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한국, 신냉전 속 러시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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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03-21 16:35 | Read | 4,4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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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인 독재 체제를 굳혔다. 시 주석은 개헌을 통해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 종신 주석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도 4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돼 2024년까지 ‘24년 집권’하게 된다. 중국에는 제2의 마오쩌둥이, 러시아에는 제2의 이오시프 스탈린이 등장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축으로 한 서방 세계에 맞서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시진핑과 푸틴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4연임에 성공하자 가장 먼저 시 주석이 축하 전화를 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장기 집권의 여세를 몰아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패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선 지정학적으로 밀접한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러 한반도 협력론을 제기했고,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도발적 행동을 경고했다.
중·러의 연합 전선에 맞서 한국-미국-일본 간 3각 협력 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Diplomat)는 그러나 한국과 일본이 신 냉전 시대에도 러시아를 결코 멀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일 양국이 미국과의 정치적 연대 못지않게 천연가스를 비롯한 러시아의 에너지 확보 등 경제적 이득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이 전문지가 지적했다.
◆문재인의 ‘경제적 평화 체제 구축’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한반도 평화의 영구적인 정착을 위해 ‘안보’ 대신 ‘경제’를 앞세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체제 보장을 받으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에 경제적 협력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경제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큰 그림 속에는 남북한과 함께 일본·중국·러시아를 연결하는 환서해·동해경제공동체 구상이 들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아베 일본 총리와 함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 나란히 참석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와의 긴밀한 협력을 앞다퉈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시베리아 호랑이’에 비유하기도 했다. 디플로매트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및 유럽 국가들과 러시아 간 관계가 악화했으나 한국과 일본은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지적했다.
◆한·미·일 연대
한국과 일본은 넓은 의미에서 서방권 국가에 속한다. 한국과 일본은 민주주의 이념, 시장 경제, 안보 이익 등을 고려할 때 미국과 유럽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포괄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선택은 자명하다. 한·미 동맹 체제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차단해야 한다. 여기에 일본이 가세해 한·미·일 3각 협력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에서 한·미·일 3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에 줄곧 제동을 걸었고, 북한이 제재 망을 회피할 수 있도록 불법, 편법으로 북한의 거래를 지원해왔다. 이 때문에 북한 문제를 놓고 동북아 지역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가 형성돼 있다.
◆버릴 수 없는 카드, 러시아
디플로매트는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 러시아가 외교적, 경제적 이유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카드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정치·경제 공룡으로 커가고 있어 한국과 일본이 동북아 지역의 균형 유지를 위해 러시아를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이 전문지가 강조했다.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 수입원으로서 러시아의 가치이다. 문 대통령은 원자력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나가 탈원전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었다. 원자력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면 LNG 등 다른 에너지의 수입이 필요하고, 그 핵심 공급 국가 중의 하나가 러시아이다. 한국은 중동 지역에서 주로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나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수입원을 다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의 시베리아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보고(寶庫)이다. 에너지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한국이 러시아 등으로 그 수입원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에너지 안보’가 무너지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디플로매트는 “한국이 한 바구니에 달걀을 다 담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국기연 특파원
2018-03-21 15:09 세계일보 "한국, 신냉전 속 러시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원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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