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박정아

안녕하세요, 브라질학과 12학번 박정아입니다.

 

신은 브라질사림일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넓은 땅,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남미는 최근 각종 여행프로그램을 통해 그 매력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는 12시간이라는 시차와 기본 20시간이 넘는 긴 비행시간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여행을 계획하기 어렵습니다. 브라질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유명한 도시 뿐만이 아닌 숨겨진 도시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페루, 아르헨티나, 칠레 등 주변 남미 국가를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남미에 대한 오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Title 첫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3-07 16:37 Read 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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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가봤니,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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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냥 설레고 순탄하게 준비가 될 것 같았던 나의 유학 준비는 예상과는 달리 집을 구하는 것에서 나의 발목을 잡았다. 먼저 내가 유학생활을 할 도시에 대해 소개하고 유학준비과정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공유하고자 한다. 

  브라질의 수도는 '브라질리아'이다. 사람들에게 브라질의 수도가 어딘지 아느냐고 물어보면 대다수는 상파울루 혹은 리우데자네이루라고 말한다. 브라질에서 가장 유명한 두 도시이기에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이겠지 하면서도 내가 공부하는 나라에 대해 아직도 사람들은 잘 모른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씁쓸해지기도 한다. 내가 1년 동안 유학생활을 할 곳이자 브라질의 수도인 브라질리아는 이전의 수도 Rio de Janeiro (히우 지 자네이루)에서 약 900km 떨어진 해발고도 1,100m의 브라질 고원에 위치해있다. 1956년부터 1960년까지 ‘Plano de Piloto'라는 도시계획에 따라 Lúcio Costa가 도시 설계를 맡았고 Oscar Niemeyer가 내부 건축물들을 맡아서 도시를 건설하였다. 철저한 계획도시인 브라질리아는 '과거가 없는 도시'라고 불리는 데 황량한 1,100m 고원지대에 5년 만에 건설된 100% 계획도시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내부 지역에 수도를 세운다는 생각은 17세기 후반부터 여러 차례 제안된 오래된 계획이었다. 당시 브라질 대통령인 Juscelino Kubitschek (주셀리노 쿠비체크)는 내부 지역에 수도를 건설하는 것이 나라 전체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산업을 확장하며 시행하고자 하는 주요 건설 프로젝트 정책을 위한 상징이라고 보았다. 공원, 골목길 같은 자연스러운 멋이 없고 당초 예상보다 많이 유입된 인구로 정체에 시달리고 있긴 하지만 철저한 계획에 바탕을 둔 도시구조 및 초현대적인 건물형태 등으로 20세기 건설된 도시들 중에서 유일하게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나에게 유학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나는 주저 없이 '집구하기'라고 말할 것이다.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을 한국이 아닌 낯선 외국에서 머물러야 하는데 편안한 집을 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공부를 할 대학교에 Colina라고 부르는 기숙사 형태의 숙소가 있지만 입학허가서가 늦게 도착한 탓에 신청을 하지 못하여 학교 근처에 머무를 만한 곳을 알아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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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구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페이스북이다. Brasília-Dividir Moradia, Dividir Aluguel em Brasília, Repúblicas de Brasília, Repúblicas da UnB가 대표적인 페이스북 페이지이다. 각 페이지의 성격은 같은데 집 주인 혹은 본국으로 돌아가는 유학생들이 사진, 가격, 방 정보 등을 올린 후 연락을 주고받는 형식이다. 하지만 학교와의 거리, 수용 인원, 가격 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방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대부분 1인실 방인데 나는 후배와 같이 살 생각을 하고 있어서 2인용 방을 찾는 것은 더 힘들었다. 그렇게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만 10명이 넘는 것 같다. 나중에는 내가 연락하는 사람이 어떤 방의 주인인지 헷갈렸던 적도 있다.

   

계속되는 집구하기에 지쳐갈 때쯤 브라질리아에 사는 친구가 건너서 아는 사람이 방을 싸게 준다는 소식을 전해주어서 집 주인과 연락을 하고 자세한 이야기를 나눈 끝에 그 집을 계약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방을 구한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내가 방을 알아본 것은 1월이지만 브라질리아에 도착하는 건 2월이다. 집 주인 입장에서는 한 달 동안 방을 비워놓아야 하는 것이므로 집 주인은 1월 달 방세도 지불하라고 하였다. 방세가 비쌌다면 고민을 하였겠지만 예상금액보다 싸게 얻었고 이 전에 연락을 했던 다른 집 주인들도 같은 조건을 걸었기에 수락을 하였다. 문제는 어떻게 돈을 보내주어야 하는지 막막했다. 집 주인이 사용하는 은행의 계좌번호와 수취인의 이름만 알면 나라가 다른 것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브라질의 은행 거래는 한국과 많이 달랐다. 계좌번호 외에도 다른 번호가 또 있어서 돈을 보낼 때 알아야 할 정보가 더 있었고 (맞는 설명인지는 모르겠으나 직역을 하자면) 돈을 보호하는 방식에 따라 번호가 매겨지는 것 같았다. 이미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 현재 유학을 하고 있는 학생들, 한국에 살고 있는 브라질 친구에게 물어보았지만 그 누구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브라질과 한국, 두 나라에 모두 있는 은행인 씨티은행에 물어보니 일단 방문하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으나 고민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 여전히 나와 집 주인, 그리고 중간에서 연결을 시켜준 내 친구까지 모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그 때 친구가 고맙게도 본인이 일단 1월 달 방세를 내줄테니 2월에 브라질리아에 도착한 후 갚는 것이 모두에게 편한 방법일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고마운 일이었고 집 주인도 괜찮다고 하여서 답답했던 집 문제는 이렇게 해결이 되었다. 집을 구하면서 내가 정말 브라질에 간다는 느낌을 받았고 말로만 듣던 브라질의 특이한 문화, Jeitinho에 대해 경험할 수 있었다. 

