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박정아

안녕하세요, 브라질학과 12학번 박정아입니다.

 

신은 브라질사림일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넓은 땅,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남미는 최근 각종 여행프로그램을 통해 그 매력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는 12시간이라는 시차와 기본 20시간이 넘는 긴 비행시간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여행을 계획하기 어렵습니다. 브라질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유명한 도시 뿐만이 아닌 숨겨진 도시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페루, 아르헨티나, 칠레 등 주변 남미 국가를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남미에 대한 오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Title 여섯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4-11 16:53 Read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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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가봤니, 브라질

 

 브라질하면 흔히들 삼바와 카니발을 떠올리는 것과 같이 브라질은 열정과 흥이 넘치는 나라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활발하고 적극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놀기 좋아하는 것은 공통된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4월은 Páscoa라 부르는 부활절, 5월은 브라질리아 기념일(브라질리아에 거주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됩니다), 6~7월은 Festa Junina 등 거의 매 달 휴일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꼭 공휴일이 아니더라고 기념일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을 통해서는 브라질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념일 혹은 공휴일, 그 중에서도 여성의 날과 부활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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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성의 날 (Dia da Mulher)

 세계 여성의 날 혹은 국제 여성의 날로 알려져 있는데 이 날은 여성의 정치∙경제∙사회적 업적을 세계적으로 기리는 날입니다. 1909년 사회주의자들과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정치적행사로 시작되었고, 1910년 러시아의 노동운동가 Aleksandra Mikhailovna Kollontai와 독일의 여권운동가 Clara Zetkin에 의해 세계적인 기념일로 제안되었으며, 1975 UN에 의하여 공식적으로 매년 3 8일이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자유주의 운동가들과 사회주의 운동가들에 의해 처음으로 정착되었고 1945년까지 계속되었지만 해방 이후 여러 사회 운동에 탄압을 가했던 몇몇 대통령들에 의해 공식적으로 진행되지 못하였고 뜻이 맞는 소수에 의해서만 치러지는 작은 행사에 불과했습니다. 1985년이 되서야 3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개적으로 기념할 수 있었고 제 1회 한국여성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후 6월 항쟁을 계기로 한국에서 세계 여성의 날은 정치색을 가지게 되었고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전국여성노조, 민주노총 등 각종 여성주의 단체들을 후원하는 행사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과거에 비해 자유로워지고 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여성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나 남성과 평등한 위치에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브라질도 남녀가 평등한 위치에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모든 사람이 3 8일이 여성의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SNS나 메신저를 통해 여성의 날을 축하하고, 학교에 여성의 날을 축하한다는 문구 혹은 여자들의 권리나 부당한 대우를 개선하자는 플랜카드를 곳곳에 붙여 과거 여성운동가들이 그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을 기억하고 이를 통해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브라질이 한국보다 사회 인프라 면에서 발전한 나라라고는 볼 수 없지만 가끔 그들의 인식이나 가치관을 통해 한국보다 앞서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여성의 날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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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사람들은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것이 여성 우월주의를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여성이 우월하다는 인식을 갖자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대우받고, 여전히 여성에게만 보이지 않는 벽. 흔히들 유리벽이라고 부르는 그 차별을 없애자는 것입니다.

 여성 우월주의, 페미니스트에 반대하여 얼마 전 브라질리아에서 한 가지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3월 초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근처 풀숲에서 한 학생이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살해 한 것이었고 여성 혐오주의자였다고 합니다. 여성의 날이 있는 3월에 벌어진 잔인한 일이고 숨진 학생이 20,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브라질리아 전체는 충격에 빠졌고 학교에서도 여자들을 보호해 주세요‘, ‘우리는 여성들을 해치지 않습니다등 사건과 관련된 플랜카드가 곳곳에 많이 걸렸습니다.

 

2. 부활절 (Pás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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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종교가 기독교나 가톨릭이 아니더라도 부활절이 무슨 날인지 아는 사람은 많습니다. 바로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부활절의 유래부터 살펴보자면 이 날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지 3일 째 되는 날, 그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기독교의 부활절은 기존 유럽과 중동의 다신교 전통과 상징물이 합쳐진 것인데 3세기 경에 지켜졌던 부활절은 오늘날의 부활절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기독교 전파가 한창이었던 시점에 교회 지도자들은 다신교 문화의 사람들에게 복음 전파와 예수의 부활을 믿게끔 하는데 덜 거부감이 드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다신교 의식의 많은 부분을 유대교 의식에 접목시키게 되었습니다. , 다신교의 의식들에 기독교의 의미를 부여한 것인데 이렇게 차츰 섞여가던 의식들이 기독교의 부활절을 완성시켰습니다. 부활절은 매년 그 날짜가 달라지는데 이르면 3월 넷째 일요일, 늦게는 4월 넷째 일요일에 옵니다. 이는 부활절이 음력으로 정해지기 때문인데 올해는 3 25일이었습니다.

 부활절을 상징하는 것으로는 토끼와 달걀이 있는데 토끼가 초콜릿, 사탕, 부활절 달걀을 착한 아이들에게 전해준다는 이야기와 Easter 여신의 상징이 토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달걀은 왜 부활절의 상징이 된 것일까요? ‘모든 생명은 알에서부터 나온다는 로마의 속담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까지 갈 때 잠시 십자가를 대신 져준 구레네 시몬의 직업이 계란장수였다고 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후 그가 집으로 돌아가 보니 암탉들이 낳은 계란이 모두 무지개 빛으로 변해 있었는데 이후로 교회에서는 자연스럽게 계란을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라질은 전체 인구의 약 65%가 가톨릭 신자로 세계에서 로마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그만큼 이들에게는 부활절이 매우 중요한 날 중 하나입니다. 3 25일은 금요일이었는데 전 날인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공식적으로는 연휴 기간이 3일이지만 월요일부터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많고 부활절 전 후로 길게 휴식을 갖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브라질 부활절만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는데 부활절이 오기 한 달 전부터 부활절을 반기는 광고를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상점에 가면 부활절 초콜릿을 상점 한 가득 진열해 놓습니다. 브라질에서는 부활절에 진짜 달걀을 주고 받지 않고 달걀 모양의 초콜릿을 주고 받습니다. 과거에는 다른 나라들과 다를 바 없이 진짜 달걀을 주고 받았지만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초콜릿을 주고 받는 문화로 변했습니다. 2 13일 처음 브라질리아에 도착해서 부활절을 위한 초콜릿을 봤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초콜릿의 크기가 매우 컸고 브라질 친구들은 오히려 한국에서는 진짜 달걀을 주고 받는다는 것에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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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 da Mulher Páscoa말고도 중요한 날이 많지만 추후 해당 휴일을 즐기고 나서 글을 쓰도록 하고 오늘은 두 가지 공휴일과 기념일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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