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 양성민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제 1GlobalK 리포터로 뽑힌 러시아학과 양성민이라고 합니다.

 

후배들에게 유학 준비과정에 대한 막막함이나, 유학을 가게 무엇을 할지? 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고 싶어서 Global-k 리포터를 지원하였지만, 동시에 다른 학과 학생들도 춥지 않은 따뜻한 러시아를 느끼며 러시아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7+1 프로그램으로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 대학교에 약 6개월 정도 공부할 예정이며, 궁금한 점은 ysmsky1026@nate.com으로 메일을 주신다면 성심 성의껏 대답해드리겠습니다.

Title 세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3-21 14:04 Read 643

본문

러시아에도 봄은 오는가?

- 익숙한 우연을 만나다.

 

하바롭스크를 경유해서, 노보시비르스크에 도착하기 까지 12시간. 새로운 인연을 조우하는 설렘과 긴 여정의 지루함을 뒤로한 채 1년 만에 돌아온 러시아는 2월의 말, 겨울의 마지막을 알려주듯이 차디찬 바람으로 저를 환영해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러시아의 공기는 차가움보단 상쾌한 맛이 더 많이 났던 것 같습니다. 겨울 끝자락의 러시아는 너무 평온했고, 추웠지만,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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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를 했던 하바롭스크에서 찍은 사진. 게이트를 통하지 않고 직접 환승을 하곤 한다.]

 

 

 

 

밤 9시 노보시비르스크 공항에 도착한 후, 키의 반이 넘는 캐리어 2개와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교에서 나온 셔틀을 정신없게 타서 아쉽게도 공항의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넓은 땅을 가진 러시아는 공항이 외진 곳에 떨어져있어 주로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목적지로 가는 편인데, 비싼 값을 부르는 삐끼 운전자들이 항상 따라오기 때문에 미리 학교에 차량을 부탁해놓았습니다.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대학교로 가는 중, 익숙한 길에 접어들었을 땐 러시아를 처음 왔을 때보다도 더 심장이 두근거리고 설렜습니다. 기숙사에 도착한 후 예전에 일하시던 아주머니와 인사를 하며 방 키를 받았습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239’의 숫자가 달린 키. 설마하고 와보니, 1년 전에 썼던 그 방을 그대로 받았습니다. 걸어 놨던 시계가 그대로 걸려있고, 쓰던 옷걸이가 장롱 안에 있었고, 베란다 밖에는 빨랫줄이 그대로 있는 걸 보며, 돌아오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일들이 가득할 것 같고, 우연을 필연으로 느끼게 만드는 사소한 일들이 이 곳 생활을 더 만족스럽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 겨울의 왈츠(겨울과 봄의 사이)

 

유학을 오기 전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러시아는 1년 내내 겨울이잖아”였다. 러시아는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계절이 있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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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이 지난 지금, 러시아는 봄이다.]

 

 

  3월 1일이 지났으니, 지금 러시아는 봄입니다. 물론 한국 봄의 이미지와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봄을 만끽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이곳 노보시비르스크는 시베리아의 남쪽에 있어서 대륙 한 가운데에 위치하기 때문에 바람이 적게 불고영하 10도 정도의 날씨도 햇빛만 있다면 그렇게 춥지 않습니다. 눈은 많으면 5월까지 내린다고 하니 온전히 눈 없는 봄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곧 코트를 입고 다닐 정도의 날씨가 곧 찾아올 것 같습니다. 러시아에 와서 놀란 점 하나는 영하 20도의 날씨에도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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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저녁 7시경. 봄 날씨인 만큼 그리 춥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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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대학교 가는 길. 숲속 길을 따라 걷다보면 작년에 새로 지은 대학교 캠퍼스를 만날 수 있다.]

 

 

 

제가 생활하고 있는 아카뎀고라도크에서는 마트를 가는 길도, 학교를 가는 길도 시내를 나가러 버스를 가는 길도 이렇게 나무로 둘러싸인 숲속 길을 따라 걸어야합니다. 매번 거대한 자작나무들의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하지만, 여전히 숲길을 걷는 것은 익숙해지기 힘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깊은 이런 숲속 길에서 곰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길이 나있지 않은 곳을 함부로 가면 안 된다고 합니다.

 

 

 

 

-러시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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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날씨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거리를 사람들로 북적북적하게 만드는 겨울속의 봄, ‘3월 8일 여성의 날’ 세계 여성의 날이기도 한 3월 8일은 러시아 중요한 공휴일 중 하루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여성의 날’은 마치 성년의 날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1857년 3월 8일 뉴욕에서는 16시간 이상의 고되고 강도 높은 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불평등한 임금에 여성들은 팻말을 들고 거리와 시위하는 것이 발달입니다. 러시아에서는 1913년 뻬쩨르부르크에서 처음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였고, 4년이 지나 3월 8일 뻬쩨르부르크에서 여성들의 가장 거센 시위가 있었습니다. 1976년 공식적으로 세계 여성의 날이 선포되고 난 후, 여성의 권위가 점차 향상되면서 러시아에서의 여성의 날은 여성의 권리를 위한 날 보다는 여성을 위한 행복 [3월 8일 여성의 날에 하는 세일 광고] 한 기념일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이 날은 여성들에게 남성이 꽃이나 향수, 초콜릿, 카드, 케이크 등을 선물하는 생일과 비슷한 날입니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위해 선물하는 것뿐만 아니라 친구나 아빠, 할아버지가 딸이나, 손녀, 부인에게 선물을 주고 행복을 빌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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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세일을 하는 화장품 가게]

 

 

 

 

러시아에서 유학을 하는 여학생들도 러시아 여성의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바로 화장품과 향수의 엄청난 파격 세일 때문입니다. 유학생들 사이에선 “여성의 날까지 기다렸다가 사자”라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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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선 작은 축제가 열리고 꽃을 팔며, 빵 집은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러시아에서는 워낙 꽃이 비싸기 때문에, 만약 여성의 날 때 사는 꽃을 사려면 꽤 많은 가격을 지불해야합니다. 길거리에서는 들에서 따온 것 같은 잡초 꽃을 팔며, 추운 날씨 덕분에 여성의 날 상징인 튤립은 자동차 안에서 구경해야합니다. 그리고 여러 디저트와 빵을 파는 빵집은 하루 종일 사람들도 붐빕니다.

 

 

 

 

- 마무리하며

 

러시아는 4계절이 있는 나라입니다. 아직 눈들로 도시가 뒤덮여 있지만, 곧 봄이 찾아올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춥지 않은 이맘때의 러시아를 와보는 것도 러시아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혹여 러시아 여행을 2월 말에서 3월 초로 잡는다면, 3월 8일 여성의 날에 맞춰서 오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여성의 날 덕분에 생각보다 많은 지출을 했지만, 여성인권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동등한 평등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출처 및 이미지]

 

양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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