몇 나라에도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지역과 나라에 따라 베르베르족의 특성과 성격이 다르기도 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베르베르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모로코의 베르베르족(리프, 자얀, 쉴레)과 베르베르의 전반적인 설명을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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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족은 북아프리카 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베르베르 인구수는 모로코에 가장 많이 분포해 있다. ]

 

 

1)베르베르족

 

베르베르족은 북아프리카에 지중해 연안에 예부터 살아온 토착민을 일컫는다. 베르베르라는 말은 그리스어와 라틴어의 바루바루스(Barubarus)에서 유래되며 그 뜻은 1~3세기경 그리스나 로마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문명화되지 않은 사람들을 지칭한 것이었다. 그러나 베르베르족 자신들은 그들 부족을 이마지겐(Imazigen), 즉 고귀한 출신의 사람, 자유인이라고 불렀다. 북아프리카에 대대로 살고 있는 토착민들은 원칙적으로 베르베르인이지만 베르베르는 종족적으로 구분 가능한 집단이 아니다. 그 이유는 오래전부터 외세의 침략을 받아 장시간에 걸쳐 혼혈이 이루어져 인종적 특징이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아랍인들의 종교와 언어에 장시간 노출된 이후 다수의 베르베르인들이 스스로를 아랍인으로 규정하지만 아랍 화된 베르베르인인 것이다. 이처럼 베르베르족은 인종학적 통일체라고 보기 어렵고 '부족(tribu)’'이라는 용어보다는 '문화권(cultural area)’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타당해 보인다.

 

북아프리카 지역은 로마, 비잔틴, 아랍, 스페인, 프랑스 등 여러 외세의 침약을 받았는데, 이중에서도 특히 AD 7세기~11세기에 걸친 아랍의 두 차례 침입과 정복은 베르베르의 전통문화를 뿌리째 바꿔 놓았다. 이것이 북부아프리카의 이슬람 화였다. 때문에 베르베르족의 태반이 이슬람 신자가 되고 마그레브 지역은 아랍인이 다스리는 국가로 변하고 말았다. 이에 맞서 베르베르족은 한때 왕국을 건설, 대항하기도 했으나 워낙 강력한 아랍인들의 세력 때문에 얼마 안가 역대 왕조들은 점차 쇠퇴해 갔다. 그럼에도 베르베르족 중에는 아랍권에 동화되지 않고 벽지로 오지로 들어가서 그들만의 집단을 형성하여 언어와 풍습 등 고유문화를 지켜온 경우도 있다. 또한 사막이나 산악지대에서 고립된 사회를 이룩하여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늘날까지 살아온 베르베르족의 집단도 드물게 남아있다.

 

 

2)베르베르어

 

베르베르어는 기원전 1000년 전부터 존재했던 아프로-아시아 어족 언어이며 하나이자 동시에 여럿인 언어이다. 그 이유는 베르베르어는 부족마다 방언이 존재하는데 서로 공통점은 분명히 보이나 지역 간에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각 지역에서 같은 방식으로 발전하지 않았고 이슬람화로 베르베르족이 뿔뿔이 흩어졌기 때문이다. 베르베르어의 알파벳은 티피나그(Tifinagh)라고 하는데 지역마다, 방언마다 조금씩 티피나그를 다르게 사용하고 또한 사라지고 있는 베르베르어 방언도 있어 신-티피나그(Neo Tifinagh)가 보급되어 교육되고 있는 지역도 존재한다. 그리고 현지에서는 복합적 삼중언어의 혼용과 병용이 이루어지고 있어 아랍어, 프랑스어와 함께 쓰이고 있다. 모로코에서는 현재 공식 아랍어, 모로코 아랍어인 데리자, 프랑스어, 스페인어 그리고 베르베르어가 쓰이고 있다. 현지인들이 서로 소통할 때 쓰는 아랍어인 데리자는 프랑스어와 스페인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아랍어이며 말할 때만 사용하는 구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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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문자인 티피나그]

 

 

3)모로코 베르베르

 

리프족 Rifains

리프족은 모로코 북부, 지중해 옆을 따라 길게 위치하고 있는 리프산맥 중부와 동부 평야, 산악 지대에서 주로 생활한다. 인구는 300 ~ 400만 정도이며 리프지역에는 20여개의 부족이 살고 있고 이 20여개의 부족에서도 여러 개의 분파로 나뉜다. 리프족들은 베르베르어 방언 중 하나인 리프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들은 그들의 언어를 타마지그 (Tamazight) 라고 부른다. 리프지역은 아랍어를 사용하지 않고 그들의 언어를 보존하였 는데 그 와중에 아랍풍습은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슬람화 정책으로 리프서쪽 지역은 부분, 전체적으로 아랍어를 사용한다. 아랍어를 쓸 때는 링구아 프랑카 (Lingua franca), 즉 의사전달수단으로 쓰이는 교통어로서 모로코 아랍방언을 쓴다. 그래서 베르베르족들은 기본적으로 2~3개의 언어를 구사하며, 그 외에도 리프지역에서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가 쓰이고 있다. 리프족이 쓰는 리프어는 쉴레, 카빌, 샤우위어와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베르베르어 방언 중 하나이고 유럽으로 이주한 베르베르인 중에서도 리프어 화자가 존재하는데, 특히 벨기에에 리프족 출신 베르베르인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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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북부 지역인 Rif 산맥에 주로 거주하는 리프족]


