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2017년도 L-fellowship 프랑스학과 박준호 5 | ||||
---|---|---|---|---|---|
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9-01 13:45 | Read | 2,507 |
본문
(한국의 한진 해운과 덴마크의 머스크 라인)
또한 통관사가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여러 기업의 여러 컨테이너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컨테이너 도착 날짜에 맞게 언지를 주고 관세가 언제 책정되는지 수시로 연락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B/L 원본이 오면 직접 현지 통관사에 방문하여 스케쥴 조정을 하고 예상 입고 날짜를 체크해 둡니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내용 중에 관세가 있었는데 관세란 국가에서 수출, 수입되는 화물에 대한 세금입니다. 이 때 화물에 내용물에 따라 부과되는 관세가 다른데, 한 컨테이너 안에 온열 치료기와 온열 매트가 있다면 각각 부과 되는 관세의 차이가 있습니다. 정확한 관세는 여기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온열 치료기보다 온열 매트의 관세가 8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그 이유는 온열 치료기는 모로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지만 매트는 침구류의 하나로 분류되어 자국 침구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에서 들어오는 침구류 제품은 관세가 높게 책정됩니다. 이렇게 보시는 것과 같이 관세가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업 아이템 선정에서도 관세는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됩니다.
컨테이너 업무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업무는 관세책정을 위해 직접 관세청에 찾아가 세무직원 앞에서 매트를 설명한 것입니다. 원래는 통관사를 통해 수입품을 모두 등록하여 문제없이 제품을 수령할 수 있지만 관련법이 갑자기 변경되어 주문한 매트가 생활용품이 아닌 의료제품으로 구분되어 모로코에 도착하긴 했지만 찾을 수는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모두 예약되고 대금이 지불된 제품이라 하루라도 빨리 고객님들에게 배송이 되어야 하는 상품인데 예상치 못한 문제로 출고가 지연되어 자칫하면 고객들과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통관사를 방문하여 담당 직원과 함께 관세청의 책임자와 미팅을 하고 한국에서 받은 카탈로그, 제품 설명서 그리고 의료기기가 아니라는 증명서를 제출한 뒤, 포장된 상품을 개봉하여 작동을 시키고 의료기기가 아닌 단순 온열매트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부품 하나하나까지 캐물어 물어보던 세무직원의 확인이 끝난 후에야 관세를 지불하고 물건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번 경험으로 직접 항구에 가서 제품을 뜯어보고 설명하면서 사무실에서가 아닌 현장의 실무를 몸소 체험 할 수 있었습니다.
2. 제품 출고 및 재고 관리
컨테이너업무와 함께 진행한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제품 출고 및 재고 관리였습니다. 세라젬 모로코의 판매 시스템은 계약-주문-입금-출고로 이루어집니다. 모로코 전국 각지에 있는 센터에서 고객들에게 판매가 되면 계약서를 작성하고 본사로 주문서를 보냅니다. 그리고 주문서에 있는 기기 가격대로 입금을 하고 입금 확인이 되면 해당 센터로 출고가 됩니다. 이 때 저는 주문서에 맞는 금액을 확인 한 후 출고장을 작성하여 출고 담당 직원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작성된 출고장에 맞게 기기가 센터로 배송이 됩니다. 특히 행사기간에는 주문량이 많고 그 만큼 큰 금액이 한꺼번에 확인되기 때문에 주문이 많을수록 꼼꼼하고 신중히 확인하고 출고하는 것이 중요하였습니다.
