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ellowship

Title L-fellowship 브라질학과 박정아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4-21 12:08 Read 2,492

본문

2015년 동계방학 인턴보고서
201201380 브라질학과
박정아

 안녕하세요, 브라질학과 12학번 박정아라고 합니다. 저는 L-fellowship을 통해 2015년 동계방학에 ‘세인컴퍼니’라는 수입육류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인턴을 하였습니다. 세인컴퍼니는 독일의 육류회사 Westfleish의 한국지사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주 거래처를 Westfleish로 두고 한국의 다른 업체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 독일계 회사이고 무역을 하는 업체라고 하여 한 번도 무역 공부를 한 적이 없고 유창하지 않은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는 탓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막상 출근을 하고 일을 해보니 영어를 쓰는 일보다는 정해져있는 틀에 맞춰서 서류를 작성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많았습니다. 한 달 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을 배운 것은 아니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소개하고 싶은 일들을 쓰려고 합니다.
 세인컴퍼니는 무역, 그 중에서도 식품을 수입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육류를 한국으로 들여올 때에 위생에 대해 굉장히 철저하게 검사를 받습니다. 다들 ‘HACCP’과 ‘수입쇠고기 유통이력시스템’에 대해서 각종 매체를 통해 많이 들어보았으나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HACCP은 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의 줄임말로 우리말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이라고 합니다. 식품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식품의 원재료 생산, 제조, 가공, 보존, 유통을 거쳐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식품을 섭취하기 직전까지 각각의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해한 요소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과학적인 위생관리체계를 말합니다. HACCP은 위해요소분석(HA; Hazard Analysis)과 중요관리점(CCP; Critical Control Points)으로 나뉩니다. HA는 원료와 생산 공정에서 위해가능성 요소를 찾아 분석 평가하고, CCP는 해당 위해요소를 예방 및 제거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점으로 다루어야 할 관리점을 말합니다. 마트에 가서 음식에 보면 HACCP스티커가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모두 이렇게 자세한 과정을 거쳐서 선별된 식품들입니다. 저 또한 HACCP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정확한 뜻과 왜 필요한지 그 중요성에 대해 잘 몰랐는데 축산물 위생 교육원 인터넷 강의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식품에 관련된 일을 하는 회사는 매 달 한 번씩 꼭 인터넷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고등학교 때 많이 보았던 EBS와 같은 인터넷 강의인데 이 강의를 왜 들어야 하는지, 각 단계별로 어떤 요소가 중요한 사항인지 등 기본적인 요소들을 알 수 있습니다. 수입쇠고기유통이력시스템 또한 이 강의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HACCP보다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먼저 수입쇠고기 유통이력제를 알아야 하는데 이는 수입쇠고기를 취급 또는 판매하는 영업자에게 수입쇠고기의 수입부터 판매까지 유통단계별 거래내역을 신고, 기록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수입쇠고기 유통 이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수입 쇠고기의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입니다. 이것을 총 관리하는 시스템을 Meatwatch, 수입쇠고기 유통이력관리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Meatwatch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사명, 육류의 이름, 구입한 회사의 이름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되는데 수입 쇠고기와 관련된 모든 회사마다 고유 번호가 있고 육류의 각 부분도 고유 번호가 있어서 수입 쇠고기를 구입한 후 내가 구입한 고기와 관련된 정보가 궁금할 시에는 www.meatwatch.go.kr에 들어가서 검색을 해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축산물 위생 교육원에서 제공하는 강의를 들을 때는 생각보다 많은 분량과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듣는 것이라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상 모든 강의를 듣고 나니 우리가 편하게 사먹었던 고기가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우리에게 오는 것인지 알게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인턴생활을 했던 회사는 굉장히 작은 곳입니다. 사장님이 계시고 밑에 부장님, 그리고 제가 있는 총 3명의 직원이 있는 아주 작은 규모의 회사인데 이렇다 보니 부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았고 부장님을 통해 많은 것들을 듣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 중에서 세 가지, 무역·브라질·환율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졸업 후 무역과 관련된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은 희망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무역에 관심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역이라는 것을 굉장히 어려운 일, 쉽게 공부할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장님과 대화를 하던 중 왜 이곳에 인턴을 하러 왔냐고, 평소에 관심 있던 분야는 어디인지 이야기를 하다가 무역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무역이라는 분야가 처음에 시작할 때 어려운 건 맞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정해진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무역에 대해 공부를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국무역협회에 가입을 하라며 사이트를 알려주셨는데(www.kita.net)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한국과 관련된 각종 무역정보 뿐만이 아니라 브라질과 관련된 정보들을 볼 수 있었고 경제무역현황, 무역관련제도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정보들이 많아서 훗날 무역과 관련된 일을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브라질이 큰 나라이고 자원이 풍부한 나라인 것은 맞지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으로 생각합니다. 