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박정아

안녕하세요, 브라질학과 12학번 박정아입니다.

 

신은 브라질사림일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넓은 땅,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남미는 최근 각종 여행프로그램을 통해 그 매력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는 12시간이라는 시차와 기본 20시간이 넘는 긴 비행시간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여행을 계획하기 어렵습니다. 브라질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유명한 도시 뿐만이 아닌 숨겨진 도시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페루, 아르헨티나, 칠레 등 주변 남미 국가를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남미에 대한 오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Title 두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3-07 16:44 Read 763

본문

어디까지 가봤니, 브라질

 

 

 

  

 


  브라질에 온지 1주일이 지났다. 그 동안 꽤나 많은 Intercâmbista(교환학생, 유학생)모임을 가지면서 만난 다양한 친구 중 생각보다 유럽에서 온 친구들도 많았지만 역시 칠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주변 남미국가에서 온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오늘은 브라질이 아닌 다른 남미국가들에 초점을 맞추어 남미공동체를 소개하고 주변 국가들은 브라질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특히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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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 흔히들 남미라고 줄여서 말하는 이 곳은 여섯 개의 대륙 중 하나로 라틴 아메리카 중에서 파나마 지협 이남의 지역으로 대부분이 남반구에 속해 있다. 서쪽에는 태평양, 북동쪽에는 대서양, 남쪽으로는 남극해와 접한다. 남아메리카의 면적은 17,840,000 평방킬로미터로, 지표면의 약 3.5%를 차지하는데 이는 4번째로 큰 대륙이고 인구수는 5번째로 많다고 한다. 현재 남아메리카에는 총 13개의 국가가 있는데 가이아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브라질, 수리남,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우루과이, 칠레, 콜롬비아, 파라과이,페루, 기아나(프랑스령)이다. 이렇게 큰 면적을 자랑하고 다양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남아메리카에는 3개의 공동체가 있다. 물론 이외에도 다른 연합이 존재하지만 규모가 큰 공동체만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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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미 국가 연합

남미판 EU라고 불리는 남미 국가 연합은 영어로는 Union of South American Nations, 포르투갈어로는 União de Nações Sul-Americanas라고 부른다. 이 연합은 남아메리카 12개 국가의 정치, 경제 공동체 조직으로 2008년 5월 23일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정상 회의를 통해 공식적인 출범을 선언했다. 남미국가연합은 ‘시몬 볼리바르’의 꿈이 실현된 것으로 이해되는데 그는 남미를 하나의 국가로 만들고자 했으나 지역 세력의 이해에 부딪혀 꿈이 좌절되었다. 남미 국가 연합이 탄생하기 전 남미국가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페루 쿠스코에서 정상회의가 열렸었는데 이후 남미 정상들은 정치, 경제, 사회의 통합을 위한 세부적인 통합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각국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출범을 서둘렀고 지역 내 빈부격차와 큰 이념 성향 차이,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간의 권력 다툼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아직까지 이 관계가 깨지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에너지와 식량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원유와 농산물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남미 공동체가 탄생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남미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 안데스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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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데스 공동체는 1969년 카르타협정을 바탕으로 창설된 남아메리카 4개국(콜롬비아, 에콰도르, 볼리비아, 페루)의 경제 협력체로 페루 리마에 본부를 두고 있다. 앞서 말한 4개의 국가는 정회원국에 속하며 추후 소개할 Mercosul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는 준회원국에 속한다. 10년 안에 회원국 간에 관세동맹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지역통합을 추진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하고 있으며 회원국들 사이에 균형 있고 조화로운 발전 촉진, 경제·사회적 협력을 통한 성장 촉진, 지역 주민 생활수준의 지속적인 향상 추구를 다음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기구로 안데스 통합체제(Sistema Andino de Integracion; SAI)를 설립하고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SAI는 12개의 기구로 나눠지는데 ①정상회의 ②외교장관회의 ③집행위원회 ④의회 ⑤사법재판소 ⑥사무국 ⑦개발공사 ⑧라틴아메리카 준비기금 ⑨시몬 볼리바르 대학 ⑩사회협약 ⑪기업자문위원회 ⑫노동자문위원회가 그것이다. 초기에는 회원국 간의 폐쇄적 통합을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점진적인 대외개방을 통한 개방적 지역주의를 추구하면서 통합과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3. 남미공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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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투갈어로는 Mercado Comum do Sul(Mercosul) 한국어로는 남아메리카 공동시장 혹은 남미공동시장이라 부르는 이 공동체는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경제공동체이다.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물류와 인력 그리고 자본의 자유로운 교환 및 움직임을 촉진하며 회원국과 준회원국 사이의 정치·경제 통합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5개국이 정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1991년 3월 26일 파라과이의 아순시온에서 체결된 아순시온 협약을 통해 설립돼 같은 해 11월 29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메르코수르는 1994년 12월 17일에 조인되어 1995년 12월 15일에 비준된 Ouro Preto협약을 통해 창설됐다. 메르코수르는 외부 시장에 대한 동일한 관세 체제를 만들었고, 1999년부터는 회원국 사이의 무역에서 90% 품목에 대해 무관세 무역을 시행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으로 정국혼란을 빚은 파라과이에 대해 회원국 자격을 2013년 4월 대선까지 잠정적으로 정지하였다가 지난 2012년 파라과이 루고 대통령 탄핵 사건을 남미공동시장이 ‘의회 쿠테타’로 규정함을 계기로, 같은 해 7월 남미공동시장 회원국 자격이 정지 되었던 파라과이가 이번 2014년 1월 MERCOSUR에 재가입하였다. 이로써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칠레, 페루, 콜롬비아,에콰도르, 멕시코까지 총 11개의 국가가 가입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여전히 개발도상국으로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그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공동체를 만든 것처럼 그들은 더 성장하기 위해, 더 나아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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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국기                                    우루과이 국기

