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기사] “중국의 최근 권력 행보에 러시아 초조감 느껴”…국제정치학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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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6-04-15 14:10 | Read | 4,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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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시진핑 중국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Photo by Sergey Guneev/Host Photo Agency/Ria Novosti via Getty Images) 2016.04.13 ⓒ게티이미지/이매진스 photo@focus.kr |
(서울=포커스뉴스) 서방 언론과 정치 연구소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한데 묶어 반(反)서방 블록으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고 그것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는 두 나라 사이의 경쟁과 의심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동북아 정세를 오래 연구해온 국제정치 분석가가 지적했다.
국제 정치·경제 웹사이트 ‘글로벌로그즈’를 운영하는 피터 마리노는 12일 로이터 통신 기고문 ‘중국의 최근 권력 행보가 러시아를 노하게 할 수 있는 이유’에서 오늘날 두 나라 간 경쟁이 재조명 받고 있다며 그 계기로 최근 중국이 러시아를 빼놓고 중앙아시아에서 반(反)테러 동맹을 제안한 것을 들었다. 마리노는 재점화된 중·러 경쟁은 양국 간 긴장이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증대될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보았다.
여러 세기에 걸쳐 중앙아시아는 중·러 모두에 전략적 불안정의 원천이 되어 왔지만 그 정도는 중국에 대해 더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 부족들로부터 정기적으로 공격을 받아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18세기 중엽, 러시아가 시베리아를 지배하고 청나라가 신쟝(新疆)을 복속시키면서, 그 지역을 더 잘 통제하고 자국 안보도 굳건히 하려는 두 나라 모두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그와 동시에 두 제국은 중앙아시아에서 경쟁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고 그 경쟁구도는 오늘날까지 지속돼 왔다.
그때 이후 기간 중 대부분에 걸쳐 러시아는 중국보다 강했으며 어떤 때는 엄청나게 더 강했으므로 러시아는 지역 맹주를 자처하면서 결국 중앙아시아 공화국들을 통제하게 됐고 소련 시기에는 심지어 몽골까지 통제했다. 그런데 이제 처지가 바뀌어 중국이 계속 자기주장을 강화하고 있어 러시아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중국이 제안한 반(反)테러 동맹은 “대국(大國) 외교정책”의 최신판이다. 만약 성사된다면 그 동맹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정부들 사이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감시와 군사적 노력을 조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타지키스탄은 관심을 표시했고 여타 공화국들에 대해서도 초기 대화를 하자고 중국이 제안해 놓은 상태다.
중국이 외교적 결집을 잘 해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 제안은 최근 중국이 아프간에 반(反)테러 활동 지원 명목으로 7000만 달러를 원조한 데 이어 나왔다. 그리고 이 제안은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가운데 중앙아시아를 경유해 중국과 유럽을 연결한다는 ‘육상 실크로드’의 일환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중국의 이런 노력에서 러시아는 명시적으로 논의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국이 제안한 동맹에서 러시아가 누락된 것은 중앙아시아 국가들로 구성된 ‘상하이협력기구’에 중국·러시아 양국이 지난 15년 간 참여해 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상하이협력기구는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중국이 러시아의 관여 없이 독자적으로 책임을 떠맡는 전적으로 새로운 기구다.
지부티 항에 정박중인 미 해군 고속 병력 수송함. 중국은 지부티에 최초의 해외 해군기지를 마련했다. (Photo by Sean Gallup/Getty Images) 2016.04.13 ⓒ게티이미지/이매진스 photo@focus.kr |
중앙아시아에서 현지 이슬람 전사들에 의한 테러 가능성은 실제적이다. 이슬람국가(IS)는 최근 이 지역으로 세력을 넓히는 노력을 강화했으며 중국은 이에 바싹 긴장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로서도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공연히 일을 꾸미고 있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튀르크족이 대부분인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중국과 러시아 어디에서도 인종적 또는 문화적 다수에 속하지 않는다. 그들 2500만 명은 러시아와 중국에 살며 현지 사회에 그다지 잘 통합되지 않고 분노와 긴장을 곧잘 표출한다. 신쟝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은 과거 중국의 지배에 반발해 봉기했으며 그들의 반발은 다시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 지역에는 중국 보안군이 부쩍 증강 배치됐으며 신쟝의 특정 지역들에는 계엄에 준하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중앙아시아에 중국의 보안군이 주둔하는 것은 이의 확대판이 될 것이다.
중앙아시아를 무대로 한 중국의 외교 및 동맹 구축 노력은 중국이 세계 외교무대에서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한 때에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올해 초 중국은 미국과 일본이 이미 주둔중인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자국의 첫 해외군사기지인 군항을 설치하는 협약을 완료했다. 이는 순전한 본토방위보다 전 세계에서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에 더 주력하도록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대폭 개편하고 있는 것과 맞물린다. 중국 행동의 이러한 패턴을 러시아가 간과할리 없다. 우크라이나, 카프카스, 중앙아시아를 포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종종 “가까운 해외”라고 부르는 곳에 외국이 관여하는 것을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매우 언짢아해 왔다.
중앙아시아에서의 중·러 대결에 있어 주요 변수는 미국이다. 근 15년 간 아프간에 군사적으로 개입해 온 미국은 그 지역의 안보에 직접적인 이해관계와 경험이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이 지역과 관련한 중국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그것에 관여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다. 그 지역에서 중국의 노력이 러시아의 노력보다 더 의심스럽다고 미국이 간주한다면, 그 동맹은 미국이 러시아와 협력할 독특한 외교의 장을 제공할 수도 있다. 중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러시아의 압력에 맞서는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만약 중국과 러시아 어느 쪽이든 그곳에 진출하는 것을 미국이 불편해 한다면 그것은 “막다른 골목”으로 가는 장(場)을 마련하는 것일 수도 있다.
피터 마리노는 그렇지만 결국 중국의 동맹은 현시점에서 제안에 머물러 있음을 상기시킨다. 러시아, 중국, 미국은 상호 불신하는 만큼이나 외교에서 종종 서로를 필요로 한다. 그 이유 때문에 세 나라는 중앙아시아에서 적어도 당분간은 싸우지 않기로 할 것 같다고 마리노는 결론짓고 있다.
송철복 국제전문위원 scottnearing@focus.kr
2016/04/15 14:010 포커스뉴스 ' “중국의 최근 권력 행보에 러시아 초조감 느껴”…국제정치학자' 원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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