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카자흐스탄과 중앙아시아의 이슬람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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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03-21 16:41 | Read | 4,677 |
본문
세계 3대 종교의 하나인 이슬람 신자는 아프리카·중동·아시아에 걸쳐 약 12억명에 달한다. 이 중 중앙아시아에 있는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키르기즈·타지키스탄 등의 국가들은 나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민의 평균 80% 내외가 이슬람을 믿는다.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도 인구의 40%가 이슬람 신자다. 이슬람 신자를 무슬림이라고 하는데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와 신장위구르 지역의 무슬림은 약 7,000만명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이슬람은 570년경 메카에서 태어난 마호메트가 알라의 계시를 받아 창시했다. 이 종교는 632년 마호메트가 사망한 후 그의 후계자들에 의해 단기간에 중동·페르시아·이집트·북아프리카 등지로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이슬람 군대는 642년 페르시아를 물리치고 이슬람을 받아들이도록 했으며 690년에는 동로마의 지배하에 있던 카르타고를 함락시키며 동로마를 북아프리카에서 몰아냈고 711년에는 서고트 군대를 격퇴하며 스페인 남부 지역까지 진출했다.
중앙아시아 지역이 이슬람화하기 전 이 지역은 조로아스터교,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 불교, 샤머니즘 등이 실크로드로 전래되며 혼재해 있었다. 이 지역의 이슬람화 요인은 무엇보다 페르시아의 이슬람화다. 사마르칸트·부하라는 아무다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 사이 지역인 트란스옥시아나에 있는 유서 깊은 실크로드 도시로 고대부터 페르시아계 주민이 많이 거주했다. 페르시아가 7세기 중반 이슬람화하며 이들 지역도 자연히 페르시아 본토의 이슬람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이러던 차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로 고선지 장군이 이끄는 당나라 군대가 이 지역에 진출하려다 751년 탈라스 전투에서 이슬람 군대에 패했고 이후 중앙아시아는 이슬람 지역으로 굳어져갔다.
9세기 중반 위구르 왕국이 붕괴된 후 위구르족을 비롯한 여러 투르크 부족들이 몽골 초원, 카자흐스탄 초원 등에서 트란스옥시아나 및 신장위구르 지역으로 이동한 것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또 다른 이슬람화 요인이다. 투르크족은 이들 지역으로 이동한 후 카라한·셀주크 등의 왕조를 세우고 당시 트란스옥시아나 지역을 지배하던 페르시아계 이슬람 왕조인 사만조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글로벌현장에서] 카자흐스탄과 중앙아시아의 이슬람화
사만조 왕 이스마일은 893년 지금의 카자흐스탄 남부 도시인 타라즈로 원정해 그곳에 있던 네스토리우스파 교회 건물을 파괴하고 모스크를 건립하며 거기에 거주하던 투르크인들을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려 했다. 투르크인들도 페르시아 문명권에 진입하기 위해 적극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9세기 중반 위구르 왕국 붕괴 후 카를루크 등 여러 투르크 부족이 이합집산해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카라한조는 지금의 신장위구르 서부 지역 및 현재의 카자흐스탄 동남부를 차지하며 사만조와 트란스옥시아나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었다. 960년 수십만 명의 카라한조 백성이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이는 나중에 신장위구르 지역 전체가 이슬람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투르크족 오구즈의 일파인 셀주크는 10세기께 아랄해 북방에서 트란스옥시아나로 이주한 후 셀주크조를 세웠고 1대 술탄 토그릴 베그는 페르시아까지 정복하며 1058년 바그다드 칼리프로부터 ‘동방과 서방의 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셀주크조의 지배층 일족은 아나톨리아 반도로 이주해 오스만제국을 건설했으며 그 제국이 지금의 터키가 됐다.
이렇게 투르크족에 의해 다스려지며 이슬람화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몽골 및 티무르제국의 지배를 거쳐 15세기부터 카자흐 칸국, 부하라 칸국, 히바 칸국, 코칸트 칸국 등 이슬람 칸국이 세워졌다. 이들 칸국은 18세기 중반 카자흐 칸국을 필두로 러시아의 보호국이 됐다가 20세기 말 소련 붕괴와 더불어 독립하며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키르기즈·타지키스탄 등 무슬림이 다수인 국가가 탄생한 것이다. 신장위구르 지역은 18세기 청에 복속된 후 중국의 자치지역으로 남아 있다.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문화는 중동이나 이란 지역의 그것과 차이가 있다. 이곳에서는 히잡이나 차도르를 쓴 여성의 비율이 중동 지역보다 낮으며 모스크도 웅장하고 대규모이지 않다.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 말까지 러시아 통치의 영향을 받아 술과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외형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시골 조그만 마을 어디에 가든 무슬림의 기도 장소인 아담한 모스크를 볼 수 있다. 이는 이슬람이 수백 년 동안의 외세 지배에도 중앙아시아 국민들의 삶 속에 녹아 들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승민 주알마티총영사
2018-03-16 17:05 서울경제 "[글로벌현장에서] 카자흐스탄과 중앙아시아의 이슬람화" 원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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