그리고 출고만큼 중요한 것이 재고 관리입니다. 한국에서 주문한 컨테이너가 들어오면 계속 출고가 되면서 각 기기마다 재고 수량이 달라집니다. 이 때 각 기기 마다 재고수량을 일일이 파악하고 있어야 컨테이너 주문 스케줄을 고려할 수 있으며 그 주, 그 달의 판매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재고 관리는 평소에 출고 나가는 대로 장부에 기입을 하다가 컨테이너가 들어올 때나 정기적으로 창고에 방문하여 직접 재고를 세어보고 장부와 대조하며 개수를 파악합니다. 이렇게 재고 관리가 되어야 재고 가치가 파악이 되고 다음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서류업무 및 은행업무
서류업무는 주로 다른 법인이나 센터에 메일을 보내고 현지 회계 담당 직원이 작성한 품의서나 기안서를 확인하고 결제를 받는 업무를 진행하였습니다. 모로코에서 진행한 서류업무 중에서 기억에 남는 점은 ‘에갈리제‘라는 공증작업이었습니다. 모로코에는 모카타라는 동사무소와 비슷한 관공서가 있습니다. 모카타에서 이 에갈리제라는 공증작업이 진행되는데 에갈리제는 계약서, 여권 본인 확인 등 본인의 서명이 들어간 모든 문서에 이 서명이 본인의 서명이라는 공증작업을 의미합니다. 마치 한국의 공인인증서 시스템과 유사한데 모로코와 다른 점은 모로코는 본인이 무조건 모카타에 출두하여 직접 서명에 대한 공증을 일일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카타에서는 서류가 전산화 안되어 있기 때문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모든 업무가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일련의 공증 과정이 여러 직원의 손을 거쳐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이때까지 불편하다고 느꼈던 우리나라의 행정이 엄청나게 편리한 것이었던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로코에서 진행한 은행업무로는 수표관리, 급여지급 서류작성, 자산현황 보고와 같은 업무가 있습니다. 수표는 언제, 무엇에 대하여 얼마를 지급했는지 확인 하는 것이고 급여지급은 출근 일수, 기본 급여를 고려하여 월급이 책정되면 송금처리를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결제를 받은 후에 은행에 제출합니다. 또한 일주일에 한 번씩 주간회의를 진행할 때 마다 자산현황을 정리하여 보고하고 금요일이 되면 일주일간 현금으로 사용한 내역을 영수증을 첨부하여 결제를 받았습니다. 자산현황에는 은행별 잔고와 재고 수량 그 달의 예상지출금액을 기입하였고 본사에 지불해야 할 미수금도 첨부하였습니다. 현금을 사용한 것은 비품을 구매하거나 영업직원들이 출장이나 외근을 갔다 오면 내역을 정리하여 출장비를 지불하고 기타 현금을 사용한 일이 있으면 정리를 하여 결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결제 내역은 프랑스어로 함께 기입하여 회계사가 비용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모로코에서 진행한 은행업무 중에 기억 남는 경험은 외환 송금 건이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본사와는 거리가 멀리 때문에 급하게 기기를 받아야 할 일이 있으면 주변 국가에서 받을 일이 종종 있습니다. 세라젬 모로코에서 근무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유럽에 있는 법인 중 한 곳에서 기기를 급하게 받을 일이 있었는데, 문제는 대금 지불과정에서 생기게 됩니다.
원칙상 물건은 입금이 확인 되면 출고를 하는 것이 순서인데 이 때 급하게 물건을 받아 해당 법인에 양해를 구하고 물건을 먼저 받고 송금처리를 하겠다고 하고 업무를 처리하였습니다. 송금업무를 할 때 순서는 주거래 은행에서 외환 송금은행에 모로코 현지 화폐인 디르함을 송금하고 대금은 달러로 외환 송금은행에 따로 요청하게 됩니다. 이 때 송금이 완료되면 송금 요청서에 은행도장을 찍어주게 되는데 문제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은행도장이 찍혀져 있어 송금이 잘 진행되었는지 알고 며칠 동안 잊고 지내고 있던 중 물건을 보내준 법인에서 대금 입금이 안 되 었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온 것입니다. 송금 요청서에 도장까지 찍혔는데 무슨 소리냐며 은행에 확인 전화를 해보니 서류하나가 부족하여 송금 처리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한국과는 달리 미비된 서류가 있으면 그때 바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은행에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먼저 재확인을 해야 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으로 거래 내역을 확인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없어 일일이 전화로 송금이 이루어졌는지 확인을 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 후 외환 송금이 있을 때마다 도장을 받고 나서도 그 다음날 미비된 서류는 없는지, 금액은 부족하지 않은지 확인 전화를 꼭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한국과 시스템이 달라 거래나 입출금 관련 건이 있으면 수시로 체크를 하고 필요한 서류나 과정을 미리미리 숙지하고 입금 날짜를 정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4.회계, 결산 업무
모든 회사는 1년 동안의 사업 내용을 정리하는 결산을 합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 까지 회사의 수입과 지출을 포함한 모든 정보가 담겨있는 아주 중요한 자료입니다. 보통 세라젬 모로코는 모로코 현지 회계사를 통해 결산(Bilan)을 받는데 한국에도 이 자료를 보고하여야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전문 회계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된 결산을 한국양식에 기입하여 담당 회계사에게 보내는 업무를 진행하였습니다. 비록 1년에 한번만 하는 업무이지만 그 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라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업무 중 하나입니다. 나라마다 결산 내역이 같은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세부 내용이 다른 경우도 있어 그 부분을 뉘앙스에 맞게 적절히 번역하고 항목에 포함시키느냐 제외하느냐를 잘 구분하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모로코 결산내역은 모로코 현지 화폐인 디르함으로 나와 있어 모든 결산 내용을 환율을 적용하여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숫자와의 싸움이었고 프랑스어로 되어있는 항목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복잡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