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 박수진

안녕하세요. Global-K 리포터로 활동하게 된 브라질학과 13학번 박수진입니다.

 

저는 7+1 파견학생으로 선발되어 브라질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상파울로(Sao Paulo)의 아라라꽈라(Araraquara)에 있는 상파울로주립대학교(Sao Paulo State University)에서 공부를 하면서, 그곳에서의 일상과 정보들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려 합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어 정보가 현저하게 부족한 브라질! 그곳에 대한 두려움이 즐거움이 되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Title 열두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6-27 13:35 Read 820

본문


한국과 브라질의 차이점 2브라질 대학생활

 

브라질의 대학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국립대학교와 사립대학교, 한국과 동일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대학교 등록금이 사립대학교에 비해 싼 편입니다. 하지만, 일정량의 등금은 납부를 해야 합니다. 브라질에서는 아닙니다. 국립대학교에 입학한다면 학비를 전혀 부담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국립대학교에 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도 보며, 재수를 하기도 하고 편입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 시험은 수능이라는 시험인데, 여기서는 이를 exame vestibular(이자미 베스치불라르)라고 부릅니다. 연방대학교의 경우, 시험문제가 동일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각 학교, 각 학과별로 시험문제가 다르다고 합니다. 시험 과목은 포르투갈어, 수학, 영어이며, 우리나라의 사회탐구영역과 과학탐구영역 같은 시험도 있다고 합니다. 학과별로 합격하기 위한 점수의 커트라인이 각각 다르며, 일정 점수 이상이어야 합격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지내본 결과, 시험의 수준이 높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입시험에 영어 과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할 줄 모르는 학생이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유학 중인 UNSEP의 경우, 남미의 중심지 상파울루에서 3위 안에 드는 대학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친구들 중에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친구는 거의 보지 못 했습니다. 한 친구는 졸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아예 할 줄 몰랐습니다.


수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경영 수업에서 수학 과목을 수강했는데, 그 시간에는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 배웠던 인수분해, 이차방정식, 루트 등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많은 친구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고, 교수님께 계속 질문을 했습니다


한 학생이 풀이과정이 이해되지 않아서 질문을 했는데, 질문에 답변을 하는 교수님 또한 굉장히 어렵고 길게 설명을 하셨습니다. “왜 이 문제를 저렇게 풀까?” “이건 암산으로도 할 수 있는 건데, 왜 이해가 안 될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나는 이걸 대학교에 오기 전에 학교에서 이미 다 배운 내용인데, 너희들은 처음 배우는 거냐고 질문했는데, 본인들도 다 배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더 이해가 안 갔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브라질 교육 자체의 질이 굉장히 낮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고 오지 못한답니다. 또한 브라질에서의 교권은 굉장히 낮습니다. 선생님은 존경받는 대상이 아니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도 아니며, 학생들이 동경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사나 교수에 대한 우대가 좋으며, 퇴직했을 때의 혜택도 많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교육자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데, 여기서는 아닙니다. 그래서 교사나 교수가 되고싶어 하는 사람이 많이 없고, 자녀가 교육자가 되고 싶다고 하면 부모가 말린다고 합니다.

 


브라질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제일 다르다고 생각했던 점은, 이 친구들은 삶을 굉장히 천천히 산다는 것입니다. 한국 대학생의 경우, 한시가 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빨리 돈을 벌기 위해선 빨리 취업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빨리 스펙을 쌓아야 하고, 그렇다면 쉬지 않고 노력해서 성과를 만들어놔야 합니다. 대학교 4년을 다니면서 해놓은 것이 없다면 또는 졸업하고 나서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를 한심하게 봅니다. 하지만 여기 브라질에서는 아닙니다. 인생을 즐기고 즐기고 즐깁니다. 미래에 나는 무엇을 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즐기고, 그 다음날을 즐기자라고 생각합니다.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젊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 같은 경우에도 벌써 한국 나이로는 스물세 살입니다. 대학교 4학년이라 마음도 조급하고, 더 열심히 바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여기 브라질에서는 스물한 살이고, 모두들 저한테 어리다고 얘기합니다. 모두들 그렇게 얘기해주니, 정말 내가 어리다는 생각이 들고, 삶을 즐겨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조금은 느리게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브라질 대학생들은 그들의 대학생활을 즐기기 위해 다양한 축제에 참여합니다. 브라질에서는 축제를 Festa(페스타)라고 부르며, UNESP의 경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페스타가 있으며, 토요일에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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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타에 참가하려면 Convite(꼰비치)라고 불리는 초대권을 사야 하고, 이는 페스타가 있기 전에 꼭 구매해야 합니다. 가격은 보통 10헤알에서 25헤알 안팎입니다.

페스타에서는 맥주, 보트카 등의 술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고, 보통 시작은 자정에 해서 새벽 5시에 끝납니다. 페스타가 열리면 보통 적게는 500명에서 많게는 1500~2000명이 옵니다. 수업시간에는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전공의 친구들과 다른 학교 친구들 또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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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타가 없는 날에는 Intergração(인떼그라썽)이라는 걸 합니다. 인떼그라썽은 한 헤뿌블리카에 모여서 다 같이 노는 것을 의미하는데, 서로 모르는 친구들끼리 더 많이 알아가려고 각자의 집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항상 자기소개를 하며, 이름은 말할 필요가 없고, 각자 가지고 있는 별명(aprelido)을 얘기하고, 나이와 전공, 별자리, 취미 등을 이야기합니다. 한국에서 혈액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브라질에서는 별자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처음 만나는 친구들이 대부분 별자리가 뭐냐고 많이 물어봅니다.


인떼그라썽은 페스타에 비해서 소규모이기 때문에, 친구를 깊게 사귈 수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소규모이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브라질 친구들은 대부분 카드를 가지고 게임을 하며, 조용히 진행되지만 굉장히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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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대학생들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머리에 문양 내기입니다. 왼쪽 친구의 경우 H-romeu라는 헤뿌블리카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H 모양을 머리에 새겼고, 오른쪽 친구의 경우 Goteira라는 헤뿌블리카에 삽니다. 이는 물방울이라는 뜻이라, 머리 아래쪽에 물방울 모양을 새겨 넣은 것입니다. 남자 신입생들의 머리는 모두 이렇습니다. 독특하게 염색을 하거나, 이렇게 글자나 무늬를 새기고, 아주 짧게 깎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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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헤뿌블리카에서 학교까지는 차로 5분이 걸립니다. 하지만 버스를 이용한다면, 약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굉장히 가까이 있지만, 버스가 오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많이 돌아서 가기 때문에 어떨 때는 1시간 반 또는 2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차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많은 학생이 다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Carona(까로나)라는 것을 굉장히 많이 이용합니다. 히치하이킹과 같은 개념인데, 브라질에서는 아주 흔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Lombada(롬바다)라고 쓰여있는 방지턱 옆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손을 흔들면 차가 멈춥니다. 목적지가 같으면 그 차를 타면 됩니다. 학교에서 집까지 가는 가까운 거리뿐만 아니라 멀리 상파울루나 히우를 갈 때에도 목적지가 같은 사람만 있다면 까로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의 경우, 비용을 따로 지불할 필요는 없지만, 1시간 이상의 경우 일정량의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금액은 차 주인이 결정하며, 까로나를 이용하기 전에 미리 명시합니다. 버스를 이용하는 것 보다 훨씬 저렴하기도 하고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다보니, 많은 학생들이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음 칼럼은 브라질 사람들의 사랑이야기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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