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 강호윤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국제지역학대학 러시아학과 4학년 강호윤입니다.

 

러시아를 꾸미는 수식어는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수교 30주년, 무비자 여행, 자원 강대국 등 많이 있지만 아직 많은 분들은 춥고 멀고 인간미 없는 나라라고 인식합니다. 러시아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제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러시아라는 나라에 대해 참조가 됐으면 합니다.

 

춥지만 따뜻하면서 그곳만의 정이 있는 나라 러시아, 지금 출발합니다.

Title 세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3-17 14:25 Read 674

본문

에필로그

 
카잔행 비행기에 몸을 실고 유학기간 동안 지낼 기숙사 유니버시아드 마을(Universiade village)에 도착하지만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직면한다. 입학 증서 외에 기숙사 통행증을 발급  받아야 하는 데 필요한 서류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몸은 완전 녹초가 되지만 그 과정에서 러시아는 쉽게 봐서는 안 되는 나라라는 인식을 한다. 간신히 모든 서류를 손에 넣고 해방의 행복을 만끽하고 며칠의 시간이 지났다.

 

[아무도 모르지만 나는 알고있다.]


●카잔, 넌 어디까지 가봤니? – 2년간의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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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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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잔 시내의 모습/ 나의 첫 사진이었는데 이때도 흐렸다.

 

 

 

카잔뿐만 아니라 대부분 러시아에는 맑은 날 보다 흐린 날이 더 많다. 그 이유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햇빛을 갈망하게 됐고 해만 뜨면 몸을 태우고 하루 휴가를 내어 바깥세상을 구경한다는 러시아 문학 수업 때 교수님께서 강의하신 내용이 떠올랐다. 떠나기 전에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2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보니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잿빛 하늘이 사라지자 몸은 자연스럽게 반응했고 이곳저곳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게 없다고 생각이 되면서 지루해졌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고 지루함을 떠나 쉴때 항상 집에만 있게 되어 점점 무기력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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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있어도 지루함에 빠져 기숙사 창문에서 찍은 사진

 

명색의 제3의 도시 라고 해서 규모는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보다는 작아도 도시화가 잘 되있고 즐길 거리가 많을 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학교 – 집 – 학교 라는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이곳에 오면 놀 수 있어요!' 라는 간판, 혹은 내 발걸음을 옮기게끔 하는 카페, 게임 한 판 할 수 있는 빠른 인터넷 나의 욕구를 충족해 줄 어떠한 것도 없었다. 간판들은 왠지 모르게 전부 투박해 보였다. 종종 뉴스를 보면 과도하게 화려한 간판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이곳은 간판이 없는 경우도 있고, 있다고 해도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날 왔을 때부터 도와준 방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가볼 곳이 얼마나 많은데라며 밖에 나가 보자며 반강제로 나를 끌고 나갔다.
  


쇼핑과 문화의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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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많은 인파가 몰리는 러시아 카잔의 쇼핑센터

 

얼마 전 한국에도 문을 연 '이케아' 는 이곳에서는 쇼핑센터 이외 하나의 명소이다. 2004년 3월 22일 처음 문을 열었다. 잘 알려진 거처럼 집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작은 주방용품 부터 시작해서 목재 및 기타 연장 등 집을 통째로 분리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케아와 더불어 들어온 다른 옷, 화장품, 전자제품, 스포츠용품, 카페, 음식점 그리고 영화관이 있어 하나의 융합된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는 아이스 링크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크리스마스 맞이 축제)를 열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이다. 시내에서 이동시 버스로 4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며 택시를 잡을 시 150루블 (2016년 3월 9일 환율 기준 2,600원)이면 갈 수 있다.

 

 


공원에서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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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폭의 그림과 같았던 공원의모습

 

 

매일매일 언어와 싸우면서 한방 한 방 먹이지만 상대는 표도르 예멜리야넨코(2009년 러시아 최고 이종격투기 선수) 더 무서운 러시아어, 아무리 전날 보다 한 방 더 많이 때려보지만 쓰러지기는커녕 뒷걸음도 치지 않는다. 반면 나는 상대의 눈빛만으로도 뒤로 밀려간다. 이런 힘든 싸움을 끝내고 공원을 가보면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 든다. 외국에 지내면서 받는 스트레스 와 고민이 하나둘 없어진다. 호수에 헤엄치고 있는 오리들을 보며 뛰노는 아이들을 보니 나도 어느샌가 자리를 잡고 같이 감상하게 된다. 러시아 사람들은 '미소'에 인색하다. 그러나 공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볼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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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며 공원을 걸어 다녀도 좋고 영화 한 편 보고 쇼핑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책상에만 앉아 굳어 버린 몸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땀을 흘려줘야 한다. 친구들과 수업이 끝난 뒤 삼삼오오 모여 볼링장을 가면 많이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과도 가까워지고 이곳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계산대에서 이름을 등록하고 자리를 배정받아 치기 전에 가벼운 요깃거리가 필요하다면 볼링장과 같이 운영되고 있는 음식점에 직접 가서 앉거나 음식을 그 자리에서 주문해도 된다. 한국에는 볼링만 치는 볼링센터가 많지만, 카잔에는 볼링도 치고 이야기도 나누고, 가볍게 맥주잔을 부딪치며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친목을 다지길 권유하는거 같다. 다만 간판은 없는 경우가 많으니 사전에 인터넷이나 친구들에게 물어서 가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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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소도 나누면서 볼링도 즐기고 있는 모습

 

러시아에는 이런 속담이있다 'Не имей сто рублей а имей сто друзей' (100명의 친구 보다 100루블이 낫다.) 방 친구가 저번에도 통행증 관련해서 도와줬는데 이번에도 신세를 많이졌다. 만약에 우리 둘이 만나지 못했더라면 기숙사에 들어가지도, 카잔의 여러 모습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우리나라처럼 한 눈에 다 보이는 나라가 있는 한편, 혼자서는 보이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현재 이 글을 보는 학우들 중에 '러시아'라는 나라에 대해 궁금해했다면, 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맛을 봤으면 좋겠다.  

 

 


◎칼럼속 칼럼 : 현재 이 시각 카잔


모스크바에서 카잔까지 고속열차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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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00km 로 달리는 삽산/레닌그라드 역에 들어오는 모습

 

2010년 처음 도입된 고속열차 Сапсан(삽산 : 매)은 현재 러시아 제 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 모스크바 구간 운행되고 있으며 여행객과 현지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고속열차 도입 이후 모스크바 – 상트페테르부르크 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0시간에서 약 4시간으로 6시간 단축되었고 쾌적한 객실을 비롯해 기존 열차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열차를 러시아 철도청은 지난해 2월 15일 모스크바발 카잔행 고속열차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 철도청 대표는 현재 열차 종착역(카잔 기차역까지 할지 혹은  카잔국제공항까지 할지) 와 더불어 공사비 (2015년 측정 비용 : 1조 6백억 루블)문제 관련해서 지속해서 논의 되고 있다고 전했다.


2014년 카잔 국제공항 방문객 수는 190만 명으로 2013년과 비교했을 때 5.2% 상승한 수치다. 그중에서 국내 여행객 수-99만9천 명(9.9%상승)인 반면 외국인 관광객 수는 0.5% 감소(-94만 명) 수치를 보였다.


고속열차가 도입된다면 기존 약 14시간을 10시간 30분 단축한 3시간 30분 만에  카잔까지 도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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