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박수진

안녕하세요. Global-K 리포터로 활동하게 된 브라질학과 13학번 박수진입니다.

 

저는 7+1 파견학생으로 선발되어 브라질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상파울로(Sao Paulo)의 아라라꽈라(Araraquara)에 있는 상파울로주립대학교(Sao Paulo State University)에서 공부를 하면서, 그곳에서의 일상과 정보들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려 합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어 정보가 현저하게 부족한 브라질! 그곳에 대한 두려움이 즐거움이 되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Title 열세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6-27 13:41 Read 1,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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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브라질의 차이점 3브라질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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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은 브라질 사람들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과 성문화는 한국과 굉장히 다릅니다. 아주 개방적이지만 문란하다고 할 수 없고, 나쁘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건 사실입니다. 제가 보고, 듣고, 깨달은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브라질에는 사랑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사랑을 한다는 의미의 동사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Brincar(브링까르)의 경우, ‘놀다라는 뜻인데, 이는 남녀가 서로 가볍게 만나는 것을 뜻합니다. 서로 사귀는 사이는 아니나 성관계는 가집니다. 브링까르 하고 있는 사람 이외에도 다른 사람과 브링까르를 할 수 있으며, 본인과 브링까르를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하지 않습니다.

 Ficar(피까르)의 경우, ‘머물다라는 뜻인데, 이는 중간 정도의 연인에 해당합니다. 서로를 좋아하고, 더 깊게 알아가기 위해서 피까르를 합니다.

그 다음 단계는 namorar(나모라르)입니다. 이 동사는 사랑하다라는 뜻으로, 한국에서 말하는 사랑의 의미는 여기에 해당합니다. 한국의 경우, 서로 사귀면 사랑하는 사이라는 게 정형화되어 있는 건데, 여기서는 namorar로 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입니다. 서로를 잘 알고, 잘 맞는지 겪어보고 그다음에 나모라르 하기를 결정합니다. 사람마다 그 기간은 다르나, 2년을 사귀어도 namorar가 아닌 커플도 있습니다. 한국의 사랑과는 개념이 많이 다릅니다.

 

보통 페스타에 가면 모두들 pegar를 하려고 합니다. Pegar(뻬가르)잡다라는 뜻의 동사로, 남자는 여자를 잡고, 여자는 남자를 잡는다는 뜻입니다. 브라질에서는 원나잇이 굉장히 자연스러우며, 처음 보는 사람과 키스하는 것은 인사에 가깝습니다. 보통 한 사람이 한 페스타에서 3명 이상과 키스하며, 많게는 50명과 하기도 합니다. 성에 굉장히 개방적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직접 옆에서 보는 것과 이전에 짐작했던 것은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성에 눈을 뜨는 시기가 한국에 비해서 굉장히 빠릅니다. 보통 첫 키스는 브라질 나이 기준으로 12세쯤, 첫 성관계는 14세쯤에 한다고 합니다. 또한 성에 대한 말이나 표현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습니다. 본인의 경험담을 자세히 얘기하기도 하고, 서로 한 남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경우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브라질에서는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의 전 남자친구와 관계를 맺는다든지, 본인과 관계를 맺었던 남자가 내 친구와 관계를 맺는다든지 하는 것들이 여기서는 가능합니다.

 

이는 결혼을 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친구의 부모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본다면, 어머니는 남자친구가 있고, 아버지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합니다. 부부가 서로 동의하에 애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서로 동의만 하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부부의 경우에도 그러니, 커플인 경우에는 당연히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입니다. ficar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고, 상대가 동의를 한다면 다른 사람을 만나도 괜찮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이라고 볼 수 있는 것들이 여기서는 가능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성인 여자들은 피임약을 모두 챙겨 먹습니다. 성에 대해 굉장히 개방적이면서 성에 대한 의식 또한 올바르게 확립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사람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은 원치 않은 임신으로 중절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브라질에서 낙태는 불법이지만,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의 경우는 낙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혼모 또한 많은 편이며, 많은 남자들이 남성우월주의 때문에 여자와 아이를 책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이들을 보는 시각은 다르다고 합니다. 안 좋게 보는 사람도 있고, 이해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성에 대한 부끄러움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 성을 즐기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며, 부끄러워하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동성애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성에 보수적이어서 동성애자라고 밝히게 된다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반면, 여기서는 당당하게 본인의 성 정체성을 밝힙니다. 따라서 페스타에서는 동성끼리 키스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고, 본인은 동성애자다 혹은 양성애자다 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소수성애자들을 위한 모임이 있고, 회의를 하기도 하며, 시위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학교 이외에서도 종종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브라질 친구들에게 한국인의 사랑에 대해서도 얘기해준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사람만 사랑해야 하고,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있다면, 다른 사람과 교제할 수 없다고 얘기했는데, 친구들의 대답은, “네가 말하지 않으면, 네가 다른 사람과 만났는지 네 남자친구는 모를 텐데?”였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한국의 문화는 그렇다고 설명했습니다. 친구들은 다른 문화라는 걸 이해했지만, 그건 힘든 일이라고 얘기합니다. 저 또한 친구들을 이해하다가도 가끔은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이다 보니,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 사람은 본인의 몸을 소중히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브라질 사람이 본인의 몸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브라질 사람은 키스나 성관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누구랑 키스를 했는지, 누구와 관계를 가졌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깊은 관계를 가졌던 사람과 친구로 남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를 이상하게 보지만,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성에 대한 이야기는 부모님께 숨기지 않습니다. 부모님 또한 이에 대해 꾸짖거나 화를 내지 않습니다. 모두들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이는 브라질 사람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닙니다. 함께 유학 중인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볼리비아, 콜롬비아, 스페인, 멕시코 친구들도 모두 같은 말을 합니다. 남미와 유럽권은 확실히 한국보다 성에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보수적인 편이라 브라질에 살면서 매 순간 놀랍니다. 5개월이나 살았지만, 태생이 브라질 사람은 아닌지라 성에 대해 단순하고 쉽게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얘기해줬고, 그들을 이해시켰고, 그들은 받아들여서 이제는 저를 완전히 이해했습니다. 굳이 동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이념과 성향에 따라 행동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외국인이고, 그들은 우리가 그들과 다르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대화를 하면 어떤 것이든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이념과 맞지 않는 행동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칼럼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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