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박정아

안녕하세요, 브라질학과 12학번 박정아입니다.

 

신은 브라질사림일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넓은 땅,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남미는 최근 각종 여행프로그램을 통해 그 매력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는 12시간이라는 시차와 기본 20시간이 넘는 긴 비행시간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여행을 계획하기 어렵습니다. 브라질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유명한 도시 뿐만이 아닌 숨겨진 도시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페루, 아르헨티나, 칠레 등 주변 남미 국가를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남미에 대한 오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Title 다섯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4-11 16:45 Read 445

본문


어디까지 가봤니, 브라질

 

 현재 브라질은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로 대통령 Dilma Rousseff가 전 대통령 Lula를 수석장관으로 임명했기 때문입니다. Dilma의 이와 같은 결정으로 브라질에서는 전국적으로 매일매일 시위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수석 장관으로 임명한 것이 왜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국민들이 시위를 하게 만들까요? 바로 전 대통령 Lula는 임명을 받기 전 대통령 임기 중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법원의 조사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칼럼은 현재 브라질의 정치 상황을 설명하는 글과 함께 한국과 다른 시위의 모습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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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의 전 대통령 Luiz Inácio Lula da Silva은 본명보다 Lula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Lula 2002년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이후 2003년 브라질의 제 3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며 2006년 선거에서 재선되었습니다. Lula 대통령은 그의 배경 때문에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유명했는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노동 운동가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10살이 되어서야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 때까지 글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집안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학교를 그만두었고 초등학교 4학년까지가 그의 최종 학력입니다. 그 후 그는 São Paulo의 거리에서 행상과 구두닦이를 하며 돈을 벌다가 금속공장에서 일을 할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공장에 다니면서 기술 학교에서 일을 배웠고, 18살 때는 선반 자격증도 취득했으나 공장에서 사고를 당해 왼쪽 새끼 손가락을 잃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노동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공장에서 차츰 지위를 확보해 나가면서 생활에 여유를 갖게 되었고 1968년 같은 공장에서 근무하던 여성과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 해 열악한 작업 환경 때문에 부인이 간염에 걸려 뱃속의 아기와 함께 세상을 떠났고 적절한 치료만 받았으면 충분히 나을 수 있는 병이었기에 Lula는 본격적으로 노동 운동에 참여를 하게 됩니다. 1975년 브라질 금속노조 위원장에 당선이 된 후 노동자들과 소통하는 노동운동가로 이름을 알리고 이 후 많은 노동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됩니다.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말하는가?”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Lula는 본인 또한 어린 시절 가난했기 때문에 Fernando Henrique Cardoso에 의해 이미 시도된 바 있는, 굶주림을 근절시키자는 캠페인을 Fome Zero라는 캠페인으로 더 확장시켰습니다. 또한 Campinas Jose Roberto Magalhaes Teixeira시장에 의해 처음으로 도입된 조건부 학습 지원 프로그램 Bolsa Escola Bolsa Família라는 이름으로 확대하여 실시하였는데 이는 Lula의 정책 중 가장 큰 규모의 사회 프로그램으로 꼽힙니다. Bolsa Família란 빈곤층에 취학지원, 식비지원, Bolsa Família카드 지급 등 가족지원금 정책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1인당 수입이 50헤알 이하인 가족들에게는 월 50헤알을 지원하고, 1백헤알보다 수입이 낮은 가족에게는 미취학어린이 1인당 15헤알씩 최대 45헤알까지 지급을 하였습니다.