 

2) 쉴레족 Chleuhs

 

 

쉴레족은 모로코 남동쪽 아틀라스 고원과 아틀라스 산맥 전방 그리고 Souss 계곡, 겔밈(사하라의 문) 지역에서 생활한다. 이들은 모로코에서 주로 쓰이는 베르베르어중 하나인 쉴레어를 쓰며 자신들의 언어를 타슬릿(Tachelhit)이라고 부른다. 쉴레족 인구는 800 만에서 900만이며 주요 종교는 이슬람과 유대교이다. 주요 종교 중에 유대교가 있는 이유는 이슬람 화에도 불구하고 로마시대부터 있었던 유대교를 보존하였기 때문이다. 타슬릿어 화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특히 Souss 지역에 확장되고 있다. 쉴레어의 특징은 구비문학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쉴레족도 마찬가지로 여러 개의 언어를 하는데 그들 고유의 언어인 타슬릿과 모로코 아랍어 그리고 공교육으로서 표준아랍어와 프랑스어 영어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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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레족 전통 복장을 착용하고 있는 쉴레족 여인 사진 출처 : Google chleuh]

 

 

3) 자얀족

 

 

자얀족은 아틀라스 중부에서 살며 인구는 8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주요 거주 지역은 케니프라 이며 프랑스 점령 전까지 다른 부족과의 전쟁으로 사회적으로 안정되지 않았었다. 항상 이동하며 방목하면서 지내기 때문에 건축이 거의 발달하지 않았으며 전통 거주형식인 양털, 낙타털로 만든 텐트에서 생활한다. Oum Errabia 강 유역과 Ajdir 숲 지역에서 거주한다. 이들은 중부아틀라스에서 쓰이는 자얀어를 쓰며 이를 타자잇(Tazayit)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표기법의 명확한 증거가 남아있지 않으며 거의 사라지고 있는 언어라 옮겨 적을 수 없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신-티피나그가 모로코 여러 지역에 있는 학교에 보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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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얀족이 주로 거주하는 케니프라 지역]

 

 

 

4)모로코와 베르베르
 

하루는 아르간 오일로 유명한 모로코 남부지역인 아가디르에 살고 있는 현지 직장 동료인 지한에게 베르베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지한, 너 아가디르에 산다며? 그 쪽 지역에 베르베르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던데...’

‘응. 나도 베르베르 출신이야. 나는 Souss 지역 베르베르 출신이지.’

‘그러면 너도 베르베르어 할 수 있어?’

‘아니, 부모님이랑 남자형제들은 할 수 있는데, 나는 학교를 카사블랑카에서 다녀서 베르베르어를 못해. 그래도 알아들을 순 있지.’

 

이렇게 짧게 베르베르에 대해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외국인이 베르베르 부족과 베르베르에 대해서 알고 있고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서 놀라워했고 흥미로워 했다. 지한과의 대화에서 알게 된 것은 베르베르 출신이더라도 무조건 베르베르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지방에서 대도시로 학업이나 생업을 위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특히 베르베르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고향에서는 베르베르어가 많이 쓰이지만 대도시에서는 베르베르어 외에도 프랑스어와 데리자 그리고 아랍어 등 쓰이는 언어가 많기 때문에 쓸 기회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향인 아가디르에 남아있는 남자형제들은 아가디르에서 일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거래하려면 베르베르어를 쓰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에 베르베르어를 잘하며 대도시나 베르베르어가 많이 쓰지 않는 곳으로 학교를 다니고 일하는 본인이나 여자형제들은 베르베르어를 그리 잘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한국어 하나만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모로코 사람들의 언어문화를 살펴보니 매우 흥미로웠고 한편으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기본으로 3개 국어 이상을 자유롭게 소통하는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였다. 하지만 프랑스어를 하느냐 못하느냐, 스페인어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교육 수준이 차이나고 그만큼 직업상의 제약을 받는다는 점에서 여러 언어가 병용되는 환경의 맹점도 느껴졌다. 끝으로 이 번 칼럼의 토대가 된 ‘베르베르 문화의 이해’ 수업을 해 주신 임기대 교수님과 베르베르에 대한 질문에 성심껏 대답을 해준 지한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이번 칼럼을 마친다. 인샬라!

 

 

 

*리프족, 자얀족, 쉴레족에 대한 자료는 위키피디아의 자료를 번역하여 정리한 것이고 위 내용은 실제와 상이할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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