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소 자경단’에 골머리 앓는 인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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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7-19 11:31 | Read | 5,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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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10대 소년 살해로 비난 고조
‘힌두 민족주의’ 지지 업은 모디 총리도
“간디가 용납 안 할 것” 비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9일 마하트마 간디가 생전 거주한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 근교 저택 '간디 아슈람'의 건설 100주년 기념 전시장에 방문해 전시장에 놓인 물레를 돌리고 있다. 아마다바드=AP 연합뉴스
소를 숭배하는 힌두교도가 전체 인구의 80%에 이르는 인도가 이슬람교도와 하위 카스트를 공격하는 소위 ‘소 자경단’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10대 무슬림 소년이 뉴델리 철도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경단과 군중 폭행 문화에 대한 비판이 일기 시작한 것. 힌두 민족주의 운동의 지지를 받고 있는 집권 인도인민당(BJP)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자경단 활동을 공개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29일(현지시간) 모디 총리는 “가우 바크티(소 숭배)의 이름을 대고 사람을 죽이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 마하트마 간디가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행동”이라며 소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무슬림과 달리트(과거 불가촉천민, 카스트신분제 최하위)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 자경단 활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영국을 상대로 독립운동을 펼치면서 ‘아힘사(비폭력)’를 사상의 핵심으로 실천한 간디의 정신을 강조하며 “간디가 꿈꾸던 인도를 만들자”고 말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의 소 자경단 관련 발언은 자경단 논란이 일기 시작한 지 거의 1년 만이다. 이 통신은 지난 22일 발생한 소 자경단의 10대 무슬림 살인사건의 파장이 컸기 때문에 모디 총리의 공개 비판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15세 소년 주나이드 칸은 수도 뉴델리 교외 하리아나주에서 형제 3명과 함께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소고기를 들고 있다는 이유로 20여명의 집단 폭행을 당했으며 공격 도중 누군가 찌른 칼에 맞아 숨졌다.
하리아나주 지역경찰은 공격자 중 4명을 체포하는 데 그쳤고 애초 싸움 원인이 자리 다툼이라고 발표했지만 공격에서 살아남은 형제 샤키르가 기자들에게 “소고기를 들고 있다는 이유로 그들이 우릴 비난하고 모자를 날리고 손찌검을 하는 등 시비를 걸었다”고 공개하면서 여론이 폭발했다. 28일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인 힌두교도 지식인과 운동가들이 뉴델리는 물론 뭄바이, 콜카타 등 주요 10개 도시에서 “내 이름을 빌지 말라(Not in my name)”는 구호 아래 자경단 비판 시위를 벌였다. 힌두교도지만 폭력 행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28일 인도 방갈로르에서 열린 소 자경단 규탄 시위에 참석한 시위대가 "내 이름을 대지 말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방갈로르=AP 연합뉴스
인권단체와 정부 비판 진영은 모디 정권의 느슨한 태도가 이와 같은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저널리즘 웹사이트 인디아스펜드의 보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인도 내 영문 언론을 분석한 결과 소와 관련된 집단폭행 사건 63건 가운데 61건이 2014년 모디 총리 집권 이후 발생했다. 실제로 소와 관련된 폭행 사건은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4월에도 라자스탄주에서 트럭에 소를 싣고 가던 55세 무슬림 남성 펠루 칸이 집단 폭행을 당해 숨졌는데, 실상은 이 소는 젖소였고 남성의 직업은 낙농업자였음이 밝혀졌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인민당(BJP)은 힌두 민족주의 운동인 ‘힌두트바’를 표심을 모으는 데 활용하고 있으며 자경단 일부는 심지어 BJP와 직접 연결된 지역조직 성향도 있다고 비판자들은 지적했다. 특히 힌두트바 집단이 공격 대상으로 삼는 식용 소고기는 BJP 지지층과 가장 거리가 먼 달리트와 무슬림 가운데서 인기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공권력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지브 메리시 내무차관은 “이런 일은 늘상 있어 왔는데 최근 들어 언론이 지나치게 관심을 두고 있다”며 엉뚱하게도 언론을 향해 날을 세웠다. 영국 BBC방송의 인도 특파원 소우티크 비스와스는 “인도가 군중 지배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며 정부와 최고지도자가 폭력 사태를 계속해서 방관하고 군중을 통제하지 않을 경우 폭력의 강도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2017/07/19 11:31 한국일보 "‘소 자경단’에 골머리 앓는 인도" 원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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