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레브 - 박준호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중해의 보석, 모로코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 Global-K 리포터 2기 프랑스학과 박준호 라고 합니다.

 

모로코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 같은 나라입니다. 아랍 문화권이지만 유럽을 닮아있어 이국적인 모습을 뽐내는 모로코는 장차 마그레브 트랙을 공부하는 학우들에게 매력적인 나라가 될 것입니다.

 

유럽과 아프리카가 공존하는 곳 모로코 !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Title 첫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8-03 11:27 Read 631

본문

에필로그 

무더위와 장마사이에서 열대야에 밤을 설치며 어영부영 방학의 반을 보내는 동안 어느 덧 출국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잉여로우면서도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고 있던 나에게 출국이라는 단어는 여유로웠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력과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나이든 것 같지만) 새마을호가 제일 빨랐고 인천공항이 생기기전 김포공항이 대한민국의 허브공항일 때부터 국제선을 타고 외국으로 나갔던 나였지만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간다는 것은 항상 설레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아프리카 아니던가! 사실 프랑스유학 시절부터 북아프리카/마그레브지역에 갈 뜻을 두고 있었던지라 복학하고 나서 한 학기 만에 모로코로의 인턴 행은 다소 이른 감이 느껴졌지만 전혀 뜻밖의 일은 아니었다.

모로코로의 인턴이 정해지고 나서 가장 기뻐하신 분은 부모님이었다. 특히 30여 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현장의 역군으로 계셨던 아버지는 어린나이에 이역만리 타지에서 피땀 흘린 그날을 떠올리며 애정 어린 조언과 함께 응원을 해주셨다. 어머니는 그래도 아직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서시는 모양이다. 그래서 tv나 주변에서 모로코이야기만 나올 때 마다 귀를 기울이시며 아들보다 앞서 현지조사를 하신다. 사실 주변에서 모로코로 간다고 했을 때 여러 가지 반응이 있었지만 아직 모로코에 대해서 모른다는 반응도 적은 편은 아니었다. 혹자는 모나코와 헷갈려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모로코는 어떤 나라일까? 아프리카와 유럽이 공존하는 지중해의 보석, 모로코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자.

 

 

모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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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지도와 모로코 국기

아프리카하면 왠지 사파리에서 뛰어놀고 있는 가젤과 백수의 왕 사자가 있는 상상이 가지만 모로코는 흔히 상상하는 아프리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지중해에 접해있어 유럽과의 교역이 활발하고 오히려 아프리카 국가들보단 유럽국가와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모로코는 유럽을 닮아 있는 부분이 많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나라이며 지리적으로 유럽과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나라이다. 인구는 약 3300백만 명이며 수도가 라바트인 모로코는 아프리카에서 보기 드문 입헌군주제이다. 오스만 투르크와 프랑스의 점령으로 모로코에서는 아랍어와 프랑스어 쓰고 토속 언어인 베르베르어도 사용한다. 모로코는 알제리, 튀니지, 리비아와 함께 마그레브지역 국가 중 하나이다.

 

 

출국 전 준비

1. 행정

모로코는 비자 없이 90일 동안 체류가 가능한 나라이다. 그래서 따로 비자를 받을 필요 없이 3개월 체류기간이 끝나면 다른 나라로 나왔다가 다시 입국하면 체류가 가능하다. 입국하기 전 필요했던 서류작업은 회사에서 고용계약서 작성을 위한 기본증명서, 재학증명서 등의 번역공증이었다. 여기서 번역공증이란 한국문서의 프랑스어 번역과 함께 번역사와 변호사의 공증본이 같이 되어있는 것을 말한다. 이 때 번역과 공증을 따로 하게 되면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될 수 있으면 번역과 공증을 한꺼번에 같이 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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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증서류

2. 짐 싸기

달팽이처럼 집채만 한 캐리어를 들고 여러 곳을 다니면서 얻은 노하우 중 하나는 천천히 여유롭게 준비를 하는 것이다. 특히 여정이 길 경우에는 그 만큼 시간을 두고 짐을 싸는 것이 좋다. 캐리어를 열어두고 느긋하게 생각날 때마다 하나 씩 던져 넣으면 손톱깎이처럼 잊기 쉽지만 없으면 불편한 물건들을 까먹지 않게 된다. 나에게 있어 이번 짐 싸기의 주안점은 한국 양념과 조미료를 챙겨가는 것이다. 사실 옷이나 소모품들은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고 막상 가져가면 안 입는 옷들도 생기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만 챙기면 된다. 하지만 프랑스 유학시절 나는 국물이 필요한 뼛속까지 한국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기에 한국 조미료 부분은 양보할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 모로코는 생각보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여름이더라도 해가 지면 추워져서 긴팔도 함께 챙긴다. 다행히 현지 담당직원분이 여러모로 많은 정보를 주셔서 짐 싸기가 한 층 더 수월했다.

 

 

3. 멘탈

출국하기 전 필요한 물품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프랑스로 떠나기 전에도 많이 긴장되고 설레긴 했지만 유독 이번에는 긴장감이 더 느껴졌다. 기말고사 이 후 지나치게 잉여로움을 즐긴(?)탓에 생활이 불규칙적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누울 때마다 모로코로 갈 생각을 하면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이 꽤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어 공부를 했다면 모로코에서는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실전에 투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서 잘 할 수 있을까? 아니, 가서 잘 버틸 수나 있을까?’ 하며 몇 번이고 자문했다. 마치 훈련소를 수료하고 자대배치 받기전의 훈련병처럼 이런저런 걱정을 많이 하였다. 하지만 혹자는 말했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96% 는 우리가 해결 할 수 없는 걱정이거나 결국 일어나지 않을 걱정 등 앞으로 일어날 일과 크게 관계가 없는 일들이라고. 다소 과장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평소 잡다한 걱정을 많이 하는 나에겐 둘도 없는 조언이었다. 그렇다. 너무 불안해하고 걱정하지 말자. 결국 다 잘 될 것이고 잘 안 되더라도 낙심하지 말자. 잘되면 추억, 잘 안되더라도 경험이 될 테니.

 

 

맺으며 - 여정 자체가 보상이다.

어디로 떠난다는 것은 항상 가슴 뛰는 일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멋진 풍경들과 현지 내음 물씬 풍기는 음식들을 상상하며 하루하루 계획을 짜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뭘 가져갈지, 뭘 입을지 고민하며 짐을 싸는 것도 내가 얼마나 꼼꼼한지 뿌듯함을 느끼게 해 줄 뿐이다. 막상 떠나면 무거운 짐에다가 하염없는 기다림, 말이 안 통할 때의 답답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떠나온 곳에 대한 그리움이 발목을 잡겠지만 그것이 여행, 떠나는 것의 묘미 아니겠는가? 과연 모로코로의 여정은 나에게 어떤 보상을 선사할까? 출국날 날씨가 맑기를 바라며 에필로그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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