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유가폭락 때문에 인플레이션…러시아 역설적 '미저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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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6-02-05 11:31 | Read | 4,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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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중심가 트러스트 뱅크 앞. © AFP=뉴스1 |
국제 유가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2위의 산유국인 러시아의 상황은 현재보다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산해 산출하는 '미저리 인덱스'(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를 통해서 볼 때 러시아가 날마다 조금씩 더 불행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이번 달 경제고통지수는 19%로 2년 전인 2014년 2월의 11.7%보다 급등했다.
유가의 자유낙하가 러시아 경제의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루블화 가치는 추락하고 있고, 소비자물가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관리 목표인 4%의 3배에 달한다.
러시아는 주요 공산품을 거의 전량 수입하는 국가다. 따라서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빠르게 증가하는 수입물가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촉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정책결정자들은 지난주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 경제의 부침은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 2010년 배럴당 100달러에서 현재 30달러 대로 추락한 상태다.
투자회사인 GAM의 팀 러브 대표는 "러시아의 사례는 원유에 관한 스토리의 핵심이다"며 "원유는 인플레이션과 루블화 가치 하락을 견인하며 러시아 경제를 악화시켜 러시아 국민들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GAM이 운용 중인 1300억달러의 대외자산 중 러시아 자산은 약 3%를 차지한다. 러브 대표는 러시아에 대해선 판단해야 할 변수가 지나치게 많다고 말한다.
러브 대표는 "러시아 자산을 더 많이 매입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현 시점에서 유가의 향배를 가늠하기가 어려워 불필요한 위험을 떠안고 싶진 않다"고 덧붙였다.
경제고통지수는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과 높은 실업률이 나타났던 지난 1970년대에 고안됐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블라디미르 오사코프스키 수석 러시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고통지수가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진 못한다고 믿는다.
그는 "수개월 후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이 지수도 하락할 것"이면서도 "하지만 현장에서 어떤 급격한 변화가 벌어지고 있는지를 제대로 나타내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경지고통지수는 여전히 단일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러시아 같은 국가들의 상황을 살펴보는 데는 유용하다. 이 지수에 따르면 러시아는 신흥국들 가운데 4번째로 불행한 국가다.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은 약 13%이고 실업률은 약 6%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토마즈 노에첼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러시아 국민들의 임금을 잠식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에 지출할 자금이 전보다 더 줄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하락한다는 건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이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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