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 신승주

안녕하십니까, 글로벌-K 러시아 리포터 신승주입니다.

 

청주 출생으로,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러시아학과에 재학 중이며, 야쿠츠크 파견 학생입니다.

 

로컬리티 광역특화전공 1기생으로서, 활발하고 직접적인 활동들에 최적화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면적이 면적 인만큼 광활하고 드넓은 러시아의 모든 지역을 샅샅이 파고들 수는 없겠죠? 그러나 제가 러시아에 머물면서 지나가게 되는 지역들은 결코 놓치지 않겠습니다. 갈고 닦은 지식과 더불어 여러 가지 시선으로 누구나 흥미로우며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보고서 작성 하는 리포터 되겠습니다.

Title 두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3-07 15:34 Read 689

본문


В Якутск 야쿠츠크로. (1)

 

 

이번 활동을 통해서 나 스스로 결과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하나이다. 이 곳에 녹아드는 것이다. 오롯이 관찰자 시점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야쿠츠크에서 반복되는 나의 일상에서 자연스레 묻어나오는 것들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통계나 지표적으로 나타나는 자료들은 이미 인터넷에 수두룩하며, 입증된 사실들에 내가 개인적인 결과물을 추가 하는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곳에서 러시아어로 된 역사책을 자주 들여다 볼 것 같은 내 모습이 벌써 선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시도하기에는 아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누구나 그렇듯 적응 시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것을 단기간에 끝내야 하는 것 또한 나의 과제이겠지만, 부담 없이 즐기려고 한다. 마지막 칼럼을 작성하고 있을 때의 내가 또 어떤 말을 써 둘 것인지 지금은 알 수 없으나 얼굴을 붉히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야쿠츠크는 사실 내가 몰랐던 도시이다. 러시아에 있는 도시라하면, 대표적으로 ‘모스크바’ 혹은 ‘상트 페테르부르크’ 조금 더 가면 올림픽으로 인해 이름을 알린 ‘쏘치’ 정도가 유명하며, 나 또한 유명한 곳들 이외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물론 다른 도시들을 더 알지만 야쿠츠크는 그만큼 나에게 생소했다는 이야기이다.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인터넷이 아니었다. 다녀온 선배들의 생생한 에피소드들만이 준비하는데 있어서 크게 작용을 했다. 따라서 가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들은

- 첫 번째, 굉장히 춥다.

- 두 번째, 굉장히 덥다.

- 세 번째, 한국인을 좋아 한다.

 

이게 뭘까... 인터넷은 믿을 것이 못 된다. 분명 덥다는 이야기는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영상 40도까지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대체 왜 안 나와 있는 걸까. 아무래도 너무 낮은 겨울의 기온에 가려져 있었나 보다. 그렇다면 연교차는 거의 100도...? 따라서 나는 굉장히 얇고 끊어지기 쉬운 희망의 끈을 잡고 역시 인터넷을 좀 더 신뢰해 보기로 한다. 가기 전부터 여기저기 날씨에 대한 이야기만 해줘서 내가 알고 가는 것들이 고작 이것뿐이다.

아, 야쿠트인들이 동양인처럼 생겼다는 것은 사진으로 본적이 있다. 자신들과 비슷한 외모이기에 한국인에게 좀 더 호감이 가는 걸까? 왜냐하면 서쪽으로 갈수록 유럽인처럼 생긴 러시아인들이 많으며, 예카테린부르크를 갔을 때에는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를 모르더라. 여기서 왜 러시아인이 아닌, ‘야쿠트인’이라고 명칭을 썼는지 궁금할 것이다. 정확히 야쿠츠크가 포함된 곳은 러시아 내에서 가장 큰 공화국으로 ‘사하 공화국’ 혹은 ‘야쿠티야 공화국’ 이렇게 불려지는 곳이며, 야쿠츠크가 그 곳 수도인 것이다. 사하 공화국은 러시아 극동부에 위치해 있고, 야쿠츠크는 동시베리아 북서쪽에 있다.