 Bolsa Família로 설명되는 복지 정책, 집권 8년 동안 30%에서 19%로 감소한 빈곤율, 줄어든 소득불평등, 최저임금 인상, 좌우를 포용하는 실용적 태도 등 Lula 대통령이 집권한 8년 동안 브라질은 많은 것이 변하였고 Lula 대통령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8년 임기를 마치고 2010년 퇴임할 때 그의 지지도는 무려 83%였습니다. 3번 연속 대통령이 되는 것은 헌법 상 불가능하지만 4년 뒤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한다면 브라질 최초로 3번 대통령을 한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그는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은 브라질과 같은 처지가 되었습니다. 과거 화려한 명성은 어디로 사라지고 전 국민에게 몰매를 맞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부패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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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초 브라질은 ‘Petrobras 스캔들로 엄청난 위기를 맞았습니다. Petrobras는 브라질의 반관반민(半官半民) 에너지 기업입니다. 1953 Getúlio Vargas 대통령 주도로 국영으로 설립되었고 90년대까지 브라질의 석유사업을 독점하며 브라질 근해의 유전을 개발했습니다. 1997년 독점이 철폐되면서 경쟁 체제로 들어갔으며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시도하여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현재 Petrobras는 남미에서 매출액과 자산 기준으로 최대 규모의 기업입니다. 半官半民 기업이라 하더라도 브라질 정부, 브라질 개발은행, 브라질 국부펀드가 6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국영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석유는 우리(브라질 국민)의 것이라는 구호로 출범한 Petrobras는 정경유착과 비리, 국제유가 하락, 주가 폭락과 영업이익 급감 등 악재가 겹치면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 중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것은 정경유착입니다.

지난 2008년 브라질 정부가 남대서양 연안에서 발견된 심해유전 개발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는데 당시 대통령이었던 Lula는 이 사업이 외국계 자본으로부터 Petrobras의 독점력을 회복하고 브라질 경제를 일으킬 기회라고 봤습니다. 결론적으로 관련 산업이 호황을 맞았고 해안에는 정부의 저금리 대출을 맞은 조선소들도 많이 들어섰고 불과 몇 년 새에 새로운 일자리가 7 4천개나 생겨났습니다. 현재 대통령인 Dilma가 대선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Petrobras사업의 후광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Petrobras는 현재 집권 정당인 노동자당과 브라질을 뒤흔들 요소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2014 11 15, 브라질 연방경찰이 Petrobras 본부와 거래 기업 등 11곳을 급습하여 조사한 결과 사업 과정에서 뇌물 수수와 돈세탁 혐의가 드러났고 이 중 기업인과 정치인이 대거 포함되어있어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Dilma 7년 동안 Petrobras의 이사회 의장을 맡기도 했고 Lula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를 돌며 한 건설업체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불법적으로 알선한 혐의가 있어 많은 국민의 존경을 받던 정치인에서 순식간에 모든 이들의 비난 대상이 되었습니다.

 몇 주 전 Dilma 대통령이 강제 구인되며 구속 위기를 받고 있던 Lula대통령을 비서 실장 장관으로 초청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또 한 번 충격을 주었는데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과 함께 Lula는 비서 실장으로 취임하였고 이로 인해 브라질에서는 모든 도시에서 매일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비서 실장으로 취임을 하게 되면 진행 중이었던 모든 수사는 일반법원에서 연방대법원으로 이원 되는데 그렇게 되면 연방검찰총장이 기소하고 친 정부파 대법관이 심사하게 되어 현재 정부에게 유리한 쪽으로 판결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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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시위라고 해서 한국과 같은 시위 장면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한국에서는 시위 현장에 무장한 경찰들이 있고 물대포와 최루탄이 있는 등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브라질은 멀리서 보면 축제 현장과 같습니다. 물론 시위가 격해지면 브라질 또한 최루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닙니다. 시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브라질 국기를 들고 ‘Fora Dilma(Dilma는 물러나라)’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거나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시위에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주말에 약속이 있어 버스를 타고 가는 중 많은 사람들이 유니폼을 입고 국기를 들고 심지어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국회 의사당 앞에 모여있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행사가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시위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경찰들 또한 최대한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한 채 그들을 막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보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브라질은 위험한 곳, 각종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시위라는 현상만 놓고 생각하면 오히려 한국이 브라질보다 더 위험한 곳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또한 브라질처럼 시위가 위험한 것이 아닌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하나의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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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속 시위장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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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속 시위장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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