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브라질 정국 다시 격랑 속으로…우파 연립정권 붕괴 위기(종합) | ||||
---|---|---|---|---|---|
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5-22 11:32 | Read | 5,294 |
본문
시민사회단체들 '테메르 체포' 촉구하며 대규모 시위 예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정국이 또다시 대통령 탄핵 논란으로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해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의회 탄핵으로 물러난 지 1년 만에 이번에는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박이 가중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정치권에서는 테메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중도 성향 정당인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의 알레산드루 몰론 하원의원과 브라질사회당(PSB)의 주앙 엔히키 올란다 카우다스 하원의원은 전날 하원의장에게 테메르 탄핵을 발의했다.
일부 상원의원들도 탄핵 발의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테메르 탄핵이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집권 우파연합 내에서도 탄핵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힌 의원들이 늘어나는 데다 각료직을 내던지고 연립정부에서 이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테메르 대통령은 집권 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
테메르 대통령 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1995∼2002년 집권)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테메르 대통령이 의혹을 명확하게 해명할 수 없다면 사퇴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밝혔다.
브라질사회민주당이 연립정권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데다 카르도주 전 대통령이 우파 진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테메르 대통령에게는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사회민주당 고위 인사들은 테메르 대통령의 신속한 자진 사퇴나 탄핵을 촉구하면서 의회에서 새 대통령을 간접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사실상 연립정권 이탈을 선언했다.
법조계에서는 테메르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과 가까운 한 연방검사는 "현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해결책은 테메르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변호사협회(OAB)는 사법 당국의 수사를 촉구하면서 테메르 대통령이 자진해서 사퇴하고 하루 속히 의회에서 새 대통령을 간접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대선 불법자금 재판 절차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방선거법원은 2014년 대선 당시 연립여당 캠프에 불법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을 둘러싼 재판 절차를 다음 달 6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2014년 대선에서 연립여당의 정·부통령 후보는 호세프 전 대통령과 테메르 현 대통령이었다.
브라질 정국을 뒤흔든 부패 스캔들의 핵심 기업인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의 전 임원들은 플리바겐을 통해 2014년 대선 당시 연립여당 캠프에 자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연방선거법원의 7인 재판부가 2014년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하는 판결을 내리면 호세프에 이어 테메르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재판 결과는 올해 하반기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번 사건으로 판결이 예상보다 빨리 나올 가능성이 있다.
여론도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끌어낸 자유브라질운동(MBL)과 '거리로 나오라(Vem pra Rua)'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테메르 대통령 자진 사퇴와 즉각 체포를 촉구하면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최대 도시 상파울루와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테메르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소셜네트워크(SNS)에서도 테메르 퇴진과 함께 대선을 앞당겨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달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9%, 보통 28%, 부정적 61%로 나왔다. 테메르 정부에 대한 평가는 호세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벌어지기 직전 상황과 비슷하다.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박이 가중하면서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이날 오전 한때 10% 넘게 폭락했다. 헤알화 가치도 장중 한때 10% 이상 하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브라질 의회는 지난해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발의했고, 테메르 당시 부통령이 5월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8월 말 탄핵이 확정되자 테메르는 공식적으로 대통령직을 넘겨받았으며 브라질사회민주당을 비롯한 우파 정당들과 함께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앞서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는 테메르 대통령이 부패 정치인의 증언을 막기 위해 입막음용으로 금품 제공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세계 최대 규모 소고기 수출회사인 JBS의 대표 조에슬레이 바치스타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바치스타는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고, 테메르 대통령은 "그것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치스타는 대화 내용을 녹음해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위해 검찰에 제출했다.
테메르 대통령 측은 "쿠냐 전 의장의 입막음을 위해 금품 제공을 꾀한 일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사법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쿠냐 전 의장은 테메르 대통령과 같은 브라질민주운동당 소속으로 지난해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
쿠냐 전의장은 부패 혐의로 지난해 10월 19일 연방경찰에 체포됐으며, 부패수사를 총괄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를 적용, 징역 15년 4개월을 선고했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2017/05/12 11:32 연합뉴스 "브라질 정국 다시 격랑 속으로…우파 연립정권 붕괴 위기(종합)" 원문스크랩
해당 기사의 저작권 및 모든 권한은 전적으로 연합뉴스에 있음을 밝힙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