브라질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말하자면 사실입니다. 몇 년째 성장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불리고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언제쯤 폭발적인 성장을 할까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부장님께서 해주신 이야기가 저에게 왠지 모를 희망을 가져다주었고 앞으로 더 브라질에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대외적으로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무역업과 관련해서 오랫동안 일을 하면 어떤 나라가 앞으로 성장을 할지, 한국과 무역을 많이 할 나라가 어디인지 감이 잡힌다고 하셨습니다. 유럽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중국도 이미 성장할 대로 성장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아프리카 혹은 남미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작년에 한국-브라질 정상회담을 가졌고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의 교류를 약속한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빠른 시일 안에 브라질이 눈부신 성과를 낼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사람들의 생각이 100% 맞는 것은 아니지만 인턴생활 종료를 마치기 며칠 전 브라질 돼지 수입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이 업계에서 들려오면서 이 예상의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 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율에 대한 이야기는 환율공부입니다. 꼭 외국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각종 금융정보가 중요하듯 환율도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환율 변동은 단순히 수입·수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여파는 곳곳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부장님께서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매일 환율을 기록하고 계셨고 그러다보니 앞으로 환율의 변동을 예측할 수 있게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신기한 점은 그 예상이 맞는다는 것인데 가끔 전화로 언제쯤 환율이 떨어질 것 같은지 여쭤보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달러, 유로를 주로 기록하시는데 저의 경우는 브라질의 헤알화 환율도 중요하기 때문에 총 세 종류의 화폐를 매일 기록하였고 환율 변동을 통해 일어나는 일, 관련 업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자연스럽게 환율, 더 나아가 금융시장에 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입 육류를 수입하는 회사라고 해서 직접적으로 컨테이너를 확인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보세운송이라고 하여 대신 운송을 해주는 업체가 있고 컨테이너에 물건과 컨테이너 번호도 확인을 해줍니다. 사무실에 있는 사람은 정해진 틀에 맞추어 상대 업체와 서류를 주고받는 일을 주로 하는데 그 중에서도 중요한 일은 BL이라고 부르는 서류를 선사에 등록을 하는 일입니다. 직접 선사를 찾아가는 일은 매우 드물지만 어느 날 서류 번호에 오류가 생겼는지 선사에 찾아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세인 컴퍼니가 주로 이용하는 선사는 한진해운으로 직접 찾아가려면 명동에 있는 회사로 찾아가야 합니다. 단순히 선사에 가서 수입BL이라고 부르는 서류를 전달하고 잘 처리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돌아오면 되는 일이지만 소위 말하는 ‘대기업’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업무를 본다는 것이 어색했고 그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이런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보았습니다. 아직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어리구나, 현실은 다르구나, 정말 사회생활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구나 등 한진해운 외에도 몇 개의 거래처를 방문할 기회가 생겨 다양한 회사를 방문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은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습니다.
 광역특화전공1기생, L-fellowship의 첫 번째 학생이라는 타이틀이 스스로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7+1로 유학길에 오르기 전까지 인턴을 해야 해서 유학 준비와 인턴과정 두 가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둘 다 무사히 마쳤고 남들이 다 아는 대기업이 아닌 작은 회사였지만 앞으로 내가 나가야 할 ‘사회’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많은 회사를 방문하며 느꼈던 감정들, 직장인들이 해주는 조언들은 학교에서, 주변 사회 선배들의 이야기로는 알 수 없는 것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중한 인턴 기회를 저에게 주신 광역특화전공 교수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보고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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