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남은 통화량 알려주는 기능으로 2년 만에 인도 ‘국민 앱’됐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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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2-13 12:20 | Read | 5,088 |
본문
[스타트업]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이용자 4000만 ‘트루밸런스’
선불제 통신요금 사용에 특화
잔액 충전으로 핀테크도 겨냥
“6개월 머물면 시장 파악 가능…
인도 낯설다 생각 말고 진출을”
휴대폰 이용자가 약 10억명에 이르는 인도에서는 전체 이용자의 90% 이상이 선불제를 쓴다.
쓴 만큼 결제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리 돈을 충전하고 다 소진하면 재충전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인도인들에게는 잔액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는 게 일상이다. 이동통신업체들은 통화가 끝날 때마다 남은 통화량이 얼마인지 문자로 알리고, 잔액이 거의 남지 않았을 때는 충전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날려준다. 잔액 확인용 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 잔량을 확인하는 것도 인도에서는 흔한 광경이다.
이런 인도인들의 습관을 예리하게 파고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응용 소프트웨어(앱)가 있다. 남은 통화량과 데이터 양을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트루밸런스’다. 이용 패턴을 분석해 나에게 맞는 요금제를 추천해 주고, 충전도 지원한다.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돼 데이터는 전혀 소진되지 않는다. 트루밸런스는 2014년 9월 인도 수도 델리에서 시험판으로 출시된 이후 지난해 초 인도 전역으로 이용 가능 지역이 확대됐다. 지난해 7월 내려받기(다운로드) 건수가 1,000만을 돌파했고 이달 초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수와 맞먹는 4,000만 고지를 넘었다. 인도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2년여 만에 ‘국민 앱’으로 등극한 셈이다.
흥미롭게도 이 앱을 만든 건 인도 업체가 아니다. 우리나라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인 ‘밸런스히어로’다. 밸런스히어로는 이철원(46) 대표가 대학 동문 2명과 뭉쳐 2014년 7월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지금은 한국과 인도 두 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서울에서는 앱 개발 인력 등 40여명이, 인도 델리에는 운영과 서비스 담당자를 포함해 약 40명이 일하고 있다.
목표는 인도 핀테크 시장 선점
일년의 절반을 인도에서 지내는 이 대표를 지난 9일 서울 역삼동 밸런스히어로 사무실에서 만났다. SK텔레콤 자회사 와이더댄과 엑세스모바일을 거친 그는 컬러링 같은 통신 부가서비스를 동남아시아 등에 판매하는 일을 주로 해왔다. 인도와는 2001년 현지 출장을 계기로 연을 맺었다. 이 대표는 “2010년 전후 전 세계에 스마트폰 붐이 일면서 앱 기반의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대부분 선불제를 쓰는 인도인들에게 필수적인 잔액 확인 앱을 개발해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트루밸런스는 주로 앱 화면에 붙는 배너 광고와 잔액 충전 중개를 통해 수익을 낸다. 둘 중 밸런스히어로가 더 가치를 두고 있는 쪽은 잔액 충전이다. 아직 스마트폰 이용자가 2억여명에 불과한 인도는 모바일 결제 경험도 거의 없어 트루밸런스를 통한 잔액 충전이 곧 ‘생애 첫 모바일 결제 경험’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선점하면 모바일 결제 시장 선점으로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인도 선불제 이용자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5번, 한 번에 1달러씩을 충전한다”며 “이렇게 충전되는 금액은 연간 60조원 정도로 전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아 오히려 모바일 결제가 빠르게 대중화한 중국처럼 금융 인프라가 발달하지 않은 인도 역시 머지 않아 ‘핀테크(기술과 금융의 결합) 빅뱅’이 올 것이라는 게 밸런스히어로 측의 판단이다.
“성공 원한다면 무조건 인도로 가라”
이런 장래성과 성장성을 인정 받아 밸런스히어로는 최근 KDB산업은행, 인터베스트, 캡스톤파트너스 3개사에서 50억원의 투자를 추가 유치했다. 이로써 누적 투자액은 200억원에 육박했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투자 액수도 전년 대비 감소한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고 있다.
밸런스히어로는 연내 트루밸런스 다운로드 1억명, 내년까지 3억명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동남아시아 진출도 준비 중이다. 최근에야 수익 모델을 붙였지만 이르면 1분기 안에 마케팅비를 제외한 운영비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은 인도로 통한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이제 차량 공유 스타트업 우버 같은 유니콘 스타트업(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는 시장은 인도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을 생각하면서 인도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 그건 단지 인도라는 국가가 낯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6개월 정도만 현지에 머물러도 기본적인 시장 파악이 가능하다”며 “무조건 인도로 나가라”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2017/02/13 12:19 한국일보 "“남은 통화량 알려주는 기능으로 2년 만에 인도 ‘국민 앱’됐어요”" 원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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