 

 52801ae971d9c8894eaf481333519516_1466396

 

(지도 빨간색 부분이 사하 공화국, 출처: Wikipedia)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어 중앙지역과 북동지역에만 평지가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을 토대로 알 수 있다시피, 극심한 대륙성 기후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터키계 야쿠트인들과 러시아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야쿠트인들이 좀 더 많은 비중으로 거의 반 반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야쿠트족에 대한 역사를 덧붙이자면, 이 것은 나도 직접 알아보고 나서야 알았는데, 손영훈 교수님께서 야쿠트어가 카자흐어랑 비슷하다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다. (참고로 나는 광역특화전공 유라시아트랙으로, 전공 러시아어와 더불어 카자흐어를 함께 배우고 있다.) 그 이유가 여기에 드러난다. 야쿠트어는 알타이어족의 하나인 터키어에 속한다. 그러니까 카자흐어와 그 어원이 같다고 볼 수 있다. 또 몽골계와 아리아계와의 혼교가 현저함으로 인해서 외모가 동양인처럼 생긴 것이다. 지리적인 영향이 큰 것 같다. 그렇다고 한국인으로 오해할 정도는 아니다. 그들도 우리를 보고 야쿠트인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것 같은데, 그것은 우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얼굴 외에도 문화적인 외부 요소들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차별할 수 있을 정도이다. 어찌 됐든 그들은 언어를 두 가지 모두 쓴다. 러시아어를 일반적으로 쓰고 그들끼리 대화할 때에는 거의 대부분 야쿠트어가 들려오기도 한다. 택시만 타도 야쿠트어가 시작되고, 전화기만 잡으면 야쿠트어를 하기 때문이다. 가끔 러시아어로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그들끼리 야쿠트어를 사용하면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다. 갑자기 소외감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들어보면 욕을 할 때 야쿠트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그만큼 이들은 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 야쿠트인이라는 것에 자존감도 꽤나 있는 편이다. 실례로,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내가 누구냐 라는 질문에 러시아인이라고 대답을 했었는데, 야쿠트인이라고 정정해주셨던 적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에 있는 대부분 공화국들은 러시아어 외에 자신들의 언어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중 그런 민족 언어를 특히 빈번하게 사용하는 곳이 바로 이 곳, 야쿠츠크이다. 그래서 사실 유학생들이 러시아어만을 제대로 배우려면 공화국보다는 오블라스찌(주)나 크라이(지방)같은 곳을 더 추천한다고 한다. 두 곳은 거의 동일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러시아어만을 쓰는 지역들이다. 누구나 가서 공부하기 나름이겠지만...

이정도가 야쿠츠크를 오기 전에 알아보았던 정보들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곳 인만큼 인터넷에도 그리 많은 정보들이 있지는 않다. 그래서 무조건 가서 보고 경험하는 것 들이 더 큰 정보가 될 것이라고 짐작한다. 위에 글에 간간히 나의 경험이 살짝 섞여있기도 한데, 아직 모든 것을 나의 이야기로 채우는 것은 머리가 꽤나 아플 것이다. 2월 1일자로 이 곳에 도착한 나는 한 달 채 지내지 않았을 뿐더러, 지금 이 칼럼은 주제를 써보기 위한 칼럼이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겨울 평균 영하 50도를 웃돌고 최저 65도까지 떨어지는 곳에 대해 짐작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영하10도까지만 내려가도 그렇게 추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야쿠츠크하면 날씨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만큼 아마 내가 쓰는 칼럼에서도 언급이 잦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글과 사진으로는 분명 부족하겠지만 그 부족한 느낌을 누구보다 잘 느끼다가 여기 왔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표현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후에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지금은 그저 영하 20도 정도 까지만 올라줘도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면 산책도 신나게 나갈 것 같은데... 지독한 추위가 나에게 어떤 결과들을 가져오고, 경험하게 했는지가 첫 번째 주제가 될 것이다. 여기 오기 전에 한국에서 ‘히말라야’라는 영화를 보고 왔는데, 내가 산을 오르진 않았지만 그 영화가 자꾸만 생각났다. 멋 부리다가 얼어 죽을 일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날씨가 매번 베이스로 깔린다면, 그 이외에는 다양한 명소들 혹은 사람들, 문화에 대해서 다루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야쿠츠크에는 여느 대도시들처럼 엄청난 명소들이 모여 있지는 않다. 그래도 그들의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곳들은 꽤나 존재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동양인 외모, 야쿠트어와 같이 러시아이지만 이들만의 다른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염두하며 야쿠츠크를 돌아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가장 궁금하고 흥미를 느끼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이들의 역사가 어떤 시간을 거쳐서 왔는지 차근차근 공부하고 싶다. 계속해서 교환학생을 올 예정인 러시아학과는 당연하겠지만, 중앙아시아학과 사람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만한 곳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는 정말 다양한 주제를 다룰 것이다. 지역리포터를 하고 있는 학생들 누구나 마찬가지겠으나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고, 또 무섭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이 재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온지 약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주제로 다루어야지 생각하고 정리해 둔 것들이 꽤나 많다.