 

집을 구하고 나면 비자를 발급받는 문제가 남아있다. 브라질에 관광 목적으로 방문할 경우 대한민국 국적자는 90일 동안 비자가 면제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목적에 따라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비자의 종류에는 VITUR, VITEMⅠ~Ⅶ, PERMANENT, VISOF, VICOR이 있지만 브라질 교육기관에서 대학 또는 대학원교육을 받는 학생이 해당되는 비자 종류는 VITEM Ⅳ이다. 학생비자라고 부르는 이 비자는 유학기간과는 무관하게 6개월 동안만 적용이 되어서 그 이상 체류할 경우 브라질 연방 경찰서에서 비자 연장을 신청해야 한다. 나는 1년 동안 유학생활을 하려고 계획했기 때문에 비자 연장과 관련된 얘기는 추후 하도록 하겠다.

학생비자를 발급 받기 위해서는 비자 신청서, 여권원본과 사본, 입학허가서 원본과 사본, 여권사진, 성적증명서 영문, 재학 증명서 영문, 본인은행잔고증명서 영문, 왕복 항공권, 범죄경력증명서. 이렇게 총 9가지의 서류가 필요하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서류는 은행잔고증명서와 범죄경력증명서이다. 먼저 은행잔고증명서는 본인 명의 통장에 3,000달러이상이 있어야 한다.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영문으로 공증을 받으라고 나와 있지만 은행에서 은행잔고증명서 영문으로 뽑아달라고 하면 되므로 굳이 비싼 영어 공증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범죄경력증명서는 근처 경찰서에 가서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 서류가 발급되려면 6일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꼭 직접 수령을 해야 하니 지방에 사는 학생들은 비자 발급 때문에 여러 번 서울을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비자 발급에 필수적인 서류는 아니지만 남미 여행을 위해, 건강을 위해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다. 각종 질병 예방접종이다. 황열병·장티푸스·파상풍·A형간염 등 병원에서 권고하는 접종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중에서 황열병과 장티푸스에 대해서만 설명을 하겠다. 황열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아르보 바이러스로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따라서 이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는 모기의 서식지가 주요 황열 발병 지역과 일치한다. 이 병에 걸린 환자의 일부에서 황달로 인해 피부가 누렇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황열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나는 황열병 예방접종을 맞을 계획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내 머릿속에 황열병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먼저 출국하는 후배와 대화를 하던 중 '누나 황열병 주사 맞았어요?' 라는 말을 들은 후부터 유학 준비 목록에 '황열병 예방접종'이 추가되었다. 앞서 말했듯 브라질을 가는 데 있어서 황열병 예방접종은 필수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아마존을 방문할 시에 황열병에 걸릴 위험이 있고 무엇보다 볼리비아에 가기 위해서는 황열병 예방접종증명서가 꼭 필요하다. 옐로우 카드라고 불리는 이 증명서는 볼리비아 비자를 받을 때, 국경을 넘을 때 확인을 하는데 현지에서 접종을 해도 되지만 말이 제대로 통할 리가 없는 외국 병원에서 맞는 것 보다는 한국에서 맞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 출국을 약 한 달 앞두고 집 근처에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에 가서 접종을 하였다. 황열병 예방접종이 가능한 곳은 수도권 기준 국립중앙의료원, 인천공항검역소, 분당 서울대병원이 있다. 최소 2주 전에는 예방 접종을 해야 하니 여유를 가지고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며 발열과 복통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복통, 구토, 설사 또는 변비 등 위장관계 증상이 나타나지만 위장관염의 한 종류라기보다는 발열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 전신 질환이다. 주로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을 방문할 시 감염이 되는데 여행 시 잘 정돈된 도시만 방문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유학생 선배에게 물어보니 장염으로 고생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근처 보건소에 가서 접종을 하였다.

이 외에도 보험 가입하기, 환승하기, 짐 챙기기 등 유학을 준비하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을 미리 준비하면 좋을지 말하려면 끝이 없다. 1년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유학을 계획하고 있다 보니 사야할 것이 점점 늘어나고, 필요한 서류가 많아 유학을 포기하고 싶었던 학생들도 있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앞으로 해외에 나가서 겪을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전할 수 있어 아무리 복잡한 일이라도 잘 해결을 할 수 있지만 비행기를 타는 순간 나는 '이방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첫 칼럼을 시작으로 앞으로 이어질 칼럼은 이방인의 시각으로 보는 남미의 모습과 현지인의 시각으로 보는 남미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브라질, 남미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이지만 나 또한 아직도 해당 국가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오해가 있을지도 모른다. 남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가 더 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어떤 일을 겪을지, 어떤 경험을 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그 나라를 바라보고 현지화 되려고 노력할 것이고 남미에 대한 편견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출처]

- 브라질리아 설명: 네이버 지식백과, 위키백과

- 황열병, 장티푸스 설명: 네이버 지식백과

 

Kakao Talk ID : jung3743

http://blog.naver.com/gina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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