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남아시아

Title [기사] 인도에선 '모기 쫓는 TV'...필리핀선 '수륙양용 굴착기'... 해외 '…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6-07-13 10:24 Read 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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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달 인도에서 출시한 ‘모기 쫓는 TV(Mosquito Away TV)’는 실용적인 기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초음파가 나와 자동으로 모기를 쫓아준다. 고온다습한 기후로 모기가 1년 내내 창궐하는 인도의 지역 특성에 착안한 ‘맞춤형 모델’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인도 번화가에 위치한 뉴델리의 한 매장에서는 하루 100여건의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전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브랜드들의 추격에 대항해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이른바 ‘디테일(세세한 부분) 마케팅’으로 내놓은 제품들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단순히 가격이나 품질로 경쟁하기보다는 현지 특성에 꼭 맞는 ‘플러스 알파(제품·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것이 주효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중장비 판매에 골머리를 앓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들어 필리핀에서 활로를 찾았다. 습하고 지반이 약해 일반 굴착기가 다니기 어려운 현지 사정을 감안해 수륙양용 굴착기를 만든 전략이 효과를 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필리핀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적지 않은 매출이 기대된다”며 “러시아 같은 냉대 기후 지역에는 윤활유 등이 쉽게 얼지 않는 굴착기를 팔고 있는데 시황 악화를 이겨내기 위한 미세 특화 전략이 대부분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견 가전사인 동부대우전자는 물이 귀한 중동 지역을 겨냥해 외부인이 물이나 음식을 함부로 가져가지 못하도록 만든 ‘자물쇠 냉장고’로 200만대 가까운 제품을 판 데 이어 전통 의복인 히잡을 빨 수 있는 ‘히잡 세탁기’를 출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과 LG에 치여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과 달리 중남미나 중동 같은 지역 특화 제품을 강화하며 수출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렸다.

‘디테일’ 제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엄청난 판매량을 올리는 품목도 있다. 현대자동차의 브라질 전용 모델인 ‘HB20’은 올 상반기 이곳에서만 5만5,925대가 팔리며 판매순위 2위에 올랐다. 브라질은 혼합 연료를 쓸 수 있는 차가 잘 팔리는데 바이오 에탄올과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HB20’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맞춤형 제품이 잇따라 선전하자 현지 시장을 특정한 기업들의 연구개발(R&D)도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각국 소비자들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에 34개의 R&D센터와 6개의 디자인센터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 양성한 지역 전문가만도 3,000여명에 달한다.

가전업체들은 세계 TV 판매량의 3분의2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인도·아프리카·남미 등 신흥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아시아와 아프리카 매출 비중은 지난 2013년 19%, 2014년 20%에 이어 지난해 22%(41조3,000억원)로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최근 음악을 강조한 인도시장 특화 TV인 ‘조이비트’를 출시했다. TV 시청 시 주변 소음이 상대적으로 큰 주거 환경에 착안해 기본 스피커 외에 높은 소리를 담당하는 스피커인 트위터가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도 인도인들이 음악을 즐겨 듣는다는 점에 착안해 2013년 사운드를 강화한 ‘재즈 TV’를 처음 선보인 후 현지 맞춤형 기능들을 강화해왔다.  

현지인들이 즐기는 문화를 반영해 특별한 기능도 TV에 담았다. 삼성전자는 축구를 좋아하는 중남미 시장에서는 ‘사커 모드’를, 캐나다에서는 ‘아이스하키 모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럭비 모드’, 인도에서는 ‘크리켓 모드’ 기능을 넣었다. 나라별로 좋아하는 스포츠에 맞게 경기장 색감을 살려주고 관중석 반응을 멀티 서라운드 음향으로 전달한다. 이 밖에도 벌레가 많은 동남아 지역에서는 TV 뒷면의 구멍을 작게 만들고 한류 열풍이 강한 태국이나 베트남 고객을 겨냥해서는 K팝 채널 서비스를 하는 특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디테일마케팅의 제품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세탁기와 정수기 등은 벌써 일부 해외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지화 전략에 힘입어 올해 1·4분기 인도 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인도의 정수기 설치나 사후관리 직원들에게 깔끔한 유니폼을 제공하고 철저하게 친절 교육을 시켜 프리미엄 정수기 시장을 공략했다.

애벌빨래 기능으로 히트를 친 삼성전자의 ‘액티브워시’는 신흥시장을 겨냥해 내놓았다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향한 경우다. ‘액티브 워시’는 4월 출시 1년 2개월 만에 글로벌 판매량 200만대를 돌파했다. 원래 2014년 인도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제품으로 인도에서는 세탁기 위에서 셔츠의 소매나 칼라를 애벌빨래하거나 섬세 의류를 별도로 욕실에서 손빨래하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동부대우의 ‘자물쇠 냉장고’는 중동 현지인들의 생활 특성을 파악, 외부인이나 아이들이 함부로 물이나 음식물을 꺼내지 못하도록 냉장고에 자물쇠를 장착해 195만대의 누적 판매를 기록했다. 이 제품은 이 회사 중동 지역 냉장고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수출 효자 제품으로 거듭났다.

동부대우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전통의상 ‘바틱’을 쉽게 세탁할 수 있는 ‘바틱케어 세탁기’와 전통음식 ‘아얌고랭’을 버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아얌고랭 오븐’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도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역의 기후 및 특성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형 아반떼(ADc), 스포티지(KX5) 등에는 대기오염 악화에 따라 오염물질의 실내 유입 차단 및 공기정화 기능이 있는 ‘공기청정 시스템’이 탑재됐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중국 현지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국내 차량 대비 지상고를 10㎜ 높이기도 했다. 현대차가 러시아 공장 가동과 함께 2011년 2월부터 현지 전략 모델로 판매하고 있는 소형차 쏠라리스는 러시아의 춥고 겨울이 긴 환경적 요인과 러시아 특유의 운전 문화를 반영한 사양이 적용됐다.

기온이 낮은 곳에서도 시동을 잘 걸 수 있는 배터리와 눈이 많은 기후적 특성을 고려해 4ℓ의 대용량 워셔액 탱크 및 타이어의 머드 가드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쏠라리스는 러시아 전 차종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LG화학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자가 우후죽순 생기는 일본에 에너지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판매하며 재미를 봤다. 태양광·풍력 같은 친환경 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공급하는 전력량이 크게 달라져 전체 전력망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에 일본 정부는 업체마다 전력 변동 수준을 공급 전력량의 1% 내외로 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LG화학이 규제로 창출된 ESS 수요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 공략에서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한 지역별 세분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현지인들의 생활 속으로 직접 뛰어든 만큼 매출이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종혁·박재원·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2016/07/13 10:23 서울경제 '인도에선 '모기 쫓는 TV'...필리핀선 '수륙양용 굴착기'... 해외 '디테일 마케팅' 대박' 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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