 

나는 당연히 남미 국가들끼리 사이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미국가연합을 만들 당시 시몬 볼리바르도 지역 세력의 이해에 부딪혀 꿈이 좌절되었고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의 권력싸움이 있다는 것으로 비추어보아 다양한 국가가 모여 사는 대륙인만큼 권력다툼이 잦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12개의 남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발전한 국가로 사람들이 꼽는 곳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이다. 그리고 사이가 안 좋다고 표현하기는 뭐하지만 감정이 좋지 않은 두 국가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이다.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한국에서 브라질리아로 가는 동안 파리와 상파울루를 경유하였는데 파리에서 상파울루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한 아이가 계속 울었다. 정말 비행기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쳐다보았지만 부모는 아이를 달래지도 않았고 그들의 다른 아이들마저도 소란스러웠다. 파리에서 상파울루까지 가는 12시간동안 모두가 불쾌했고 파리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옆에 앉아있던 두 아주머니들이(브라질인) 아르헨티나 사람인 것 같다며, 역시 아르헨티나라며 소곤소곤대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사이는 왜 좋지 않은 것일까? 두 나라의 이야기는 182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25년부터 1828년까지 3년 동안 시스플라티나 주의 독립 문제를 놓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간에 전쟁이 벌어졌다. 아르헨티나-브라질전쟁이라고 부르는 이 전쟁에서 브라질이 패하였고 시스플라티나 주가 브라질로부터 독립하고, 신생국인 우루과이가 건국됐다. 영국과 프랑스가 개입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중재했다. 중재협상은 1828년에 실시됐으며 1830년을 기해 우루과이라는 신생 독립국이 탄생했다. 브라질 제국의 황제 페드로 1세는 이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잃어가는 상황에서 우루과이가 독립하자, 1831년 책임을 지고 퇴위했다. 우루과이의 국기를 보면 아르헨티나와 똑같이 태양문양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자신들의 독립을 위해 싸워준 아르헨티나의 은혜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자국의 국기를 제작할 때 아르헨티나의 국기에 있는 5월의 태양을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오래전에 일어난 전쟁이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 감정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듯 역사적으로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브라질사람과 아르헨티나 사람 간에 미묘한 감정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국가 간에서도 그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축구 라이벌 이상으로 두 나라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 브라질 친구에게 아르헨티나 사람에 대해 물어보면 그들은 콧대가 높고, 자존심이 세다는 대답을 쉽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축구와 관련해서도 이 들의 신경전은 대단하다. 지난 2000년 말 FIFA가 인터넷투표에 의해 20세기 최고의 선수로 펠레와 마라도나를 1위로 공동 선정하자 브라질 축구팬들은 ”마약에 찌든 패륜아 마라도나가 어떻게 펠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느냐”면서 격분했다. 하지만 반대로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은 “FIFA가 펠레에게만 상을 주고 싶은데 뜻대로 안되자 공동선정이라는 궁여지책을 썼다”며 비아냥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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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의 ‘영원한 앙숙’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이처럼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사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각각 남미 1,2위의 대국이며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나라이면서도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았다. 우선 아르헨티나 국민 대다수가 유럽계 백인인 반면 브라질은 인디오 등 유색인종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90년대 이후 아르헨티나가 미국의 처방에 따라 대달러 고정환율제 채택과 대대적 민영화 등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을 추구해온 반면 브라질은 경제정책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주성을 유지해 왔다. 