일단 동물 맘모스가 그 첫 번째이다. 맘모스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아마 영화 ‘아이스 에이지’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 영화에 나오는 맘모스의 이미지는 꽤나 귀엽다. 위협감이 느껴지지 않달까? 그렇다고 야쿠츠크에 지금 맘모스가 살고 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이것에 대한 신비로운 역사 및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후에 자세히 작성할 것이며, 만약 어린아이들이 저 영화를 보고 맘모스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다면 미안하지만 그 동심을 깨낼 자신이 있다.

두 번째는 이 곳에서의 술과 담배 및 유흥 문화이다. 문화라기보다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는데, 러시아라는 국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보드카이다. 때문에 소주는 물이라고 느낀다라고 입소문이 돌만큼, 애주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곳은 좀 다르다. 앞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이 것 또한 그들의 역사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아직까지 영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다른지 역시 후에 자세히 적을 것이다.

세 번째는 영구동토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구상 전 육지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영구동토는 기온이 낮은 야쿠츠크를 포함한 시베리아에 역시 자리 잡고 있는데, 이 것이 어떻게 유지가 되어 있는 것이며, 지금 현재 어떤 문제와 직면하고 있는지 등에 쓸 예정이다. 그런데 사실 영구동토라는 것에 대한 자세한 내막과 원리는 나에게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있는 곳이니 만큼 열심히 알아보고 칼럼을 작성해 볼 예정이다.

 


   네 번째는 그들의 겨울 옷 문화이다. 워낙 겨울의 기온이 낮다 보니 이들이 입고 다니는 옷, 신발 과 모자 등이 문화적, 역사적으로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어쩌면 겨울에 옷차림새를 보면 외국인인지 아닌지 더 구별하기 쉬운 것 같다. 특히나 한국인의 옷차림은 한국인들끼리 상당히 비슷하다. 그것들의 역사와 용도, 재질, 가격 등 다양한 소재들을 다룰 것이다. 처음에는 저게 따뜻한가? 예쁜가? 생각 했었는데, 계속 보다보니 이건 그들의 하나의 문화고, 나도 하나 장만하고 싶어진다. 살짝 사진을 보여주자면,

52801ae971d9c8894eaf481333519516_1466396 

이러한 모습이다. 신발이 지금 잘 안 보이는데, 신발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여기 사람들은 한국에서 많이 신는 ‘쏘렐’ 부츠는 한 명도 신고 다니지 않는다. 그 정확한 명칭들과 상세 사진은 이 후 칼럼에서 더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옷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 주제는 훨씬 나에게 흥미롭다.

 

주제들을 대략 4가지 정도로 정리를 했는데, 그 이야기들 외에도 덧붙여서 다양하게 쓰겠지만 일단 크게 보았을 때 눈에 띄게 들어오는 것들이 위 4가지였다. 지금이 겨울이라 그런지 내가 현재 적어둔 주제가 전부 어떻게 보면 추운 온도와 어울리는 주제들일 수 있는데, 또 여름이 되면 여름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경험하며 새로운 주제들이 생겨날 것이고, 그것 또한 기대된다. 시간이 지나가는 동안 변화하는 이 곳의 사람들의 생활이 매 번 새로울 텐데, 칼럼에 부디 다 담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이 칼럼을 읽어 본 사람들이 자신의 전공이 무엇이든, 어디에 있든 한 번 쯤 와보고 싶게 느끼게끔 야쿠츠크를 꽤 매력적인 곳으로 표현해 내고 싶다. 현재까지 느낀 것은 이 곳 사람들은 친절하다는 것, 겨울의 매서운 추위와 요리 실력의 중요성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외대로 81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교양관 213-1호
031-330-4593~4 / localitycenter@hufs.ac.kr
Copyright (c)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컬리티 사업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