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인도에선 여성보단 소가 안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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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7-19 11:25 | Read | 5,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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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사진가, ‘소 가면 쓴 여성’ 촬영
힌두 극단파의 ‘소 보호’ 명목 무슬림 살해
만연한 성폭행에 관대한 사회 동시 비판
인도 각지를 돌며 여성에게 소 가면을 씌우고 사진 촬영을 하는 23살의 사진작가에게 왜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인도에서는 소가 여성보다 안전하거든요!”
스스로 페미니스트 예술가로 칭하는 수자트로 고쉬는 27일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업을 “조용한 저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관광 명소인 수도 뉴델리의 인디아 게이트 앞에서 소 가면을 뒤집어쓴 여성을 촬영한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것으로 시작해 대학 강의실, 기차 안, 배 위, 집 안 등 다양한 장소에서 소 가면을 쓴 여성을 촬영한 사진을 차례로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그는 인도 각지를 돌며 사진을 찍은 이유로 “여성이 모든 곳에서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뉴욕에 갔을 때 파티용품 판매점에서 소 가면을 사왔다고 한다.
자료: 수자트로 고쉬 인스타그램
고쉬는 “내 나라에서 여성보다 소가 더 중시되고 있다는 사실이 혼란스럽다. 여성이 성폭행이나 폭행을 당하면 그 죄를 처벌하는 데 몇 년이 걸린다. 반면 소를 도축하면 힌두 극단주의자들이 바로 찾아가 도살자로 의심되는 이를 살해하거나 흠씬 두들겨 팬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 통계에 의하면 15분마다 한 번씩 여성에 대한 성폭행이 발생한다.
고쉬가 촬영한 여성들은 대부분 친구나 지인들이다. 민감한 주제여서 낯선 사람에게 부탁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촬영에 동참한 한 여성은 “적어도 소 가면을 쓰고 거리를 활보하면 성희롱을 당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다. 누구도 신을 닮거나 신을 대표하는 사람을 희롱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수자트로 고쉬 인스타그램
이 캠페인은 여성 인권을 환기시키는 것과 동시에 힌두 극단주의자들의 ‘소 보호’를 명목으로 한 무슬림 살해에 경종을 울리려는 목적도 있다. 지난 4월 트럭에 소를 싣고 가던 무슬림 남성을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이 살해했고, 2015년에는 쇠고기를 먹는다는 소문을 이유로 한 무슬림이 이웃들에게 폭행당하기도 했다. 이 무슬림이 먹던 고기는 양고기였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근 2년간 무슬림 10여명이 살해됐다. <비비시>는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인민당(BJP)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한 2014년 여름부터 극단주의자들이 더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몇몇 주에서는 소 도축이 금지됐고 처벌도 강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하위 카스트와 무슬림들에게 소는 포기하기 어려운 단백질 공급원이다.
자료: 수자트로 고쉬 인스타그램
고쉬는 최근 “나와 모델들을 도살해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경멸하는 여성 작가와 여성 언론인에게 먹여야 한다는 등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정치 성명도 준비 중이다. 그의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다는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2017/07/19 11:25 한겨레 "인도에선 여성보단 소가 안전?"원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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