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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기사] 미·러·중·일, 중앙아시아 5개국에 줄줄이 구애
Writer 관리자 Date 15-11-02 13:06 Read 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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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미 국무장관 역내 각국 외무장관과 회담

주요국 현지서 전략·경제적 영향력 확대 꾀해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자원 부국인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을 향한 주요국의 구애가 잇따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달 이 지역을 첫 방문한데 이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1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을 처음 방문한다. 1년 새 러시아, 중국, 미국, 일본이 모두 이곳에 손길을 내민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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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와 인접한 러시아와 중국 이외 미국과 일본까지 중앙아시아에서 우호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이색적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역내 5개국 외무장관과 만나 안보문제 등을 주제로 회담했다.

 

 

그는 회담에서 최근 역내 국가들과 아프가니스탄의 접경지대에 이슬람 테러단체들의 활동이 증가한 것을 지적하며 "우리는 모두에게 직면한 안보분야의 위협에 대해 공동의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방문 목적을 밝혔다.

 

 

이는 미국이 그동안 현지 정권들의 장기집권에 따른 인권문제를 강하게 비난하던 모습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미 국무부 또한 같은 날 낸 성명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인권과 정치 자유를 존중한다"고 밝혀 유화적 자세를 취했다.

 

 

케리 장관은 오는 3일까지 역내 각국을 방문해 양측의 협력논의를 한 번 더 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2006년 8월 이곳을 방문하고서 일본 총리로는 9년 만에 현지를 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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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순방에서 키르기스스탄에 1억 700만 달러, 우즈베키스탄에 1억 530만 달러, 타지키스탄에 740만 달러의 개발원조를 제공키로 하고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는 대규모 투자협력을 약속하며 '큰 손' 행보를 보였다.

 

 

아울러 각국 정상들에게 일본이 최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된 것에 대해 지지를 요청했다.

 

 

중국은 2013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역내 5개국을 돌며 총 45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해 '통 큰' 행보를 보였다. 이어 올해 5월 카자흐스탄을 재방문하고 지난 9월 중국의 항일 전승절 기념식에 역내 정상들을 초청해 각각 회담을 하고 대규모 투자를 거듭 약속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러시아는 옛소련에서 독립한 역내 국가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주도로 올해 1월 출범한 역내 경제공동체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을 끌어들인 데 이어 군사·경제지원을 내걸며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의 EEU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5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과 지난달 16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 국가모임) 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들과 우호적 동맹관계를 각각 확인했다.

 

 

주요국들이 이처럼 중앙아시아를 끌어안는 것은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경제현안 때문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이곳은 중동 및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또 카자흐스탄은 확인된 석유매장량만 300억 배럴로 세계 11위이며 천연가스 매장량은 15위고 투르크메니스탄은 2012년 기준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6위인 자원 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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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금 시점에서 중앙아시아의 중요성은 절실해진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대립하는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따른 경제위기 돌파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피하려면 옛 형제국인 역내 각국의 지지와

협조가 필요하다. 더불어 자국의 턱밑인 이곳에서 다른 국가의 영향력 확대는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어 경계하고 있다.

 

 

실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빌미로 키르기스스탄에 미군을 주둔시키자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에 미군 철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결국, 키르기스스탄은 12년간 미군에 내줬던 자국 마나스 공군기지를 폐쇄했으며 미군은 지난해 떠났다. 러시아는 그 대가로 키르기스스탄에 3억 달러의 경제지원금과 11억 달러 규모의 무기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은 그간 중앙아시아에 큰 관심을 보이진 않았으나 시 주석이 유라시아 대륙의 동서를 육지와 바다에서 연결해 거대 경제권을 만드는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일대일로 구상의 중심축이 중앙아시아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본 기업들의 인프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자원 및 사회 인프라 분야에서 큰 시장인 중앙아시아를 놓칠 수 없다.

 

 

또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등 일본이 중국, 러시아와 벌이는 영토분쟁에서 자국에 유리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만들려면 러시아와 중국에 우호적인 중앙아시아의 지지가 필요하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군사·경제적으로 견제하고자 중앙아시아의 마음을 잡으려 한다.

 

 

이런 이유가 맞물려 중앙아시아에서는 한동안 주요국들의 영향력 확대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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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전문가들은 현재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이 EEU에 가입해 러시아가 역내 주도권에서 약간의 우위는 잡은 것으로 본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와의 협력강화는 자칫 '옛소련 부활'이라는 러시아의 야망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계하며 정치적 부담이 덜한 중국을 지지해 중국의 성장세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더해 미국이 강력한 군사력을 앞세워 각국에 군사지원을 약속하고 일본마저 현지에 돈 보따리를 풀면 중앙아시아 정세변화는 예측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mtkh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1/02 10: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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