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 이태건

안녕하세요. 저는 국제지역대학 러시아학과에 재학 중인 11학번 이태건입니다.

현재 저는 러시아 로스토프 나 도누(Ростов на Дону; Rostov on Don)’라는 지역에서 어학연수 중에 있습니다.

 

제 칼럼은 주로 러시아 내 일상생활과 어학연수 중 겪을 수 있는 갖은 고충과 에로사항들을 다룰 예정이며, 주기적으로 러시아 내 도시를 탐방하여 기행문 역시 연재할 생각입니다. 다소 전문성이 떨어지고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최선을 다해서 연재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itle 다섯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4-11 10:50 Read 1,353

본문

러시아 어학연수기

- 5편 : 러시아의 초대문화

 

 

  보통 한국 사람들이 러시아에 가지는 인상에 대해서 얘기해보라 하면 보드카, 시베리아, 모스크바, 푸틴, 불곰, 천연자원 등 이러한 단어들이 떠오를 것이다. 나 역시 러시아에 직접 오기 전까진 이러한 인식이 어느 정도 있었고, 실제로 이곳에서 생활하다 보면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다.

  

  러시아 사람들이 술을 좋아하고 아주 독한 보드카 같은 독주를 마신다고 알려져 있는데, 일부 사실이다. 모든 러시아 사람들이 애주가들은 아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듯이 러시아에서도 술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술이라면 진절머리 치는 사람도 있다. 대체로 남성이 술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러시아의 대표 주류라 하면 단연 보드카인데, 실제로 러시아 사람들은 그렇게 보드카를 자주, 많이 마시진 않는다. 보드카는 어느 정도 연령대가 있는 사람들이 마시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선호치 않고 주로 맥주를 많이 마신다. 예컨대 금요일 밤 친구들과 시내의 선술집에 술 한 잔 하러 간다하면, 아마 보드카 같은 독주가 아닌 맥주를 마시러 가는 것일 것이다.

 

 

 

1. 초대문화(1)

  러시아인들은 친구를 집에 초대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무척이나 좋아한다. 2달 가까운 시간동안 지내면서 친구 집에 초대받은 적이 무척이나 많다. 그리고 한 번 초대받으면 웬만해선 자고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러시아에도 한국처럼 어떤 ‘정’이라는 감정이 있는데, 겉보기에는 무뚝뚝한 표정의 러시아 사람일지라도 한 번 친구사이가 되면 간이고 쓸개도 빼줄 것처럼 잘해준다. 그리고 진정한 친구처럼 서로의 집에 초대를 해서 같이 밤을 보내야 한다. 

 

  만약 러시아로 유학을 와서 친구 집에 초대된다면 세면도구를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초대를 받으면 러시아 친구는 초대해 응해준 사람을 위해 갖은 음식과 술을 준비한다. 여기서 러시아 가정식을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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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들은 아직 모든 요리가 안 나온 사진이다. 상 차리는 과정을 찍은 사진이다. 보는 거와 같이 정말 상다리가 부서질 정도로 음식을 준비한다. 물론 술도. 이렇게 초대를 받을 때 주로 마시는 술은 독주다. 보드카나 진, 위스키, 꼬냑 같은 도수가 높은 술을 음료수에 섞어 마시거나 아니면 그냥 샷으로 마신다. 물론 집집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내가 초대받은 집들은 항상 독주를 마셨다.

  

  만약 러시아 친구 집에 초대를 받았다면, 간단한 음식과 술 한 두병을 사가는 것이 좋다. 빈손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음식과 술을 가지고 간다면 친구는 무척이나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집에 여성이 있거나 누군가의 생일이라면 꽃을 사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러시아에서 꽃이 지니는 의미는 한국보다 훨씬 크다. 길거리마다 꽃을 파는 가판대가 즐비하다. 그러니 한 송이 정도 준비해가는 것을 추천한다.

 

2. 다차(дача)

 

  ‘다차(дача)’를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별장으로 풀이하면 될 듯싶다. 러시아 초대문화의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다. 교외지역에 주로 위치한 다차는 별장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집집마다 다르다(다차가 없는 집도 있다). 주로 주말이나 여름휴가 기간에 다차를 방문해서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도 생활한다. 러시아 사람들은 이곳 다차에서 생활하는 것을 무척이나 즐기고 애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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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온 다차의 모습인데, 일반 전원주택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집 안에는 침실, 거실, 욕실, 주방 등 생활에 필요한 요소가 두루 갖춰 있고, 기호에 따라 수영장이나 캠핑장 등이 설치되어있다.

  

  나도 친구로부터 다차로의 초대를 받았다. 날씨가 풀리고 여름이 시작될 무렵 다녀올 생각이다. 다차에 대한 상세한 소개는 후에 다차에 다녀온 뒤 칼럼으로 소개하겠다.

 

 

3. 초대문화(2)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초대를 받으면 세면도구를 챙겨가라고 했듯이 다음날이 되어서도 손님 접대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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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아침상 모습이다. 러시아 가정식을 맛 볼 수 있다. 보통 한국의 경우 상차림이 많아봤자 다음날 아침까지지만 이곳 러시아에서는 저녁까지 먹고 가라고 한다. 그만큼 손님에 대해 친절하고 끝까지 책임지려고 한다.

 

 

  물론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는 법. 이런 식으로 후하게 대접받으면 반드시 똑같이 대접해야한다. 그러란 법은 없지만 예의란 것이 있으니. 혹은 다음 번 초대 때 한식을 만들어서 가져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드카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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