또 브라질은 대통령선거 때마다 좌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예상될 정도로 진보성향이 강한 편이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브라질 사람들을 “더운 나라의 나태함에 빠져 마냥 빈둥거리는 열등민족”이라고 경멸해 왔으며 브라질 사람들은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가리켜 ‘건방지고 지나치게 격식을 따진다.’며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두 나라의 사이가 호전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경제 때문이다. 한때 세계 7위 경제대국에서 2001년 말 국가 파산상태가 된 아르헨티나 국민들 사이에 ‘브라질 열풍’이 불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를 한 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브라질도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긴 하지만 국가운영에서부터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브라질로부터 본받을 만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추가적인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 브라질 열풍’(Braziliian wave)이 불고 있다는 증거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브라질식 이름을 딴 술집과 나이트클럽이 유행으로 자리 잡고 브라질 음악, 브라질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에 대한 고정관념이 파괴된 주요 요인은 1990년대 브라질 관광붐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미국 달러와 똑같은 가치로 인위적으로 고정시킨 환율정책 덕분에 아르헨티나 서민들도 해외여행을 브라질로 여행을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브라질 정부통계에 따르면 브라질을 방문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1990년 25만명에서 2000년 1백75만명으로 급증했다. 브라질 관광이 급증하기 전까지 아르헨티나인들에게 브라질은 ‘먼 나라’에 불과했다. 그러나 브라질을 가본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브라질이 발전한 국가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브라질인들에 대해 가졌던 인종적 편견들도 놀랄 정도로 감소했다. 1991년 남미공동시장이 발족된 이후 경제교류를 통한 양국 간의 일체감과 협력관계가 증진되면서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을 남미공동체의 선임파트너로 인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어왔다. 아르헨티나의 경제전문가들은 브라질의 인구와 경제규모가 아르헨티나의 5배나 되기 때문에 브라질이 남미의 맹주가 돼야 한다는 대세를 거스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포르투갈어를 공부하고 스페인어 공부도 병행하는 나에게는 브라질이, 더 나아가 남아메리카 국가 전체가 제 2의 나라이다. 아니 어쩌면 한국의 소식보다 남아메리카의 소식이 더 중요할 지도 모른다. 이런 나에게는 그들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수밖에 없다. 과거 경제대국이었던 아르헨티나도,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브라질도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지만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공동체에 속해 있는 국가 외에도 여러 국가와 서로서로 도와가며 더 나은 경제를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Quem é 시몬 볼리바르?

시몬 볼리바르(Simón José Antonio de la Santísma Trinidad Bolívar Palacios y Blanco)는 베네수엘라의 독립운동가이자 군인이다. 호세 데 산 마르틴(José de San Martin) 등과 함께 라틴 아메리카의 El Libertador(해방자)로 불린다.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나마, 베네수엘라를 그란 콜롬비아로 독립시켰다.

 

★ O que é 카르타 협정?

마그나 카르타, 혹은 대헌장으로 불리는 문서로 1215년 6월 15일에 영국의 존 왕이 귀족들의 강요에 의하여 서명한 문서로 국왕의 권리를 문서로 명시한 것이다. 왕에게 몇 가지 권리를 포기하고, 법적 절차를 존중하며, 왕의 의지가 법에 의해 제한될 수 있음을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국왕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문서화하기 시작하여 전제 군주의 절대 권력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흔히 영국 민주주의의 시발점으로 강조되는 것과 달리, 문서 자체에 민주주의적 요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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